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MVP)를 가리는 기자단 투표가 2일 오후 1시 30분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다. ‘투고타저’의 흐름 속에 예년과 달리 투수들의 힘이 거센 가운데 누가 주인공으로 선택될지, 프로야구 시즌이 종료된 후 최고의 관심사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시즌 활약 판세로 봤을 때 한화의 ‘괴물루키’ 류현진(19)을 비롯해 시즌 47세이브로 아시아 최다 기록을 세우고 팀의 우승을 이끈 삼성의 오승환(24), 타자 트리플을 달성한 롯데의 이대호(24)의 3파전으로 압축된다.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다승(18승)과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부문에서 신인 최초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류현진은 수치상 가장 강력한 후보.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은 현 삼성의 선동열 감독이 1991년 수립한 후 무려 15년만이다.

여기에 에이스로서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려놓았고 시즌 동안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0이닝 이상을 던져 200탈삼진을 넘어섰으니 매회 삼진 하나씩은 잡아냈다는 놀라운 수치도 힘을 더한다.

다만 포스트 시즌에서 피로 누적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점은 감점요소다. 여기에 신인왕 등극이 확정적이어서, 1992년 염종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투표인단의 독식 방지 심리가 작용할 경우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투타 트리플 크라운과 세이브 부문 아시아 신기록의 대결

이대호는 3할 3푼 6리라는 고감도 타율을 선보이면서도 26홈런과 88타점을 기록하며 1984년 이만수에 이어 22년만에 타자 트리플 크라운을 이뤄냈다. 여기에 장타율(0.571) 부문에서도 최고로 등극하며 이대호는 프로 데뷔 6년만에 타격 4관왕에 올랐다.

이대호에게도 약점은 있다. 시즌 내내 타자들의 부진과 맞물려 1위의 홈런과 타점이 예년보다 적고 팀이 정규시즌 7위에 머물렀다는 점이 이대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롯데는 지난해 손민한에 이어 이대호가 또 다시 팀 성적 부진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를 희망한다.

시즌 47세이브로 일본 프로야구의 이와세 히토키(주니치)가 지난해 수립한 아시아 최고 기록(46세이브)를 갈아치운 오승환은 소속팀인 삼성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주요 고비에서 호투한 점과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지켜냈다는 점도 투표인단에게 강하게 남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무리라는 한계 때문에, 투수와 타자 부문에서 크리플 트라운을 이뤄낸 류현진과 이대호에 비해 내세울 수 있는 타이틀이 적은 것이 최대의 단점으로 꼽힌다. 세이브 기록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나머지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기록 면에서 많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례 없이 투타 부문에서 동시에 트리플 크라운이 나왔고 여기에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인물까지 탄생하면서 2006년 시즌 MVP 선정은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돼 웃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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