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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와 독일 일대를 돌아다니며 많은 화제를 낳았던 아기곰 브루노가 최근 사살돼 유럽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진은 죽기 전 감시카메라에 포착된 브루노.
평화롭던 오스트리아의 알프스와 독일 바이에른 지역의 농가들을 천진난만하게 돌아다니며 많은 화제를 낳았던 2살 배기 곰 ‘브루노’가 지난 26일 무참히 사살돼 전세계 동물애호가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4일 오스트리아의 파즈나운 계곡에 어린 밤색 곰이 갑자기 나타났다. 이 곰은 다른 곰들과는 달리 사람들을 겁내지 않고 마을과 고원계곡 등을 자유롭게 돌아다녀 사람들은 근처 알프스에 서식하는 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후 주변 농가에서 키우는 양과 닭, 오리등을 마구 잡아먹자 이 곰은 위협적인 동물로 지목당했다.

이 곰은 언론을 통해 ‘브루노’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사람에게 위협적이지 않더라도 산골 마을을 공격해 농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가축과 농가재산에 손해를 입혔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의 티롤주는 WWF(World Wide Fund for Nature)에 브루노를 생포해 깊숙한 산골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조처를 부탁했다.

환영받던 곰이 말썽장이 곰으로

곰 이야기를 전해들은 독일 바이에른주의 환경부장관 베르너 슈나파우프는 “바이에른 주는 밤색곰 브루노를 환영한다”며 오스트리아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독일에서는 170여년 동안 살아있는 곰의 방문이 한번도 없었던 터라 환경부장관은 이러한 배짱과 기대를 드러낸 것.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발표 후 며칠 뒤, 브루노는 실제로 오스트리아 국경 도로를 건너 독일 바이에른주로 들어갔다. 이로 인해 브루노는 독일에서는 170년만에 처음으로 등장한 ‘살아있는 곰’으로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바이에른주에 숨어든 브루노가 농가의 가축들을 잡아먹고 말썽을 피우자 슈나파우프장관은 “브루노는 환영할 곰이 아니라 문제가 많은 곰으로 사냥을 허용한다”며 같은 입으로 다른 말을 한 것. 이에 동물애호가들은 크게 격앙했다.

▲ 브루노가 이동한 경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지역을 광범위하게 돌아다녔다.
ⓒ 오마이뉴스 고정미
곰 사냥 반대측 “곰을 살리는데 15억유로가 아까우랴”

오스트리아의 몇몇 전문사냥가들과 동물애호가들은 브루노가 그리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 것으로 추측했다. 티롤주 사냥담당부장인 파울 슈타익스너는 “며칠동안 브루노가 어디를 가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몇몇 외국인들과 동물협회에서도 곰을 보호해야 한다며 재정적인 지원을 발표해 바이에른주 환경부의 사냥선언을 전면 비판했다.

5월 말 영국 ‘브리티시 인슈런스’의 사이먼 버기스 사장은 “곰이 사냥되는 것을 원치 않기에 바이에른주에서 곰을 구출하는 사람에게는 최고 15억 유로를 지불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브루노가 이탈리아 트렌티노 태생일 것이 확실하다며 이탈리아로 안전하게 데려가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떠들썩한 가운데 바이에른주에서는 브루노가 한동안 출현하지 않았고, 이에 긴장한 오스트리아는 브루노가 다시 티롤로 돌아올 것을 예상해 150여명의 전문사냥인력을 대비시켰다.

며칠뒤인 5월 28일, 오스트리아 티롤의 아켄 호수에 브루노가 다시 출현했다. 목격자들은 브루노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했다. 한 농가에서는 두 마리의 염소가 찢어져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고 신고했다.

브루노, 이탈리아 트렌티노 출생의 JJ1이 확실해

▲ 브루노의 죽음으로 떠들썩한 오스트리아 언론. 사진은 국영방송인 ORF 인터넷판, 브루노 관련기사 사진이 실려있다.
ⓒ ORF
티롤로 다시 돌아온 브루노로 인해 오스트리아 언론이 다시 떠들썩해진 가운데, WWF의 수잔 그로프 대변인은 5월 30일 “유전자검색 결과 브루노는 올해 2살된 이탈리아 트렌티노 출생으로 그의 가족이 모두 문제가 많은 곰들”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던 브루노의 엄마가 자식교육을 잘못 시킨 것. 처녀적부터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던 브루노의 엄마곰이 자식들 앞에서 농가의 가축을 사냥하고 잡아먹는 모습을 보이자, 엄마곰에게서 배운 자식들이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 했다는 것이다. 곰의 동물적 특성상, 농가에 살아있는 가축이 있다는 것을 한번 알게 되면 그 가축들을 공격하며, 공격 후 죽은 사슴과 양이 썩은 시체로 오랫동안 널려져 있으면 더 자주 농가에 내려온다는 것.

WWF의 발표 후, 바이에른주와 티롤주는 브루노 생포작업에 열을 올렸으나 이상하게도 한 달 이상 브루노는 생포되지 않았다.

그러나 브루노의 소행으로 보이는 동물 공격이 계속되자 일부 여론과 농가주민들은 브루노가 언젠가는 사람까지 공격할지 모른다며 우려를 나타내었고 결국 티롤과 바이에른주는 6월 26일 월요일이 시작되는 자정을 기해 곰을 사살해도 좋다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몇시간이 지난 새벽 4시 50분, 독일 바이에른에서 2살배기 곰 브루노는 150여 미터를 날아온 두 방의 총알을 피하지 못하고 즉사했다.

생포해서 돌려보내도 될 곰, 왜 사살했나?

▲ 죽은 브루노가 전시될 독일의 '사람과 자연' 뮤지움.
ⓒ Kurier
브루노가 사살되자 월요일인 26일 새벽부터 지금까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첫째는 생포해도 돌려보내도 될 곰을 왜 사살했는가, 그리고 둘째는 두달간 생포도 하지 못했던 곰을 어떻게 4시간만에 사살할 수 있는가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전세계의 동물애호가들은 독일 바이에른 슈나파우프 환경부장관앞으로 수천통의 메일을 보내 사살책임을 묻는 항의를 하고 있고, 사냥꾼의 신분을 밝히라는 협박까지 하고 있다. 한참 겁을 먹은 슈나파우프 장관은 언론을 통해 “살인협박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바이에른주 환경부 비서 오트마 베른하드는 “브루노를 사살한 사냥꾼은 단지 사냥에 익숙한 전문가”라며 “그의 신분에 관한 모든 것은 철저한 비밀에 부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난의 화살은 바이에른주 사냥연합회에까지 이어졌다. 브루노를 사살했을 강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사냥연합회의 토마스 슈레더 회장은 “브루노를 사살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국가가 위임한 경비팀”이라고 토로했다.

동물애호가들은 “브루노는 죽었지만 사살자는 살아있다”며 격앙을 금치 못하고 있어 당분간 브루노의 죽음에 관한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수요일)까지 뮌헨 제2법정에는 브루노 사살자와 바이에른주 환경부를 고발하는 11개의 고발서가 팩스를 통해 도착되었다.

36마리의 양을 공격해 죽이고 그로 인해 죽임을 당한 브루노는 DNA검사를 받은 후 바이에른 주정부 산하의 ‘사람과 자연’(Mensch und Natur) 박물관으로 옮겨져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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