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정부의 속칭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 언론사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언론의 정보접근을 막아 사실상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행정기관의 사무실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미리 연락을 해서 약속을 해야 한다니, 기존의 취재관행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행정기관의 정보공개 수준이 일천한 것을 생각하면 언론사들의 호들갑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언론자유 침해' 운운하는 것은 좀 우습고 낯뜨겁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지방의 군소 언론사 기자로 근무하고 있는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왜 남의 눈의 티는 보면서 제 눈의 들보는 못 보는가?

사례 1

지난 4월, 서울시 경찰청 기자실은 투표를 통해 <매일경제>의 기자단 가입을 부결했다. 그동안 서울 경찰청 기자실은 가입조건으로 5개 이상의 경찰서에 기자가 상주하며, 1년 이상 상주상태가 유지할 것을 내걸었고, <매일경제>는 이를 지켰지만, 끝내 거부된 것이다.

이 사건은 한국기자협회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지만, 며칠 뒤 <매일경제>의 서울 경찰청 기자실 가입은 다시 한번 부결됐다.

당시 서울경찰청 기자실 주변에서는 '매일경제가 기자단에 가입하면 정보를 빼내 광고 장사를 할 것'이라는 음해성 소문이 돌았고, 표결이 부결된 직후에는 "경찰 기자로서 자질이 모자랐기 때문에 부결됐다"는 식의 설명들이 흘러나왔다.

사례 2

부산시청 기자실은 부산 <불교방송>을 비롯해 <평화방송>, <교통방송>은 물론 <매일경제>와 <한국경제>, <서울 경제>, <파이낸셜 타임즈> 등 모두 13개 회사에 출입을 막고 있다.

가입을 막는 이유는 기자실 공간 부족. 현재 부산시청 기자실은 '중앙지 기자실'과 '지방지 기자실'로 나뉘어져 있는데, 대략 17개 회사가 사용하고 있다. 면적은 50여평이 넘는데, 칸막이가 된 널찍한 책상이 배정돼 있고, 지방지인 P일보와 K일보, 모 통신사는 2개의 책상을 사용하고 있다.

지방지 한쪽 벽면은 탁자와 함께 모니터와 프린터, 화분이 놓여져 있고, 또 한쪽 구석에는 사용하지 않는 책상이 파티션이 쳐진 채 놓여져 있다. 아무리 후하게 공간을 준다고 해도, 이 정도 공간이면 '공간이 없어서' 기자실 출입을 막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사례 3

부산시청 기자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부산시청 공무원 H씨는 1년전 기자실 소파에 앉아 있는 한 기자에게 기자실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다른 기자들이 싫어하시니 나가달라"라고 말했다. 기자단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였다.

또 한번은 기자단에 포함돼 있지 않는 기자가 "브리핑 시간을 알려주고, 보도자료도 보내달라"고 요구하자 "전에 그렇게 했다가, 기자단 소속 기자들에게 야단 맞았다"며 그 기자의 요구를 거절했다.

사례 4

부산지방 경찰청에서도 부산시청처럼 위에 열거된 회사의 출입을 막고 있다. 심지어는 청장이 주최하는 기자간담회에도 참석하지 말 것을 종용하기도 한다. 이유는 타 언론사 기자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기자실 폐쇄가 언론탄압이라면, 단지 규모가 작다고, 혹은 기존의 언론 매체와 다른 형식의 매체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다른 기자들의 기자실 출입을 막는 기자들은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까? 만약, 그래도 '기자실 폐쇄'를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한다면, 노무현 정부보다 먼저, 당신들이야말로 '언론탄압의 괴수'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