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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아침은 터키식 아침 식사와 짜이 한잔으로 시작된다. 어느 숙소나 어느 식당이나 큰 접시에 삶은 달걀, 얇게 썬 오이와 토마토, 여러 종류의 잼과 꿀, 식초에 절인 올리브, 여러 종류의 치즈와 어마어마한 양의 빵(애크맥, Ekmek)을 바구니에 담아 준다. 하루에 열 번도 더 마신다는 짜이(Çay)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다. 짜이를 마신 컵들은 가는 곳곳마다 널려있고 거리마다 짜이 잔을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길거리에서부터 멋진 식당에 이르기까지 터키는 먹거리로 가득하다. 중국, 프랑스 요리와 함께 세계 3대 음식 중 하나라고 하는 터키 음식은 향신료로부터 시작된다. 이집션 바자르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종류의 향신료들은 고기의 비린내를 없애주고 맛을 내는 중요한 요소다. 이 향신료를 바탕으로 터키의 유명한 요리인 케밥이 만들어진다. 케밥의 뜻은 '꼬챙이에 끼워 불에 구운 고기'라고 한다. 처음에 유목민이 간편하고 손쉽게 불에 구어 먹던 요리인 케밥이 시대를 넘어서 다양한 종류로 발전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길거리에서 1000원짜리 김밥을 사먹듯 그들은 되뇌르 케밥(Döner Kebabı)을 먹는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케밥의 이미지인 되뇌르 케밥은 길거리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 가장 싼 닭고기부터 소고기, 양고기를 화덕에 돌려 익히고 그것을 잘라 빵에 갖가지 야채와 넣어준다. 길 곳곳에서 전기 화덕 옆을 빙빙 돌며 익어가고 있는 이 케밥은 터키식 햄버거라 할 수 있다.

속을 든든하게 해주는 터키의 스프 '초르바'

▲ 속을 든든하게 해주는 터키식 스프, 타북 초르바
ⓒ 김동희
▲ 가장 보편적인 닭고기 케밥, 타북 쉬쉬
ⓒ 김동희
식당에 들어가면 먼저 초르바(Çorbası)를 시켜보자. 초르바는 터키의 스프이다. 붉은 색이 도는 에조게린 초르바 (Ezogelin Çorbası)와 타북 초르바 (Tavuk Çorbası)는 그 맛이 일품이다. 타북 수유(Tavuk Suyu)의 맛은 닭백숙의 국물 맛과 똑같다. 이른 아침에 속을 따뜻하고 든든하게 해준다. 이들 스프에 항상 딸려 나오는 빵을 찍어 먹으면 배도 든든해진다. 접시에 남은 스프를 빵으로 깨끗하게 닦아 먹어야 초르바를 다 먹었다고 할 수 있다.

스프를 다 먹었다면 케밥을 먹어보자. 쉬쉬 케밥(Şiş Kebabı)은 꼬치 케밥이다. 꼬치에 양고기나 닭고기를 끼워 넣고 그 사이사이 고추나 토마토, 가지 등을 끼워서 굽는다. 닭고기로 요리한 케밥 (타북 쉬쉬, Tavuk Şiş)은 싼 가격에 쉽게 먹을 수 있다. 이런 대부분의 케밥에는 불에 익힌 고추와 토마토, 얇게 썬 양파 그리고 필라우(Pilav)가 같이 나온다.

필라우는 버터에 소나무 열매를 넣어 볶은 밥이다. 버터에 볶았다고 하지만 느끼하지도 않고 밥을 먹어야 배가 채워진 거 같은 한국인인 나에게는 반가운 음식이었다. 밥 맛은 고소했고 우리와 다른 것은 터키 사람들에게 밥은 빵과 고기 옆에 나오는 반찬일 뿐이라는 점이었다.

이스탄불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더 최프 쉬쉬(Cöp Şiş)를 터키 동남부에서 만났다. 우리가 한국이나 동남아에서 쉽게 접하는 꼬치이다. 작은 나무 꼬치에 고기를 꼽아 구워져 나오는데 밥이라기 보단 술안주 같다. 그 양도 적어 옆에 빵이 없다면 간식이 될 것 같은 케밥이다.

지역 이름이 붙어 있는 터키의 '케밥'

▲ 가장 작은 케밥인 최프 쉬쉬. 술안주 같은 느낌이다.
ⓒ 김동희
▲ 매콤한 맛이 일품이라는 아다나 케밥.
ⓒ 김동희
어떤 케밥에는 지역의 이름이 붙어 있다. 우리의 냉면처럼 지역별로 그 조리법과 맛이 달라 지역의 이름을 붙였으리라. 아다나 케밥(Adana Kebabı)은 매운 맛이 일품이라고 해서 먹어봤지만 애석하게도 매운 맛에 단련된 나의 혀로는 매운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우르파 케밥(Urfa Kebabı)도 아다나 케밥처럼 잘게 갈은 고기를 꼬치에 붙여 구운 케밥이지만 그 맛은 또 다르다. 부루사 케밥이라고도 불리는 이스켄데르 케밥(Iskender Kebabı)은 특이하게 얇게 썬 고기 위에 빨간 소스가 더해지고 그 옆에 하얀 요구르트 덩어리가 함께 나온다. 고기와 함께 비벼 먹는다고 하는데 그냥 떠먹어도 시큼한 이 하얀 요구르트에 고기를 찍어 먹어보니 고기 맛이 어떤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이것저것 잘 먹는 나이지만 차마 이 둘을 함께 비벼서 먹을 수는 없었다.

▲ 쇠꼬챙이에 다진 고기를 붙인 후 구워 나오는 우르파 케밥
ⓒ 김동희
▲ 요구르트와 함께 먹는 이스켄데르 케밥
ⓒ 김동희
케밥 같지 않은 케밥도 있다. 케밥은 불에 구운 고기가 대부분인데 오르만 케밥(Orman Kebabı)과 타스 케밥(Tas Kebabı)는 그것과 전혀 다르다. 오르만 케밥은 감자, 고추, 버섯, 가지 등 여러 야채와 고기를 푹 삶아 익혀 나온다. 그릇에 필라우와 함께 나와 비벼 먹으면 입맛이 없을 때 부드럽게 넘어간다. 타스 케밥도 오르만 케밥과 비슷하지만 고기와 감자를 함께 삶아져 나온다.

터키에 가면, 각양각색의 케밥을 즐겨보라

▲ 삶아 나오는 케밥인 오스만 케밥. 옆에 필라우(밥)은 반찬이다.
ⓒ 김동희
▲ 양 가슴살로 만든 피르졸라. 그 맛은 항상 일품이다.
ⓒ 김동희
터키에 있는 동안 가장 맛있게 먹고 즐겨먹었던 것은 피르졸라(Pirzola)이다. 피르졸라는 새끼양 갈비구이이다. 한국에서 먹기 힘든 양고기라 처음부터 기대를 했었고 기대를 져 버리지 않는 음식이었다. 뼈를 잡고 고기를 뜯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겐 먹는 즐거움을 주는 음식이었다. 괴뢰메의 '알라투르카라'는 멋진 식당에서 먹은 피르졸라는 와인을 사용해 조리해 그 맛이 일품이었다. 또한 길거리 식당에서 파는 피르졸라는 깔끔하고 담백해 맛이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양고기의 특유의 냄새가 싫다고 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 먹은 피르졸라에서도 양고기의 비린내는 느낄 수 없었다.

케밥을 먹을 때 함께할 음료로는 아이란(Ayran)이 적합하다. 터키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케밥을 먹을 때는 항상 아이란을 마신다. 묽은 요구르트 같은 아이란은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시큼하지만 고기와 함께 먹으면 개운함을 느끼게 해주어 고기의 맛을 더 좋게 만들어준다. 콜라보다 훨씬 입을 깔끔하게 해준다.

터키 곳곳마다 색다른 케밥들이 즐비하다고 한다. 짧은 기간 동안 조사해간 몇몇 케밥만을 맛볼 수 있었지만 모두 맛이 달랐다. 터키에는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케밥이 있다. 터키를 방문한다면 속을 풀어주는 터키의 스프와 케밥, 아이란 한잔으로 터키의 음식을 느껴보자. 마지막은 항상 짜이 한잔 하는 것을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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