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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산산맥에서 일어난 서북풍을 이용해 풍력발전을 하고 있다. 우루무치 사람들은 "투루판의 더운 바람을 선풍기로 날려 우루무치까지 덥다"라고 농담한다.
ⓒ 조수영
▲ 새벽같이 투루판을 출발한 버스는 시원스레 뚫린 고속도로를 타고 천산산맥으로 끼고 달린다. 1997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1억5000만 달러의 외자를 빌려 만든 고속도로다. 긴 거리의 고속도로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주변의 자갈과 모래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 조수영
여행도 절반을 넘어서고 있었다. 전날 교하고성의 뜨거운 열기 속에 강행군을 한 탓에 몸이 천근은 되는 듯 하다.

오늘은 카슈가르(한자어로 '喀什', 줄여서 카스로 부른다)로 가는 일정이다. 카슈가르로 가기 위해 일단 육로로 우루무치까지 가서 항공편을 이용하기로 했다. 투루판에서 우루무치까지는 180km 거리로 2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새벽같이 투루판을 출발한 버스는 시원스레 뚫린 고속도로를 타고 천산산맥을 끼고 달린다. 1997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1억5000만 달러의 외자를 빌려 만든 고속도로다. 긴 거리의 고속도로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주변의 자갈과 모래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도로와 달리 반대편 차선이 저 멀리 떨어져 있다. 왜 그럴까? 이 곳은 바람이 너무 세기 때문에 종종 차마저 날아가는 일이 있다. 혹시 모를 사고에 반대편 차선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투루판 떠나 우루무치 거쳐 카슈가르로

우루무치 도착을 30분 정도 남겨두고 거대한 풍력발전소가 보인다. 수백 개의 풍차가 전기를 일으키고 있다. 천산 산맥에서 일어난 서북풍이 허허벌판 사막으로 강풍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우루무치 사람들은 이 풍력발전기의 팬을 보고 "투루판의 더운 바람을 선풍기로 날려 우루무치까지 덥다"라고 농담을 한단다. 전기를 일으키려고 세운 풍력발전소가 어느덧 우루무치로 가는 길의 명물이 되어 사진을 찍으려고 버스를 세운 관광객이 여럿이다.

▲ 신강염호. 대량의 소금이 생산된다.
ⓒ 조수영
왼쪽으로 신강염전을 지나간다. 이스라엘의 사해처럼 몸이 물 위에 뜬다고 한다. 우루무치는 바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도시(2250㎞)다.

바다에서 먼 이 지역에서 바다소금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우루무치에는 염호라는 커다란 호수가 있어 소금이 대량 생산된다. 한때 우리나라의 한화그룹도 이 곳에 진출해 세제원료를 가공하는 사업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관광지로도 개발하는 중인데 다리를 놓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한다. 시멘트로 지으면 그 속의 철근 등에 부식이 생긴다는 것이다. 결국 지금의 소금으로 된 다리를 만들어 성공하였다.

대륙 한 가운데 염전이 생긴 까닭은

▲ 대륙 한가운데 염호가 생기는 까닭
ⓒ 조수영
바닷물의 짠맛이나 쓴맛을 내는 염류(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물질)의 대부분은 지각의 구성물질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즉, 바닷물의 성분 중 대부분은 강물 등 흐르는 물에 의해 육지의 물질이 녹아서 바다로 이동한 것이다. 그밖에 해저지각에서 발생하는 화산 활동에 의해 공급되기도 하고, 대기를 이루는 기체 중 일부가 해수가 녹아 들어가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염분(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염류의 양)이 높은 지역은 이스라엘과 요르단 사이에 있는 사해이다. 평균 염분의 5배나 되는 양을 포함하고 있다. 북으로부터 요르단 강이 흘러들지만 호수의 유출구는 없고, 건조 기후인 탓에 수분은 거의 증발하게 되어 근처에 바다가 없지만 염전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실크로드 근처에서 보는 염전도 마찬가지이다. 고지대에서 녹아내려온 염분이 분지의 중심부로 운반되고 바다로 흘러가는 길이 차단되었기 때문에 호수에 축적되어 염분은 계속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실크로드의 대오아시스, 카슈가르

▲ 우루무치에서 카슈가르로 가는 하늘길. 창밖으로 만년설로 덮인 천산 산맥이 보이고 있다.
ⓒ 조수영
▲ 우루무치에서 카슈가르로 가는 육로는 매우 험난해서 버스를 이용하면 무려 나흘이나 걸린다고 한다.
ⓒ 조수영
우루무치 공항에서 카슈가르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버스를 이용하면 무려 나흘이 걸린다고 한다. 거리상으로는 불과 1500㎞이지만 천산산맥이 있어 길이 매우 험난하다. 우루무치와 카슈가르 간 항공편은 하루에 4회 있다.

아담한 카슈가르의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우루무치를 떠난 지 2시간만이었다. 공항의 이름이 중국어가 아닌 위구르어로 쓰인 것이 이채롭다.

현재의 중국 국경으로는 최서단에 위치한 카슈가르는 인구가 130만 명이나 되는 대도시다. 말만 중국이지, 중국의 문화권이 결코 아니었다. 거리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구르족이고 이슬람문화가 강하게 풍긴다.

이곳은 대대로 서역의 대 오아시스 도시였다. 중국의 청나라 말기에 위구르인은 신강에 동투르키스탄 공화국을 세우고 이곳을 수도로 정했다. 그러나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1949년에 지금의 중국에 강제 병합되었다.

현재 중국화 하기 위한 근대화 정책이 시작되어 이곳저곳에 건물이 들어서 있지만 위구르 도시의 면모는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 캬슈가르 시내. 이슬람의 영향으로 여인들은 온몸을 가리고 거리를 나선다.
ⓒ 조수영
▲ 카슈가르 공항. 공항이름이 위구르어로 써있다.
ⓒ 조수영
당나귀가 끄는 마차, 민속의상에 스카프를 쓴 여인들, 이슬람의 전통 모자를 쓴 남성들, 거리에서 양고기를 매달아 놓고 파는 사람들, 코란을 읽는 소리 등 카슈가르는 그야말로 실크로드의 대오아시스였다.

현장법사는 물론 마르코 폴로도 이곳을 방문하여 동서 여행의 절대 휴식지로 영광을 누린 곳이고 때문에 그 이름도 '녹색의 집' 또는 '옥의 도시'라는 의미인 카슈가르로 불려졌다.

타클라마칸을 중심으로 한 천산남로와 서역남로의 두 길은 이 곳 카슈가르에서 합쳐져 서쪽으로 세계의 지붕인 파미르 고원을 넘는다. 이어 국경을 넘어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사마르칸트,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등지로 향하게 된다. 실제로 카슈가르의 국제여객버스터미널에서 바로 넘어갈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실크로드 여정 중 중국의 끝단인 것이다.

태그:#투루판, #실크로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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