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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은식
사진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일반인들은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과의 즐거웠던 순간을 기록해 추억으로 남긴다. 한편 전문가들은 광고, 다큐멘터리, 파인아트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진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진으로 마음을 치료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로 '포토노이아(Photonoia)'가 그것이다. 지난 16일부터 북촌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Already, Not Yet'전은 사진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소통을 시도한 이들의 사진과 미술 작품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

포토노이아를 아시나요?

아직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포토노이아(Photonoia)는 사진(Photo)과 '마음을 바꾸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메타노이아(Metanoia)가 합성된 말이다. 즉, 사진을 통해 자신을 바꾸고 나아가 세상을 다르게 보는 것을 뜻한다.

사진가 주평국씨와 미술치료사인 박재욱씨가 함께 고안한 포토노이아는 세상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시각 이미지인 사진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소통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일견 미술치료나 음악치료와 비슷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주평국씨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치료라는 말은 대상에게 문제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이죠. 포토노이아는 아이들을 문제의 대상으로 보지 않아요. 단지 남과 다르다고 인식해요. 때문에 부정적인 것을 찾아서 고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장점을 찾아서 키워주는 것이 목적이에요. 아이들에게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자신감을 찾게 해주면 단점은 스스로 극복하게 되지요."

그는 장소와 도구에 크게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많은 이들과 교류할 수 있는 사진이야 말로 좋은 소통수단이라고 말한다.

▲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장지용군은 앞으로 한국 현대사를 공부하거나 역사적인 현장을 기록하는 사진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 심은식
포토노이아는 상담을 원하는 내담자가 일주일간 카메라를 통해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기록하고 상담 시간에 사진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 성장하게 한다.

이번 전시 참여자 가운데 전시장에서 만난 고등학교 2학년 장지용군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자신이 찍은 사진과 다른 아이들의 사진을 설명해주는 모습에서 그늘진 표정이나 위축된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밝고 명랑한 여느 학생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1년 전만 해도 병원에서 지용이가 받은 진단은 발달장애와 자폐증. 하지만 사진을 통해 자신의 관심사와 감정상태 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은 스스로도 매사에 자신감과 흥미를 되찾았다고 말할 정도.

특히 평소 역사문제에 관심이 많던 지용이는 지난 7월에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한 '제4회 전국 중·고등학생 우리역사 바로알기 경시대회'에서 'e-실록을 통해서 본 조선시대의 대민통제 정책-호패법과 오가작통제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고등부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용이는 앞으로 한국 현대사를 탐구하는 학자가 되거나 사진 기자 등으로 사진을 계속해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고 과거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현장의 지금 모습을 담고 싶다는 당찬 꿈을 밝혔다.

아이들이 보는 세상

▲ 장지용군이 찍은 시위현장 사진
ⓒ 장지용
전시장에서 만난 사진은 대부분 저가의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었다.하지만 아이들 개개인이 가진 생각과 독특한 시선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평소 사회문제에 흥미를 가졌던 아이는 시위 현장의 긴박한 모습을 여느 보도기자 못지않은 사진으로 담아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또한 자신과 늘 다투는 형제, 새 등을 구체적이거나 추상적인 형태로 표현하며 자신의 관심분야와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주었다.

ⓒ 조해니
한 가지 마음 아픈 것은 많은 사진들에서 그동안 아이들이 느꼈던 단절감과 소외감 역시 함께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었다. 화면의 중앙으로 등장하지 못하고 늘 프레임의 구석진 곳에 자리하거나 쓸쓸해 보이는 뒷모습, 극단적인 명암차이 등 자신의 마음이 그대로 투사된 듯한 사진은 그간 이 아이들이 얼마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지 짐작하게 했다.

유명 작가가 아니어도, 멋진 모델이 등장하지 않아도 사진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또 조용한 울림을 전해준다. 전시장에서 보게 되는 것이 비단 사진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 정우현
ⓒ 장지용

덧붙이는 글 | <<전시정보>>

전시일정 : 11.16~11.22
전시장소 : 북촌 미술관(www.bukchonartmuseum.com) 
전    화 : 02-741-2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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