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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 2층에서 'KTX 승무원 직접 고용을 촉구하는 교수 모임'주최로 'KTX와 새마을호 승무원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연속 토론회'가 열렸다.
ⓒ 오마이TV 문경미

KTX 승무원들과 철도공사의 대화가 또 한차례 무산됐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공개토론회에 공사측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아 '반쪽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이에 대해 토론회를 주최한 KTX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이하 교수모임)은 "이철 사장이 '사회적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거론해 토론회를 제안했으나 공사측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면서 "공사측이 (승무원에 유리하게 보도하는) 일방적인 언론을 문제 삼는다면 토론회에 나와 얘기를 나눠야 했을 것"이라고 따졌다.

반면 공사측은 "교수모임이 패널을 일방적으로 지정했다"면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없고, 노·사 공동의 중립적인 '중재위원회'를 구성한 뒤 대화하자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공사측 홍보팀 관계자도 "정당한 토론을 거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쟁점별 공사측 입장, KTX 승무원·교수모임·여성단체 조목조목 비판

29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열린 'KTX와 새마을호 승무원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개토론회'에는 한신대 강남훈 교수(경제학과),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기선미 정책부장, 여성노동네트워크 박홍주 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전명숙 연구위원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사회는 <한겨레> 편집인 겸 기획위원 홍세화씨가, 발제는 KTX승무지부 민세원 지부장과 이은진 새마을호 승무원 대표가 담당했다. 주최측은 토론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 송호준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선전국장에게 철도공사측 관계자 역할을 맡겼다.

철도공사측 입장은 그동안 공사측이 내놓은 자료를 직접 인용, 발표하는 형식을 취했다. 'KTX 인용 자료는 '승무원에 대한 공사의 입장'(2006.3.14), '전 KTX 승무원 문제, 오해와 진실'(월간 2006년 12월호, 철도공사 김천환 여객사업본부장) 등 이었다.

토론회는 앞으로 매주 월요일, 총4회에 걸쳐 진행된다. 이날 주제는 '승무업무 외주화의 근거와 정당성은 무엇인가'였다.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그간의 철도공사측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논리전'을 폈다. 다음은 쟁점별로 살펴본 토론 내용.

[쟁점1]KTX 승무원 외주 위탁의 정당성

승무업무 외주화의 정당성과 관련해 철도공사측 입장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 바 있다.

"외부 컨설팅 전문기관이 승무업무 외주 위탁은 전혀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례로 일본 'JR동해철도 주식회사' 승무업무는 협력사인 '패신저스비지니스(SPS)에서 전담하고 있다. 또 직접 고용 및 외주화는 기업 경영 개선을 위한 정책적 판단이므로 외부에서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다."

▲ 민세원 KTX 승무지부 지부장
ⓒ 오마이TV
이에 대해 KTX승무지부 민세원 지부장은 "일 철도노조측이 KTX승무지부를 지지방문 했을 당시 '판매사원'만 외주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공사측이 일본 사례를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또 "KTX 승무원의 제일 중요한 업무는 안전업무였다"면서 "입사 교육의 2/3정도를 KTX 설비와 고장처리가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도공사는 공기업,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기업"이라면서 "공기업 경영에 있어 국민이 관여하지 말라는 것은 사회적, 법률적인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기선미 정책부장은 "'외부'는 실제 철도를 이용하는 이해당사자"라면서 "경영의 핵심에는 고객의 관점이 투영돼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박홍주 연구원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건 하늘에 감사할 일이지 그렇다고 승무업무를 불필요한 업무라 하는 건 비논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쟁점2]KTX 승무원과 안전문제

"지난해 2월 말부터 70여일 동안 KTX는 승무원 없이 운행됐다. 이로 인해 고객서비스가 다소 저하됐지만, 안전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승무원은 안전업무가 아닌 서비스업무만 수행한다. 그런데 고객 서비스는 필요에 따라 생략할 수 있다. 화재 발생 등 이례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승무원이 안전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것은 억지다."

이같은 철도공사측의 입장에 대해 민 지부장은 "공사측은 테러나 탈선, 화재 등 대형사고를 언급하지만, 실상 작은 안전사고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일어나고 있다"면서 "발판이나 승강문이 작동되지 않을 경우 승무원의 긴급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칫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철도공사는 독점이기 때문에, 안전업무를 담당할 승무업무를 없애도 승객이 이용할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는 방만한 독점 기업 횡포의 극단적인 예"라고 비난했다.

김기선미 정책부장은 "기업·자본 중심적 시각이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을 억압하고 있다"면서 "승무원 없이 큰 사고가 없었으므로 앞으로도 사고가 나지 않을 거라는 말은 논리적이지도 않고 무책임한 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쟁점3]승무업무의 전문화

"수평적 분사와 전문화를 통해 서비스를 증대하고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가 있다. 직접 고용은 공사가 추구하는 경영 방침과 맞지 않고, 공사 인력증원을 억제하는 정부정책과도 배치된다."

철도공사측은 승무원의 전문화를 위해 외주 위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 지부장은 "전국을 다 털어도 30여명 안팎의 직원이 있는 KTX 관광레저에 승무업무를 위탁하는게 전문화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실제 승무원 교육 등을 철도공사가 실시하고 있음도 지적했다.

이어 "철도공사가 KTX관광레저를 지원하고 그 수익을 보존해주는 상황에서 '수평적' 분사, 경쟁력 강화는 가능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인건비 감소는 착취의 증가"

철도공사측이 주장하는 '외주화에 따른 비용절감'에 대해서도 민 지부장은 "2005년 감사원은 이미 KTX 승무업무 외주화는 비용절감 효과가 없고, KTX관광레저는 낭비가 심하기 때문에 매각청산대상이라고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 강남훈 한신대 교수
ⓒ 오마이TV 문경미
강남훈 교수는 "인건비 감소는 기업 입장에서 효율성의 증가지만, 노동자 입장에선 착취의 증가"라면서 "이는 사회적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행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소득을 가난한 사람으로부터 빼앗아 부자들에게 나눠주는 역진적 소득재분배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전명숙 연구위원은 최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우리은행'을 예로 들며 "임금의 유연화로 고용의 안정화를 이루자"는 대책을 내놨다.

전 연구위원은 '우리은행'으로부터 "기업측의 전향적인 태도, 정규직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역할을 배워야 할 것"이라면서 "이들은 계약직 업무에 대해 항시적이고 핵심 업무라는 사실을 분석해 냈다"고 평가했다. 결국 승무업무가 안전에 필수적인 업무임을 철도공사측이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토론회는 약 세 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은진 새마을호 승무원 대표는 "새마을호 승무업무의 외주화는 철도공사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철도 안전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외주 위탁으로 오히려 승무업무의 전문성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모임측은 "향후 철도공사가 토론회 참여를 원한다면 언제라도 환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철도공사측은 지난해 MBC <100분 토론> 출연도 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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