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현재 대학생은 예비군 훈련을 일년에 하루만 받으면 된다.
ⓒ 김귀현
지난 10일 대학생 예비군 동원훈련이 부활한다는 <매일경제>의 보도 이후 대학생과 비대학생 예비군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이 신문은 "예비군훈련에 대한 형평성 제고를 위해 '대학생 예비군훈련 확대 적용' 방안을 올해 중 확정해 이르면 2007년 시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대학생 이외에도 판사, 검사, 집배원, 교사, 대학 교수, 소방관, 철도종사원 등이 동원 훈련이 면제되는 대상자로 분류되어 1년에 하루 8시간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친 전역자들은 예비군으로 편성되어 4년간 가까운 군부대에서 연간 24시간, 2박 3일의 동원 훈련을 받는다. 하지만 대학생은 지난 1973년부터 동원 훈련 대상자에서 제외되어 1년에 8시간씩 훈련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대학생의 예비군 훈련 특혜는 꾸준히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되어 온 사안이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며 부인했지만 이 보도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수업에 시험에 언제 훈련까지 받느냐"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대학생이 아닌 예비군들은 "대학생이라고 특혜를 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대학생들의 분노 "등록금이 얼만데..."

관련 보도가 나자 각 대학 게시판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정말 이건 아니다. 만약 중간고사 전에 동원훈련 2박 3일을 갔다오게 되면 시험은 어쩌란 말이냐."(ID 란유)
"등록금만 400만원이다. 시간당 수업료가 얼만데 3일씩이나 빠지라는 건지. 국방부에서 수업료 대신 내줄꺼냐."(ID ad960037)
"갑자기 형평성의 문제로 30년 만에 부활한 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ID wonned)


대학생들은 대부분 수업을 3일간 빠져야 한다는 것과 시험기간과 겹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부당함을 토로했다. 이와함께 기존의 예비군 훈련 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까지 냈다.

작년에 예비군 훈련을 처음으로 받은 대학생 김진규(23)씨는 "예비군 훈련에 가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시간 때우는 것이었다"며 "하루도 힘들었는데, 3일간 훈련장에 있을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예비군 송민호(22)씨는 "대학생만 동원 훈련을 받지 않는 것은 분명 형평성에 위배된다. 하지만 그 혜택을 누리는 것도 1, 2년뿐"이라며 "요즘에는 학점도 중요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수업을 빠지면 타격이 크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 각 대학의 게시판에는 대학생 동원 예비군 부활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달려 있다.
ⓒ 김귀현
동원 대상자들의 반격 "방학 때 받으면 되지 않나"

대학생이 아닌 예비군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형평성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방부의 결정에 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였다."(ID sgria)
"나도 대학생이었지만 대학생 때가 시간이 제일 많다. 직장 다니는 우리도 3일 받는데, 대학생이 3일 못한다는 것은 엄살이다."(ID seungsarang)
"수업이 문제가 되면 방학 때 받으면 되지 않느냐. 여름에도 동원 훈련이 있다."(ID ego8183)


특히 자영업자들은 문제가 제기되자 현 예비군 훈련 제도에 큰 불만을 표시했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윤아무개(25)씨는 "우리는 하루만 장사를 안 해도 타격이 크다. 주말, 명절도 없이 일을 하는데 3일 동안 장사를 못하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우리는 정말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씨는 "공부하는 대학생들이 혜택을 받는 것에 불만은 없지만, 우리 같은 사람도 혜택을 받아야 한다"며 "사정 다 봐주면 혜택 못 받을 사람이 어디있나. 그래서 그냥 힘들어도 참고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현역장교는 "현재 3일과 1일로 나누어 예비군 훈련을 받는 것 자체가 문제다. 당연히 3일을 받는 사람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며 "하나로 통일해서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생 예비군 동원훈련이 부활한다는 보도에 대해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국방부 예비전력관리팀의 예비군훈련 담당자는 "대학생 예비군의 동원 전환에 대해 검토와 논의를 한 적이 없다"며 관련보도에 대해선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