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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개신교)측은 그동안 '6만 교회-1200만 신도'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신도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줄고 있다. 최근 조사(2005년)에 따르면 기독교 인구는 876만여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14만여명이 감소한 수치다.

이와 함께 기독교 국회의원수도 줄었다. 언론들이 17대 총선 직후 분석한 결과, 기독교 국회의원은 103명(34.4%)으로 16대(112명, 41%)에 비해 약간 줄었다. 게다가 17대 총선에서 김준곤 목사 등 기독교 주요인사들이 창당했던 한국기독당은 '1.1%(22만8000여표) 득표'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기고 사라졌다.

그렇다면 기독교의 영향력은 줄어들었을까? 10년간 민주파 정부의 집권을 통해 기독교 보수세력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줄어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민주파 정부의 집권은 이들의 '야성'과 '정치성'을 부활시키고 있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목사들의 집회나 시위가 크게 늘었고, 특정 대선주자를 위한 기도회까지 결성됐을 정도다.

▲ 2006년 12월 21일 서울 영락교회에서 열린 개정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위한 총회 총대 비상기도회에서 목회자들이 삭발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독교 보수진영,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거리로 나서다

@BRI@기독교 보수진영은 2004년부터 거리로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사립학교법 개정, 과거사법 제정 등 '개혁입법'을 추진하려고 했던 흐름과 일치한다. 거리에 나선 이들은 ▲사학법 개정 반대 및 재개정 추진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북핵 실험 반대 및 금강산관광 중단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반대 등 정치적 목소리를 계속 높여왔다.

기독교 보수진영이 이렇게 정치적 목소리를 높여온 이유와 관련, 박득훈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대표)는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상이 바뀌면서 대형교회의 입지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이들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거리에 나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념이나 정책의 측면에서 교회와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세력이 집권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전까지는 대체로 자신들과 일치하는 세력이 정권을 잡았지만, 현 정권이 좌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4대 개혁입법'으로 대표되는 개혁정책을 추진하자 위기의식을 느낀 기독교 보수진영이 시위나 집회 등을 통해 자신의 보수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결국 올 대선을 앞두고 기독교 보수진영의 정치적 행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이용규 목사도 "그동안 좋은 사람을 뽑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에 그쳤지만 내년 대선에서는 기독교에 적합한 인물이 당선되도록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한 목사는 "올해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기독교 쪽의 움직임이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참여'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독교진영은 방법만 달라졌을 뿐 옛날에도 정치참여를 해왔다. 이전에는 시청 앞으로 몰려나오지 않고 교계지도자가 독재정권의 권력자와 만나 조찬기도회를 열고 축복해주면서 지지성원을 보냈다. 과거에는 은밀하게 했다면, 지금은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확실하고, 일관되게 정치운동을 해온 셈이다."

이와 관련, 최근 진보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사학법 재개정을 청와대에 건의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기독교 진영에서 진보세력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보수화된 대형교회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

박득훈 목사는 이러한 기독교의 '우향우'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기독교의 보수화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교회 구성원이 되고, 교회가 대형화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교회를 이끌어가는 사람들(목사)이 기독교의 진리에 충실하기보다는 이해관계(이익)에 유혹당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중산층 이상이 보수화되고, 이들이 교회로 밀려오면서 기독교도 보수화된 것이다."

▲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이 주최한 '사학수호 한국교회 목회자 비상기도회 및 십자가 행진'이 지난해 1월 서울 저동 영락교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 주최로 열렸다. 비상기도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십자가를 앞세우고 서울시청앞 광장까지 행진을 벌였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대 연합조직 한기총, 보수성향 대형교회 목사들이 좌지우지

기독교 진보진영에 KNCC가 있다면, 보수성향 목사들은 대부분 한기총(대표회장 박종순 목사)에 집결해 있다. 하지만 그 규모나 영향력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KNCC는 8개 교단에 불과한 반면, 한기총에는 63개 교단에 20개 단체들이 모여 있다.

한기총은 한국 교회의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를 주축으로 지난 89년 12월 창립됐다. 창립준비위원장은 한국 기독교를 상징하는 한경직 목사(작고, 영락교회)였다. 한기총은 산하 교회수만 3만5000여개에 이르고, 교역자수는 4만2000여명, 신도수는 무려 1100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박맹술·정진경·이성택·임옥·최훈·지덕·이만신·김기수·길자연·최성규 목사가 대표회장을 맡아왔다. 이들은 현재 조용기·김선도·림인식 목사 등과 함께 한기총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표회장 선거에서는 이용규(65) 목사가 신임 대표회장으로 선출됐다. 현 대표회장은 신앙세계사 대표회장과 KNCC 회장 등을 지낸 박종순 목사(67, 충신교회)다.

기독계 최대 연합조직인 한기총은 기독교 보수세력의 집결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여의도순복음교회(조용기), 금란교회(김홍도), 광림교회(김선도), 사랑의 교회(옥한흠), 소망교회(곽선희), 온누리교회(하용조) 등 보수성향의 대형교회가 교계를 좌지우지해온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와 관련 소망교회에서만 7명의 국회의원(17대)을 배출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한기총에는 두가지 그룹이 존재한다. 하나는 대형교회 목사들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는 작지만 큰 정치력을 가지고 있는 목사들이다. 후자는 '정치목사'라고 불린다. 지덕·서경석 목사 등이 후자로 분류된다. 물론 한기총은 전자가 장악하고 있다. 대형교회들의 인력·자금 동원력이 크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노무현 정부가 4대 개혁입법을 추진하자 정치적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들은 '비상구국기도회' 등의 이름으로 수차례의 집회·시위를 열고 사학법 개정 반대, 작전통제권 환수 반대, 북핵 전면 폐지 등을 주장해왔다.

최근에는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한 후보들(2명)이 삭발까지 하면서 사학법 재개정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본부장 안영로 목사)를 조직했고, 전직 대법관·검사장·판사 등을 중심으로 법률고문단을 출범시켰다.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장인 안영로 목사는 기독교애국운동 대표 회장을 겸하고 있다.

박종순 현 대표회장은 "두 귀를 막은 채 오만을 일삼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메시지와 한국 교회의 목소리를 들려줘야 한다"며 "선교를 짓밟는 정권이 번영한 경우는 없다"고 노무현 정부를 압박했다.

▲ 교회내부 개혁운동에 주력하고 있는 옥한흠 목사(왼쪽)는 현재 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과 국제제자훈련원장을 맡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정치색이 강한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서경석 목사.
ⓒ 연합뉴스·오마이뉴스 이종호
정치색 강한 '기독교사회책임'-교회개혁 집중하는 '한목협'

기독교사회책임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등도 교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조직으로 꼽힌다. 다만 전자는 정치성이 매우 강한 반면, 후자는 교회 내부개혁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개신교 최대 NGO인 기독교사회책임은 지난 2005년 11월 중도보수를 내세우고 공식 출범했다. '기독교 뉴라이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삼환·김준곤·림택권·이동원 목사와 정근모 명지대 총장, 이원설 숭실대 이사장 등이 고문, 김요한·서경석·손인웅·이승영·이정익·최성규 목사와 김일수(고려대)·이화숙(연세대) 교수,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여기에다 지도위원 31명, 상임집행위원 52명, 집행위원 152명, 복지위원 219명, 청년위원 7명 등 화려한 인맥을 자랑한다.

기독교사회책임을 주도하고 있는 서경석 목사(공동대표, 59)는 한기총 협동총무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무총장,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냈으며, 현재 선진화정책운동 공동대표와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 한기총 인권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다단계 사기혐의로 구속된 주수도 제이유그룹 회장으로부터 4억여원을 받아 눈총을 받았다.

서 목사는 출범 당시 "이 시대의 제일 중요한 과제가 체제내의 진보가 아닌 체제 밖 좌파세력에 대해 결연히 맞서는 일"이라며 "좌파와 손을 잡은 정치세력이 집권하는 것을 막아내야 한다"고 진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김병규 '통일을 여는 사람들' 정책실장은 지난해 한 심포지엄에서 "이광수, 김성수, 윤치호 등 일제 초중기 변절한 지식인 그룹과 70년대 민주화운동을 하다 제도권을 흘러들어가 뉴라이트로 전향한 인물들의 변절유형이 유사하다"며 대표적인 인물로 서경석 목사와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 류근일 자유주의연대 상임고문를 꼽았다.

또한 한목협은 합리적 보수를 대표하는 옥한흠(68) 목사가 이끌고 있다. 개혁성향으로 평가받는 손인웅 목사(서울 덕수교회 담임목사)와 김원배 목사(기독교장로회 총회선교교육원장)가 각각 상임회장과 상임총무를 맡고 있다.

제자훈련운동으로 널리 알려진 옥 목사는 정치적 발언은 자제한 채 교회 내부개혁(갱신)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한국교회 갱신운동과 평신도운동의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교회 중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알려진 '사랑의 교회' 원로목사인 그는 현재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과 국제제자훈련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교회의 세속화를 비판해온 옥 목사는 "평신도는 결국 교회이며 교회 주체는 평신도가 돼야 한다"며 "사역자를 위해 평신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해왔다.

지난 2005년 기독교방송이 한국 복음 전파 120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옥 목사는 조용기(2위)·강원룡(3위) 목사를 제치고 '현재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 1위(22.1%)로 꼽혔다. 기독교사회책임에서 그를 고문으로 영입하려고 했지만 본인은 "단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참여를 거부했다.

특히 한목협 상임회장단이 지난 2005년 12월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를 만나 눈길을 끌었다. 당시 노 대통령에게 '대연정을 주장하는 이유가 뭐냐?'고 질문했던 옥 목사는 2시간의 만남이 끝난 뒤 "노 대통령에게 용기와 지혜를 달라"는 축복기도로 마무리했다.

상임총무를 맡고 있는 김원배 목사는 "링컨이 위대한 대통령으로 세워질 수 있었던 것은 성경읽기와 기도 때문"이라며 "노 대통령도 교회에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기독교사회책임, 기독장로회, 기독교원로목사회 등 35개 기독교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9월 '도박철결 기독교연합 기도회'가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원로목사모임에서 뉴라이트·언론보도대책조직까지

또한 한국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신신묵 목사)와 한미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홍도 목사),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대표회장 김성진 목사)는 그동안 교계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원로목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교계의 마당발로 알려진 신신묵 목사는 한기총에서 갈라져 나온 서울기독교총연합회(서기총)의 상임회장도 겸하고 있다. 그는 김준곤·조용기 목사 등과 함께 한국기독당의 창당을 주도하며 상임고문을 맡은 바 있다.

이들은 한국교회가 그래왔던 것처럼 '반공·친미' 성향을 보이고 있다. 한미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지난 10월 미국 펜타곤(국방성)을 방문했다. 또 한국지도자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신신묵 목사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는 기독교 사절단을 파견하자고 제안했다.

'기독교 뉴라이트'를 표방한 곳도 있다. 기독교뉴라이트와 기독교개혁운동이 대표적이다. 기독교뉴라이트는 뉴라이트의 연대기구인 '뉴라이트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백석대 행정학과 교수이자 부정부패추방시민실천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오필환(55) 교수가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기독교개혁운동은 30~40대 초반 젊은 목회자와 평신도들을 주축으로 지난 2005년 12월 출범했다. 학술적 연구모임을 지향하면서도 기독교 뉴라이트운동을 내세우고 있다. 납북자가족협의회와 함께 '납북동포 무사귀환을 위한 희망의 노란 리본 달기 운동'을 벌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납북자 송환을 위한 1만인 서명운동도 펼치고 있다.

대표인 한성진 목사는 한국외대 민중연대대책위원장을 맡았던 '386 운동권' 출신이다. 남아공 스텔렌보스대에서 교회사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현재 합신대 교수(역사신학)와 기독교사회책임 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고문인 이수영 목사는 '정치적 설교'로 유명하다. 정용섭 목사(샘터교회, 대구성서아카데미원장)는 <속 빈 설교 꽉찬 설교>이란 책에서 "복음을 전하는 설교라기보다는 오히려 한쪽으로 경직된 시각을 가진 초보 정치인의 시국강연문"이라고 그의 설교를 혹평했다. 새문안교회 담임목사인 이수영 목사는 현재 한국기독교신앙실천운동협의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기독교사회책임과 기독교애국운동, 한국기독교신앙실천운동연합회,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한국교회지도자협의회 등은 '국가안보를 위한 기독교 긴급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기독교긴급행동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처럼 언론보도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한 단체도 있다. 박봉상 목사(이천시온성교회)는 대표, 김준곤·이만신·김지길·정진경 목사 등이 고문을 맡고 있다. 특히 한국교회언론회는 ▲성전환자 호적변경 허용 반대 ▲종교인 소득세 부과 반대 ▲붉은악마 명칭 변경 ▲단군상 건립 반대 등 완고한 보수성을 보여왔다.

▲ 한나라당은 1일 오전 박근혜, 손학규, 원희룡, 이명박 후보 등 대선주자들이 남산에 올라 단배식을 가졌다. 단배식에서 박근혜, 손학규, 원희룡, 이명박 후보등 대선주자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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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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