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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차 수술 받기 전 얼굴에 종양이 크게 퍼진 아연이. 지금 다시 종양이 자라고 있다.
ⓒ 이영학
'유전성 거대 백악질'을 앓고 있는 아연이(4)가 오는 6월 28일 재수술을 받는다. 2006년 2월, 4월 수술에 이은 세 번째 수술이다. 똑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 이영학(26)씨가 어린 시절 2년에 한 번씩 수술을 받은 데 비하면 훨씬 잦은 수술이다.

현재 확인된 환자가 국내 2명, 전세계 5명에 불과한 이 희귀질환은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백악질이 과도하게 자라는 병이다. 자라는 뼈를 깎아내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 수시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을 석 달에 한 번씩 받으면서 수시로 확인하고 있는 이유다.

그런데 수술비용이 만만치 않다. 얼굴뼈 전체에 퍼져 있는 종양을 제거하고 나면 얼굴이 허물어지기 때문에 고정장치를 달아야 하는데, 이 장치의 비용만 약 1500만원 가량. 이전 수술에선 해당 제약회사가 400만원에 대여해줘 수술비를 대폭 낮출 수 있었다. 게다가 수술을 맡은 서울대병원 후원회도 약 100만 원 가량 후원을 했다.

▲ 지난해 12월 자전거 국토대장정에 나선 이영학씨. 옆에서 당시 중계를 했던 방송차량이 따라가고 있다.
ⓒ 이영학
하지만 매번 그런 도움을 기대하긴 힘들다. 아빠 이영학씨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벌써 두 차례나 자전거 국토대장정을 벌인 이유다. 그는 지난해 12월 25일 서울을 출발해 12월 31일 정동진까지 가는 자전거 대장정을 벌였다. 아연이의 사연을 널리 알려 후원을 받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기대한 후원금은 들어오지 않았다. 올해 4월 다시 울진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대장정을 벌였다. 그런데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와 무릎에 상처를 입고 말았다. 비보호 우회전하는 차량이 자전거 뒤에 붙인 짐차를 들이받으면서 자전거와 함께 그대로 넘어진 것. 지난해 자전거를 타면서 생긴 무릎 상처가 도지면서 물이 차는 일이 일어났다.

병원에서 수술 후 한 달간 입원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때마침 서울대병원은 아연이가 3차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진단을 내렸다. 아연이 수술비 마련이 당장 급했기에, 이영학씨는 자신의 치료는 뒤로 미룬 상태다.

▲ 수술 뒤 아연이와 어머니 최미선씨.
ⓒ 이영학
현재 1차 수술비용을 댄 하트하트재단이 한 번 더 수술비 지원을 약속한 상태지만, 이영학씨는 이번에 하트하트재단의 후원금을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후원금이 마르지 않는 샘물이 아니란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매번 사회복지재단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잖아요. 두 번 도움 받았으면 이제 다 받았다고 봐야죠. 마지막으로 남겨두려고요. 정말 이제 기댈 곳이 없을 때, 이제 마지막이구나 싶을 때, 손 내밀려고요. 그것까지 쓰고 나면 이젠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스스로 후원금을 모아볼 생각이에요."

이영학씨는 현재 홈페이지(ayun.co.kr)를 통해 후원을 받고 있다. 6월에는 아연이의 사연을 담은 책이 나올 예정이다. 책이 나오면 수술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태그:#아연이, #이영학, #어금니 아빠, #유전성 거대 백악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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