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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ty, Dangerous, Difficult’

▲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여섯 남자’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 MBC 무한도전 홈페이지 캡쳐
리얼 버라이어티 쇼 MBC <무한도전>은 방송계의 3D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다. 3D는 ‘Dirty 더럽다. 불결하다’, ‘Dangerous 위험하다’, ‘Difficult 하기 어렵다. 곤란하다’를 뜻한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여섯 남자’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는 이 구호를 외치며 온 몸을 내던진다. 포크레인과 자동차 굴리기 시합을 펼치는가 하면 세차장에서 인간 대 기계의 세차 대결을 한다. 김장을 담그기 위해 아줌마들과 무 쟁취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농촌에서는 흙탕물에 빠진다.

화재 현장에서는 소방수와 불끄기 대결을 하고 바나나 하나를 먹기 위해서 치열한 사투를 펼친다. 또 뉴질랜드 아이스원정대에서 눈밭(?)을 구르고 60억분의 1 효도르에게 무모한 도전을 신청한다. 구조견과는 개헤엄 대결을 펼치고 버스 안에서 중심잡기, 연탄 쌓기, 하수구와 대결 등 수많은 위험과 더러움을 몸소 감수하면서 도전에 임한다.

무한도전은 지난 10일 ‘알래스카’ 편이 시청률 23.1%(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했다. 동시간대에 방송된 경쟁 프로그램(지상파, 케이블) 중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무한도전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한도전의 원조 잭애스 “더 위험해”

국산 3D 프로그램에 대한 폭발적인 사랑 덕분일까. 미국판 3D 프로그램도 덩달아 인기다. 미국판 무한도전이라 불릴 자격이 있는 ‘잭애스’가 그것.

잭애스는 지난 2000년 미국 케이블 음악방송 MTV에서 시작돼 절정의 인기를 누린 리얼 프로그램이다. 2002년에는 TV판 흥행 덕분에 영화로도 제작되어 2003년 10월 국내에서도 개봉된 바 있다.

잭애스는 더럽고 불결하고 위험하고 하기 어려운 일로 치자면 한국판 무한도전을 능가한다. 둘째가라면 서럽다. 한국판은 웃음제공을 위한 위험천만한 도전이 계속되지만 일정한 컨셉이 있고 각본 및 규칙이 있으며 공중파 방송에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있다. 그러나 잭애스는 일정한 컨셉도, 각본도, 규칙도 없다. 케이블 방송이기 때문에 틀에 박힌 선에서도 관대한 편이다.

미국판 무한도전 멤버는 영화배우 조니 녹스빌을 비롯하여 크리스 포니터스, 라이언 던, 제이슨 아쿠나, 스티브 오, 에런 멕게히, 프레스톤 러시, 데이브 잉글랜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스턴트맨 출신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위험천만한 도전도 무리 없이 적응, 소화해낸다. 그럼 어느 정도의 3D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몇 가지 에피소드를 묘사해 본다.

미국판 무한도전 팀 잭애스 군단은 가축의 고통(낙인)을 느껴보는 실험에 임했다. 실험 참가자인 잭애스 멤버는 자신의 궁둥이에 쇠붙이가 닿는 순간 고통 속에 몸부림쳤다. 그리곤 물이 가득 담긴 고무대야에 즉시 궁둥이를 넣고 식혀야 했다. 인간은 편의를 위해 불로 달구어진 쇠붙이로 가축의 몸에 낙인을 찍는다.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그 아픔은 잭애스 친구들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 가축의 낙인찍히는 고통을 느껴보는 잭애스 친구들 '무모한 도전'
ⓒ MTV 잭애스 캡쳐
잭애스 친구들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인간로켓에도 도전한다. 이들은 스모 선수만한 로켓을 끌어안고서 함께 발사된다. 쫄쫄이 복장에 슈퍼맨 망토를 두르고 지상에서 70여m 높이를 날아올랐다가 물속에 풍덩 빠지는 것이다. 잭애스 친구들은 근심을 보이기는커녕 박수치면서 배꼽잡고 웃는다.

고래상어한테 물리기 도전에서는 고래가 좋아하는 새우젓을 팬티에 집어넣고 바다에 뛰어든다. 12m가 넘는 집채만 한 고래상어가 다가가서 입맛을 다시지만 간 큰 잭애스 친구들은 긴장하지 않는다.

번지점프를 응용한 팬티점프에서는 신축성 좋은 팬티만 하나 달랑 입고 나무 위로 오른다. 잭애스 친구들은 ‘팬티’를 외치며 나뭇가지를 이용해 뛰어내렸고 궁둥이를 노출한 채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렸다. 그리고 수초 뒤 팬티가 끊어지면서 처참히 고꾸라졌다.

거머리를 이용한 도전은 잭애스 친구들이 고통 속에서도 엽기웃음 제공하기 위해 몸을 불사르는 대표적인 장면 중 하나다. 잭애스 친구들은 고환, 젓꼭지, 눈 흰자위 등에 거머리를 붙여 놓는다. 피가 빨리는 도중 고통을 참지 못하는 한 잭애스 멤버가 소리를 지르자 동료 잭애스는 웃음폭탄을 터트린다.

악어 사육장에서는 줄타기를 이용해 궁둥이에 생고기를 걸어 놓는 도전을 한다. 잭애스 친구들은 악어들이 입맛을 다시며 점프할 때 생고기는 물론 궁둥이 살까지 뜯길까봐 노심초사한다. 다행히 악어는 생고기만 낚아서 먹게 된다.

사격연습장에서 고무총알의 위력을 파헤치는 위험천만한 도전도 한다. 잭애스는 스스로 방탄 쪼기를 입고 총알받이가 된다. 결국 총탄에 하복부를 맞은 잭애스 멤버는 심한 피멍이 들었다.

방안에서는 쥐덫을 잔뜩 깔아놓고 그 위를 굴러서 지나가기에 도전한다. 잭애스는 온 몸은 물론 성기에도 쥐덫이 물려 고통 속에 몸부림친다.

킹 코브라와 일대일 대면식도 갖는다. 한 잭애스 멤버는 우리에 갇혀 코브라와 마주본다. 수초도 참지 못한 채 기겁하며 우리를 탈출한다. 빠져 나온 뒤에도 괴성을 지르며 두려움에 떨었다.

잭애스 친구들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며 더러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한 가지다. 시청자에게 웃음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것도 평범한 웃음제공이 아닌 예측불허의 웃음제공을 위해서다.

방송이 끝난 뒤 비춰지는 잭애스 친구들의 모습은 많이 지쳐 보인다. 몹시 힘들어한다. 잭애스 맴버들 그 어느 누구도 웃음 짓고 있지 않다. 본방송과 다른 장면이다. 긴 침묵이 흐른 채 서로를 걱정해주는 시선, 동료애로 넘쳐난다.

잭애스가 미국 현지나 국내에서 ‘저질웃음’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할 이유가 없음을 말해준다. 이는 한국판 무한도전과도 궤를 같이 한다. 미국의 잭애스 친구들과 한국판 무한도전엔 진심이 담겨 있다.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 직업적 정신이 투철한 친구들이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코미디 스타일이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다.

▲ 황소에게 눈 가리고 달려드는 잭애스 친구들 '무모한 도전'
ⓒ 영화편 잭애스2 캡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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