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 한국해연구소
국제수로기구(IHO) 총회가 오는 7일부터 모나코에서 열린다. IHO는 그동안 '해양과 바다의 경계(해도집)'을 만들어 왔는데, 1929년에 만든 1판부터 1953년 3판까지, 모두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했다. '해도집'의 이런 지침에 따라 세계 각국에선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 온 것이다.

우리나라가 일본해 표기의 문제점을 제기하자, IHO는 지난 2002년 해양과 바다의 경계 4판에서 '일본해'라는 이름을 삭제하고 빈칸으로 두는 것에 대해 회원국 투표에 부쳤다. 하지만 일본의 강력하고 적극적인 로비에 흔들려 투표는 중단됐고 오는 7일, 모나코에서 열리는 IHO총회에서 동해 표기 문제가 결정된다.

우리의 입장은 '동해(East Sea)'와 '일본해'를 병기하거나 최소한 공란으로 두자는 것이다(IHO는 1974년 바다 이름을 놓고 국가 간 분쟁이 있으면 이름을 병기한다고 결의했다).

그런데 이와는 조금 다른 주장을 펼치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이돈수 한국해연구소 소장(42). 이 소장은 국내 표준명칭은 '동해', 국제 표준명칭으로는 한국해(Sea of Korea)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출간된 <100년 전 우리나라에 가다!>의 저자이기도 한 이돈수 소장. 사실 이 소장을 만난 이유는 책이 너무 재미있고, 좀 더 많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또 그가 수집한 희귀한 사진들을 접하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지난 4월말 이뤄진 그와의 인터뷰는 책과 희귀사진 이야기로 시작됐지만, 인터뷰 말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동해 표기'와 '동북공정' 이야기로 흘러버렸다. 왜냐하면 그가 수집한 수많은 사진들 중 가장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고지도에 대한 자료사진이기 때문.

다음은 이돈수 소장과의 인터뷰 전문.

ⓒ 소장:한국해연구소
- 한국해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한국해연구소는 남북의 국호를 이용한 바다 명칭 사용에 대해 연구하는 곳이다."

- '동해' 표기가 아닌 '한국해(Sea of Korea)' 표기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내 주장은 국내 표준명칭은 '동해', 국제 표준명칭으로는 '한국해(Sea of Korea)'를 사용하자는 것이지 무조건 한국해만 사용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국내에서 사용하는 '동해' 명칭을 '한국해'로 바꾸자는 주장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 국제표준명칭 '한국해' 주장에 대한 좀 더 세부적인 설명을 해 달라.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동해'로 바꾸려고 하는 현 표기 일본해(Sea of Japan)의 영역은, IHO 지도 52번 영역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는 동해뿐 아니라 남해와 대한해협을 모두 포함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우리 역사 속 동해만을 주장하기에는 그 영역에서부터 우선 무리가 있다. 때문에, 현 동해의 명칭을 '국내표준'과 '국제표준'으로 나누어 생각하자는 것이다. 국내 표준명칭으로서의 '동해'는 법적, 인식적 측면에서 대표성을 가진 명칭이다. 반면 동해의 명칭이 국제 표준으로 사용되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동안 '한국해와 일본해' 병기를 주장해 온 것이다."(그림 2, 3 참조)

- 한국해연구소는 언제, 어떤 계기로 만들었는가?
"동해 명칭 주장의 문제점 인식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동해 명칭과 관련 있는 학회에 청중으로 참여해 경청해 왔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동해 명칭 표기 주장의 논리는 변함이 없다. 아쉽고 답답하다. 더욱이 동해 표기에 관한 한 우리의 바람은 뜻대로 실현되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문제해결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한다.

사실상 2003년말부터 동해 표기와 독도 문제 등, 영해 관련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고, 2004년에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가시화되었다. 이러한 개인적 우려 속에 2004년 동북공정으로 모든 언론이 뜨거울 때, 그 당시 관심 밖에 있는 '한국해인가 동해인가'라는 제목으로 모 신문사에 연재를 하여 국내 처음으로 한국해 표기 주장을 공론화했다. 그 목적은 동해 명칭 주장에 대한 논리성의 재검토 및 강화였고, 오는 7일 모나코에서 열리는 국제수로기구(IHO)의 해도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제4차 개정판에 우리 주장의 국제적 설득력을 높이자는 목적이었다."

외교 총력전보다 '논리적 설득' 필요

서양에서 제작된 지도뿐만 아니라 19세기 일본에서 제작된 많은 지도들에서 ‘Sea of Korea’를 확인할 수 있다.
ⓒ 소장:한국해연구소
- 최근 동해 표기 관련 국제 반응은 어떤가?
"며칠 전 IHO 회원국 다수가 일본해 단독표기를 지지한다는 언론의 보도와 외교 총력전이라는 기사를 보곤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외교적 총력전에 앞서 이번 회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논리적 설득이 필요한 부분은 '여러 언어에서 명칭 충돌(name collisions)이 일어난다'는 일본의 주장이다. 이는 우리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문제점인데도 우리는 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가 주장하는 동해가 '해양과 바다의 경계'의 해도집 안 50번 영역인 동중국해에 '동해(Tung Hai)'로 등록되어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림 4 참조) 즉, 같은 뜻을 가진 명칭의 중복 등록은 혼란을 야기하므로 IHO의 지도제작의 목적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이런 문제를 관련 학계와 여러 정부기관 담당자들에게 충분히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하다."

- 그동안 한국해연구소 관련 개인적인 아쉬움이나 보람 같은 것은 없었나?
"지난해 10월 12차 동해연구회 국제학술대회 세미나 발표 후, 한국해 표기 관련 주장을 하지 않았다. 동해 표기 명칭 주장은 여러 정부기관과 학계에서 오랜 세월 정부의 예산을 사용하면서 지속해 온 주장이라 어떤 논리로도 설득되지 않고 입장 선회는 더더욱 어렵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말에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표현이 있다. 어쩌면 내가 큰 바위를 향해 계란을 던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004년 9월 유엔지명전문가회의(UNGEGN) 지명위원회 나프텔리 캐드먼 위원장과 지명위원회 소속 슬로베니아 위원이 '한국해'와 '일본해' 병행 표기를 지지했다는 기사를 보았을 때 정신적 지지를 얻는 듯해서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 모 국가에서 한국해 표기를 정부 차원에서 하겠다는 뜻을 비쳤을 때, 외국학자들 사이에서 한국해 관련 논문이 발표될 때 또한 많이 기뻤다."

"'동해'표기 주장, 우리 스스로 역사 왜곡하는 일"

- 앞으로의 계획은?
"한국해 표기를 주장하면서 겪은 여러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하고 있고 또 계획하고 있는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첫째는, 우리 영토, 영해와 관련된 문제에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외국에서 발행된 한국관련 지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둘째는, 국호를 사용한 한국의 바다 명칭에 대해 깊이 있고 체계적인 연구, 정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것은 '동해 표기 주장은 우리 스스로가 한국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라는 개인적 신념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동해 표기가 일본해 표기에 의해 사라졌다고 믿고 있지만, 어떤 측면에서 그것은 옳지 않다.

우리가 일본에 의해 식민지화된 나라는 대한제국이었다. 대한제국은 자주 독립국임을 국내외에 선포하였고, 이 시기에 사용된 동해 바다의 명칭은 국호가 들어가는 '대한해'였다. '대한해'는 그 당시의 교과서나 지도에까지 나타나고, 홍보용으로 제작된 엽서에도 나타난다(그림1 참조).

이돈수 소장은 누구?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한 이돈수 소장은 현재 명지대에서 한국 역사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또 동해 표기에 있어 한국해 표기를 주장, 그와 관련된 여러 자료들을 연구하는 한국해연구소 소장으로, 우리나라 북방 영토 연구회인 '간도학회'에서 일하고 있다.

고서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진 한 장에 이끌려 희귀한 사진들을 수집해 왔으며, 족보에서 점으로 표시된 산소자리를 보면서 고지도에 매력을 느껴 한국의 영토와 관련된 한국과 서양의 고지도 수집에 매달려 온 그를 많은 사람들이 사학자라고 부른다.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로 등록, '고종 황제 가족사진 합성 가능성 크다(2004년 7월6일자)'란 기사를 쓰기도 한 저자는 얼마 전 수집한 사진들 중 100점을 선별해 <100년 전 우리나라에 가다>를 냈다.

이돈수 소장이 그동안 수집해 온 자료들과 연구해 온 것들, 주장, 인터뷰 등 관련 글들은 '한국해연구소'(http://www.seaofkorea.org)와 '코리아니티'(http://www.koreanity.com)에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대한제국 이전, 일본과 맺은 조약에서도 '조선해'를 사용했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볼 때 만약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지 않고, 1929년 IHO 회의에 참여했다면 우리는 당연히 동해가 아닌 국호를 사용한 대한해(Sea of Korea)를 주장하였을 것이다.

셋째로는, 한국해 관련 그동안 내가 주장해 온 것들이나 연구해 온 것들을 이 시점에서 확실하게 정리, 한국해 주장을 개인 연구소 차원이 아닌, 더욱 공론화된 차원으로 키워 우리 역사 바로 알기와 우리 영토 제대로 주장하기(찾기)를 이끌 것이다."

- 그동안 해양 잡지 <바다>, 인터넷 매체 등에 한국사 관련, 동해 명칭 관련 글들을 기고해 온 걸로 아는데, 그간의 본인 주장이나 생각들을 정리해 책으로 낼 계획은 없는가?
"영해와 영토 측면에서 바라본 한국 고지도와 서양 고지도에 대한 책을 준비하고 있고, 사진이나 이미지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 관련 책들도 구상 중에 있다. 그리 오래지 않아 책이 나올 것이다. 결과물이 나오기 전 계획하고 있는 책에 대해 설명한다는 것이 쑥스럽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