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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오마이뉴스 재팬>에서는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찬반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재팬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일본군 성노예('종군위안부') 강제동원 증거 부인 발언이 몰고온 국제적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마이뉴스 재팬> 사이트에서도 이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3월1일 "일본이 강제로 위안부 여성들을 끌어들였다는 증거는 없다"고 한 아베 총리의 발언. 이에 대해 한국, 중국, 네덜란드 등 피해 당사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의 주요 언론들이 연일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또 미 하원은 일본군 성노예 강제동원의 사죄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하고 투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역풍이 거세지자 아베 총리는 지난 3월2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강제연행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쓰여 있는 그대로다, 어려움을 겪은 분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며 당시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에 대해 사죄한다"면서 사태수습에 나섰다. 또 3일에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오는 26일 미국 방문을 앞둔 아베 총리의 우선 급한 불만 끄고 보려는 계산된 행동일 뿐이라는 견해가 대두되면서 그 진정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일본 내에서도 아베 총리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언론을 장신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재팬>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이 문제를 다룬 '옛 일본군 병사에게 들은 종군위안부 문제-종군위안부는 실제로 존재했는가'(박스기사 참조)라는 시민기자의 기사에 4일 오후 현재 139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뜨거운 논쟁으로 번졌다.

일본군 성노예 역사에 대해 일본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시민기자의 기사와 거기에 딸린 댓글은 그들의 솔직한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그런 일본인들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하기 위해 주요 댓글들을 유형별로 나눠 소개한다.

<자성>"정부 차원의 대응이 이루어져야 할 것"

"실제 좁은 의미의 강제성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성적 착취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좀 더 피해자들의 고통을 헤아리는 대응을 하는 것이야말로 총리가 말하는 '고노 담화 계승'이다"(아이디 shen)

"종군위안부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아베 총리가 일본의 전쟁범죄를 부정하고 전범들의 명예회복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일본이 다른 국가를 침략한 것 자체가 전쟁 범죄다.만일 중국과 한국이 일본을 침략하여 같은 일을 저지른다면 어떻겠는가. 중국과 한국에 직접 가서 과거 일본군이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들어본다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아이디 illimani)

"강제성이 있었는지 여부는 문제가 아니다. 조선인들이 얼마나 상처를 입었는지가 문제다. 실제로 피해자가 고통스러웠다고 증언하고 있으므로 일본 정부는 즉각 사죄하고 배상을 해야 한다"(아이디 kanebayasi)

"전쟁을 추진하고 이익을 얻고자 한 아베 총리의 외조부 기시 노스케는 전쟁 범죄자다. 왜 이런 사람이 총리가 되었는가. 정치가의 정화 작업이 불충분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가를 정화할 수 있는 것은 매스컴이다. 당시 전쟁을 선동하는 도구로 쓰인 매스컴을 도쿄재판에서 단죄하지 못한 것은 연합국의 최대 실수다.왜 좀 더 솔직해질 수 없을까.일본군이든 미군이든 강간은 허용될 수 없다. 위안소 같은 것을 해외로 가지고 나간 것 자체가 잘못 아닌가. 허락 없이 군대를 진입시켰는데도 침략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어린아이도 판단할 수 있는 문제아닌가"(아이디 sp119)

<반대>"증거가 없으니 사죄할 필요 없다"

"이번 문제는 어디까지나 '일본군에 의해 납치, 감금되어 위안부가 되었다'는 점이지만 아직 뚜렷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 사죄할 필요는 없다. 만일 정부 관계자가 사죄를 하게 되면 일본 국민들은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아이디 TI0007)

"종군위안부 문제와 상관없이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문제를 논할 때는 항상 일본이 전적으로 나빴다는 식의 논조가 대부분이지만, 이는 그야말로 승자인 미국과 영국의 논리 아닌가.전쟁 책임을 명확히 청산한 일본에 대해 다른 국가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않다"(아이디 funeshu)

"종군위안부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전후에 날조된 것"(아이디Lightning)

"종군위안부라는 말은 일본의 일부 저널리스트들이 무책임하게 만들어낸 조어"(아이디 annon1951)

"사죄를 하든 배상을 하든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따라서 <아사히>를 비롯한 국내 미디어가 반론조차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 왔다. 이렇게 긴 시간동안 조성된 불신감과 분노가 그들이 걱정하는 ‘우경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 아닌가"(아이디 Cyhyraeth)

<중립>"역사적 검증을 해야 할 것"

"좀 더 전향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악순환만 계속될 뿐 전진은 없을 것이다. 전쟁을 모르는 후세대들에게 책임문제를 묻는 것은 의미가 없으므로 신속히 결론을 내려야 할 것"(아이디 coronbusu)

"종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아직 손도 대지 않고 있는 자료들이 많이 있다. 이런 자료들을 일본과 중국, 한국과 미국 등의 학자들이 공동으로 분석, 정리해야 할 것"(아이디 noraneko)

옛 일본군 병사에게 들은 '종군위안부'문제
과연 존재했는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종군위안부 제에 대해 "강제 연행의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미국 하원이 비난 결의안을 제출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군위안부'에 대해 좀 더 정확한 사실을 알고 싶었던 나는 실제로 만주에서 군대생황을 한 은사에게 당시의 상황을 들어보기로 했다.

현재 83세인 그는 1941년부터 1944년까지 만주에 체재했다. 현재 40대 전반인 나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6년간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

나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종군위안부 문제가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아저씨(나는 그를 그렇게 부른다)가 본 위안부에 대해 말해주세요"라고 물었다.

그는 "종군위안부라고 하지는 않았어”라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당시 만주 목당강 유역에서는 민간업자들이 일본군을 위해 공인된 '매춘'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다음은 은사의 이야기다.

공창(公唱) 중에는 일본인과 조선인, 만주인이 있었는데 그 중에 특히 조선인이 많았다.

만주인을 위한 유곽도 따로 있었는데, 일본인 상대 유곽은 일반병사를 위한 곳과 사관을 위한 곳이 따로 있었다. 일본군 병사들은 입대할 때 성병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 결과 성병에 걸린 사람들은 '비(非) 국민'이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야유를 받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일본군에게 성병은 그만큼 불길한 것이었다.

당시 행정의 관리를 받던 공창은 성병 검사가 의무화되어 있었다. 또 일본군은 성병 검사를 받고 입대하므로 '고객'들이 성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병사들은 유곽을 안심하고 드나들었다.

매춘부 모집은 제겡(女衒)이라는 전문 인력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고객도 일본군, 경영자도 일본인, 관리도 친일 정부가 했으므로 "일본군에게 강제 연행되었다"고 생각하는 '매춘부'가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시 일본 국내에도 유곽은 있었다. 또 일본에도 가난 때문에 이웃국가에 딸을 파는 가정이 부지기수였다. 유곽의 여성들은 "군인 오빠"라며 호객 행위를 하기는 했지만 막상 동침하는 순간에는 무표정했다. 절대 원해서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상은 은사가 들려준 당시의 기억이다. 일본점령 하의 여러 국가에서 일어난 슬픈 일이다. 공창이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부정할 수 있을까. 강제연행 여부를 왈가왈부하며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과거 일본의 식민통치 하에 원하지 않는 일을 강요당한 사람들에게 법 운운하기에 앞서 좀 더 그들의 고통을 헤아리는 언사와 행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법은 최저한의 룰이다. 한 국가의 수장인 총리는 그녀들에게 좀 더 동정어린 발언을 해야 할 것이다.

미국 점령 하의 일본에서도 미군에 의한 강간 사건이 많았다. 미국에 대한 배려 때문인지 이 사건들은 거의 매장되었다. 전쟁이라는 이상한 상황에서 상처를 입는 것은 비단 병사들 뿐 만이 아니다. / 유아사 히데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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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 국제부에서 일본관련및 일본어판 준비를 맡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2년간 채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 대학원 한일 통번역을 전공하였습니다. 현재는 휴학중입니다만, 앞으로 일본과 한국간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기사를 독자들과 공유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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