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카슈가르의 상징인 에이티가르 사원

우선 이곳 카스의 대표적인 이슬람 사원인 에이티가르 사원으로 향했다. 사원 앞의 광장은 카스 시민들로 북적인다. 대부분이 쌍꺼풀의 깊은 눈과 오똑한 코를 가진 위구르인이다.

남자들은 거의 모두 꼼꼼하게 수놓은 이슬람식 모자를 썼고, 여자들 중에는 차도르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있는 이가 많다. 이 더운 날씨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쓰고 다니는 그녀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사원 옆 골목길에는 금세공집들이 늘어서 있다.

▲ 카스의 상징인 에이티가르사원. 노란 벽돌로 쌓은 정문과 첨탑.
ⓒ 조수영

▲ 사원내부. 기도를 그리고 있는 사람들.
ⓒ 조수영
사원은 시내 한가운데 있으며 카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다. 1만6200㎡의 면적은 이곳 신강 최대규모라고 한다. 이슬람력 846년(1422년)에 처음 창건된 이래 몇 번의 중수를 거쳐 1872년에 지금의 규모로 확장된 것이다.

노란 벽돌로 쌓은 정문의 양쪽에는 첨탑이 서 있다. 첨탑의 꼭대기는 이슬람의 상징인 초승달이 꽂혀 있다. 초승달은 샛별과 함께 이슬람의 대표적인 상징이며 '진리의 시작'을 의미한다.

마호메트가 최초로 계시로 받을 때 초승달과 샛별이 함께 어울려 떠있었는데 그때부터 하나님의 진리가 인간에게 내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원은 긴팔 옷과 긴 바지 또는 긴치마를 입고서만 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원 앞에서 보자기를 빌려 둘러야 했다.

백양나무로 둘러싸인 사원

정문을 들어서면 양쪽에 백양나무가 늘어선 길이 예배당으로 이어진다. 대예배당은 폭 160m, 길이 20m의 규모이다. 녹색의 기둥이 무려 140개가 서 있다. 화려한 외부 구조와는 달리 내부 구조는 단순했다. 바닥에 붉은 카펫이 깔려있는 넓은 공간이 펼쳐져 있다.

신발을 벗고 예배당으로 들어가니 예배시간이 아니어서인지 관광객만 가득하다. 중앙에는 아치형으로 움푹 파인 미흐라브(mihrab)가 있다. 미흐라브는 사우디의 메카를 향하고 있어 이 방향을 보고 예배를 드린다.

이슬람에서는 우상 설치를 금하기 때문에 코란 구절을 적어 놓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여느 이슬람사원과 달리 이곳의 미흐라브 주변은 여러 개의 시계와 조화들로 다소 복잡한 느낌이 든다.

▲ 대예배당의 한가운데 있는 미흐라브와 민바르. 시계는 북경의 시각과 2시간 차이가 있는 신강의 시각을 가리키고 있다.
ⓒ 조수영
중앙의 시계는 이곳의 시간을 나타내는데 수도인 북경에 비해 서쪽에 있는 관계로 실제로는 두 시간 정도의 시차가 있다. 시계는 북경시간인 4시 33분에 비해 두 시간 빠른 위구르 시간인 2시 3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중앙의 카펫은 멀리 이란에서 가져온 것이라 하는데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미흐랍의 옆에는 계단 모양의 설교대, 민바르(minbar)가 있다. 금요일 합동예배 전에 카팁이라고 불리는 설교자가 올라가 설교를 할 수 있도록 계단식으로 만든 것이다.

만여 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 수 있는데 예배는 일출, 아침, 낮, 저녁, 일몰 때 5회가 있다. 주말에는 6번의 예배가 있다고 한다. 18세에서 30세 사이의 여성은 이곳을 출입할 수 없는데 남자들의 기도를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길고 풍성한 옷차림에 차도르까지 썼는데 무슨 방해가 되는지 모를 일이다.

실크로드 상인들이 지나갔던 대바자르

사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카슈가르 대바자르가 있다. 위구르어로 '예크센바 바자르(Yekshenba Bazaar)'라고 불리며 정식 명칭은 '중앙아시아 국제무역시장'이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시장을 바자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바자회'도 여기서 나온 말이다.

▲ 대바자르의 입구. 4천여 개의 상점이 있지만 바둑판 모양으로 구획정리가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위험은 없다.
ⓒ 조수영

▲ 아라비아산 정도는 아니지만 위구르 카펫도 명품으로 유명하다.
ⓒ 조수영
바자르에 오니 진정한 실크로드의 풍경이 느껴진다. 바자르 앞은 자동차와 삼륜차, 오토바이, 당나귀가 끄는 수레가 뒤섞여 있다. 4천여 개의 상점이 있지만 바둑판 모양으로 구획정리가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위험은 없다.

그 물품 또한 카펫, 머플러, 특산품, 농산물, 악기, 장식품 등으로 다양하다. 건과일상에는 호두, 건포도에서부터 각종 과일 씨앗까지 화려한 색깔의 것이 가득하다.

▲ 바자르. 각종 견과류를 파는 상인
ⓒ 조수영
금속공예점에는 직접 손으로 두들겨 펴고 정으로 쪼아 문양을 새긴 수제품들이 있다. 관광객들은 조그마한 단도를 많이들 찾는다. 아라비아산 정도는 아니지만 위구르 카펫도 명품으로 유명하다.

흥정만 잘 한다면 질 좋은 물건을 싼 값에 구할 수 있다. 처음엔 80위안이라 부르는 실크 45% 캐시미어 55%인 부드러운 머플러를 20위안에 살 수 있었다. 시장에 먹을 것이 빠질 수 없다. 화미과를 잘라서 꼬치처럼 팔고 석류를 즙을 내서 주기도 한다.

▲ 바자르 안은 바둑판 모양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 조수영

▲ 할머니, 엄마, 손녀 3대가 시장에 나왔다.
ⓒ 조수영
실크로드의 상인들이 거래했던 바자르

시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느꼈던 중국인과 많이 다른 것 같다. 외국인에 대해서도 호의적이고 친절하다. 할머니와 어머니, 손녀의 3대가 함께 나온 가족은 선뜻 포즈를 취해준다.

첨엔 수줍어하던 남자아이도 디지털카메라에 남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자 차츰 활짝 웃어준다. 잔뜩 멋을 낸 새침한 여자아이도 엄마가 어르자 카메라에 시선을 맞추어 준다.

항상 문을 여는 상설시장이지만 일요일엔 더 많은 상인들이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룬다고 한다. 신강의 바자르가 문명화로 인해 차츰 본래의 모습을 많이 잃어가고 있다지만 이 카스의 바자르야말로 그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하며 지금도 옛 모습을 지키고 있는 곳이다.

▲ 잔뜩 멋을 낸 위구르 여자아이
ⓒ 조수영

이슬람교도들은 왜 돼지고기를 먹지 않을까?

이슬람교도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이 이유에 대해 "이슬람인은 신이 돼지로 부활했다고 믿는다" 또는 "돼지가 불결해서"라고 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그들이 믿는 코란에는 "믿는 자들이여, 알라께서 너희에게 부여한 양식 중 좋은 것을 먹되 알라에게 감사하고 그분만을 경배하라. 죽은 고기와 피와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 그러나 고의가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먹을 경우는 죄악이 아니라 했으니 알라는 진실로 관용과 자비로 충만하신 분이니라"고 말하고 있다.

즉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것들이 금지되어 있다. 또한 부득이한 경우에는 괜찮다고 했다. 이것은 모든 사람이 모든 음식에 대해 똑같이 식욕을 느끼는 것은 극도의 낭비라고 보는 것이다. 또한 자연적, 문화적 요소에 따라 더 효율적이고 소중한 음식이 있다는 것이다.

돼지는 그늘이 필요하고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늘 물기를 축여주어야 한다.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돼지는 우유를 제공하지도 않고, 수레를 끌지도 못하며, 풀밭에서 번식하지도 못한다. 그러니 뜨겁고 건조한 중동 지방에서 그 동물은 소, 양, 염소 같은 동물에 비해 투자 가치가 훨씬 적은 것이다.

다시 말해 이슬람이 시작되었고, 이슬람이 발전한 서남아시아의 사막과 초원에서는 돼지가 경제적 가치가 별로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금지한다는 '논리적인 이유' 때문이지 않나 하고 나름대로 정리해 본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