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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후보 올 4월 22일 치러지는 프랑스 대통령선서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중도우파 프랑스민주연합(UDF)의 바이루 후보가 지난달 27일 메츠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자신에게의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지지율 19%... 사르코지-루아얄 바짝 추격

@BRI@다음달로 성큼 다가온 프랑스 대선 경쟁에서 우파의 사르코지와 좌파의 루아얄이 전면 승부를 겨루고 있는 상황에서 서서히 떠오르는 제3의 인물이 있다.

프랑스민주연합당(UDF)의 프랑수아 바이루가 최근 두 강자를 바짝 뒤쫓아온 것이다.

지난 2월 26일자 IFOP 여론조사에 의하면, 사르코지의 지지율이 29%로 10일 전보다 1%가 증가함으로써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루아얄의 지지율은 25.5%로 10일 전보다 2.5%가 하강한 수치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프랑수아 바이루의 지지율은 계속 증가추세에 있어 19%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데 이는 지난 1월의 14%에 비해 상당히 높은 지지율이다. 참고로 바이루가 2002년 대선때 얻은 지지율은 6.84%였다.

지난 26일 'TF1'에서 주관한 대선후보 초대 토론 프로그램인 <질문 있습니다>에 출연한 바이루는 스스로를 중도파로 지칭했다.

"프랑스는 좌우가 싸우다가 후퇴했다"

그는 "프랑스의 발전이 그동안 주춤했던 것은 지난 20년 동안 우파와 좌파가 끊임없이 대립하며 싸우기만 했기 때문"이라며 "세계무대에서 계속 후퇴하는 프랑스를 구하기 위해서는 좌우 대립을 근절하고 좌우파가 아닌 중도파에 의한 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프랑스가 필요한 것은 드골과 제4공화국 시대의 국무총리였던 망데스 프랑스가 했던 것처럼 화합과 단결"이라고 말했다.

사실 바이루는 1980년대 처음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한 이래 1998년 프랑스민주연합의 장이 되기까지 우파에 속해있었던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에 우파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정부 대립파와 가세해서 도미니끄 드 빌팽 정부가 대표하는 우파 대다수에 반대하는 투표에 가담하기도 했다.

올해 56세인 바이루는 라틴어, 그리스어, 불어를 가르치는 고전문학 교수 출신으로 1993년에서 95년까지 교육부장관을 역임했으며 대선 유세활동에서도 교육에 커다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바이루는 중도파란 이유로 좌우로부터 심한 비판을 당하고 있다. 사르코지는 "바이루가 대통령이 되어 본인이 얘기한 것처럼 좌파와 우파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인재를 쓸땐, (바이루는 국무총리를 좌파에서 고를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이전의 제4공화국처럼 혼돈이 야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것을 철폐하기 위해 1958년에 드골장군이 제5공화국을 건설한 것이 아니냐"며 비아냥거렸다.

여기에 바이루는 <질문 있습니다>에서 "공화국의 대통령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자기를 뽑은 국민들이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중도파를 찍게 되어 정부를 운영하는데 아무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루아얄을 포함한 사회당에서는 바이루를 "경제적으로는 우파에 가깝고 사회적으로는 사회당 후보보다 덜 진보적"이라며 비판했다.

극우파 르펜 극우파 후보 르펜이 프랑스 북부도시 릴에서 열린 집회에서 프랑스 국가를 부르고 있다. 이 집회에서 르펜은 이민금지, 나토탈퇴, 세금삭감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 AP=연합뉴스
지난 선거 이변 일으켰던 극우파 르펜도 12%

두 주요당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지만 현재 대선후보 3위로까지 오른 프랑소와 바이루의 기반은 확고한 것인가?

2월 26일자 IFOP 여론조사에 의하면 극우파 장-마리 르펜은 12%의 지지율을 얻고 있어 현재 4위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10일 전의 여론조사에 비해 0.5% 상승한 수치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론조사가 상당히 가변적인 상태였던 점으로 본다면 앞으로도 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 2002년 대선 전에 행해진 여론조사에서는 사회당 후보인 리오넬 조스팽의 참패를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이것은 아마도 유권자들이 여론 조사때 차마 르펜을 지지한다는 얘기를 할 용기를 내지 못해서가 아닌가 여겨진다. 프랑스 정치권내에서 극우파 르펜을 지지한다고 하면 거의 수치스러운 일로 여겨지고 있는 현실에서 특히 르펜이 자주 인종주의 발언을 하고 있고 특히 1987년에 '집단수용소'에 대한 발언으로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는 점을 미루어보면 그다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다.

르펜은 "집단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의 하나의 대수롭지 않은 일에 불과했다"라고 선언하여 심한 비판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다.

르펜은 또 "내무부장관인 사르코지에 의해 강화되고 있는 안전문제는 결국 극우파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일 뿐"이라며 자신이 이미 오래전부터 강조하고 있는 안전문제를 사르코지가 이제 들고 나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에 의하면 프랑스 국민들은 카피보다는 오리지널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법대 출신으로 올해로 78세인 르펜은 대선후보 중 가장 노장에 속하는데 정치에 입문한 지가 거의 반세기가 지났다.

그의 대선출마는 올해로 5번째인데 1974년에 처음으로 대선에 출마했을 때에는 0.75%라는 미미한 지지도를 얻었지만 1988년에 이르러 14.38%라는 상당한 지지도를 획득하게 된다.

바이루가 1차선거 통과하면 다 이긴다

당시에 이렇게 극우파가 굉장한 지지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계속되는 실업과 사회당 정치에 실망한 좌파 유권자들이 극우파로 전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극우파는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이용해 이민반대운동과 안전을 강조하는 선거공략을 세웠는데 그것이 성공했던 것이다.

르펜이 3차로 출마한 1998년에 얻은 지지율은 15%, 4차인 2002년에는 16.86%라는 최고의 지지도를 얻었는데 르펜이 결선에까지 오른 당시의 뜻밖의 상황이 지금의 대선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 사회당이 특히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보다 2002년 4월 21일 일어났던 사회당 후보의 패배가 다시 재현되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사회당에서는 당내 모든 의원들에게 사회당 이외의 대선 후보들에게 사인을 해주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올 대선에서 다른 좌파 후보들이 대선후보에 필요한 5백명 의원들의 사인을 얻기가 힘들뿐만 아니라 여론조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사회당의 이런 바리케이드 정책 때문이다.

3월 1일자 BVA 여론조사에 의하면, 바이루가 루아얄을 물리치고 2차 선거에 오르게 된다면 (그러나 이 가정이 성립되기까지에는 바이루가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다) 사르코지를 54%를 얻어 이길 것이고 바이루가 사르코지를 물리치고 2차 선거에 오르게 된다면 55%로 루아얄을 이길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신물난 좌우싸움에 질린 프랑스인들이 과연 중도파 바이루를 선택할 것인지를 아는 데는 이제 7주밖에 남지 않았다.

태그:#프랑스, #대선, #사르코지, #루아얄, #바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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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자유기고가, 시네아스트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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