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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사업을 논의하는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 상담소장과 국립국어원 임직원들
ⓒ 김영조
지난 2004년 12월 29일 건국 이후 처음으로 국어와 한글 사용에 관한 통일법인 국어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국어기본법은 대한민국의 국어이자 공용어는 한국어이며, 한글은 국어를 표기하는 우리의 고유문자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국어기본법에서는 전문가들이 맞춤법, 용례 등 국어와 관련된 상담을 해 주는 국어상담소를 국어 관련기관이나 학교 따위에 설치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 국어기본법의 규정에 따라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11곳의 국어상담소가 생겼다. 이어 이 국어상담소들의 연합체인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가 지난 1월 31일 결성됐다.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는 초대 회장에 남영신 국어문화운동 회장을 선출하고 박창원 이화여대 국어상담소장, 백두현 경북대 국어상담소 교육부장, KBS 지영서 국어상담소장을 부회장으로 선출했다.

현재 국어상담소는 아직 여건이 열악한 상태로 어렵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상담소의 소장과 상담사들은 그럼에도 뭔가 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7일 늦은 3시 30분부터 전국국어상담소 소장들과 국립국어원 임직원들이 국립국어원 세미나실에서 모여 임시총회를 열고 올해의 사업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것이다.

오늘 임시총회에서는 남영신 회장의 인사말과 부회장단의 소개에 이어 국립국어원 이상규 원장의 격려사가 있었다. 이상규 원장은 "취임 직후 가장 관심 있었던 부분이 국어상담소였다. 앞으로 국어원은 국어상담소의 발전을 위해 정부에서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하여 국어 상담소가 자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지방 정부와의 연계가 만들어 나가고, 4~5월경엔 국어 책임관을 조직하여 국어 상담소에 대한 이해와 협력 관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논의는 그동안 회장단에서 준비한 것으로 옮아갔다. 경북대학교 국어상담소와 전남대학교 국어상담소가 준비해온 자료를 토대로 논의했다.

먼저,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 부회장이며, 경북대학교 국어상담소 교육부장인 백두현 교수가 준비한 '우리말 겨루기 대회’이다. 백 교수는 이 대회의 목적으로 신세대들의 모국어 사랑과 관심을 고취하고, 세계화에 편승한 우리말 경시 풍조를 혁신하며, 한국어의 세계화와 한류의 지속하에 기여한다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외국의 사례로 프랑스의 '황금사전(Les Dicos d'or)'이란 전국 철자법 대회와 미국의 '스펠링 비(spelling bee)'란 영어 철자 경시대회를 제시했다.

▲ 임시총회를 한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 상담소장들과 국립국어원 임직원들
ⓒ 김영조
‘우리말 겨루기 대회’는 초·중·고등학생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여 지역 예선과 전국 결선을 치르고 결선은 한국방송과 연계하여 '골든벨'의 한글날 특집으로 방영되도록 한다고 제시했다. 그리고 문제 영역은 고유어, 순화어 따위의 어휘력, 한글 맞춤법, 외래어 표기법 등 어문규정, 호칭어, 인사말 따위의 언어예절을 들었다.

이에 토론에 나선 상담소장들은 "말글 실력보다는 우리얼을 살리는 쪽으로 가야 한다, 문제 출제의 난이도 등이 중요하다, 한국방송 우리말 겨루기 팀에서 국어원과 함께하고 있는데, 이 사업과 중복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등의 지적을 해주었다.

이어서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 부회장이며, 전남대 국어상담소장인 서상준 교수가 준비한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가 주제로 올랐다. 토론대회의 목적으로는 대학생들의 비판적, 창의적 사고와 논리적 판단 능력을 함앙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통찰할 수 있는 주체적 인식 능력을 기르며, 국어 발전과 국어문화의 창조에 이바지함을 제시했다.

역시 지역 대회와 중앙 대회를 열며, 한국방송과 공동으로 주관하여 치르도록 하고, 토론 주제의 예로 "사형제도, 폐지해야 한다", "인간 배아 복제, 허용해야 한다" 따위를 들었다. 그리고 숙대 의사소통센터의 토론 대회가 참고할 수 있음과 전남대에서 치른 경험이 두 번 있다고 말한다.

이에 역시 토론자들이 의견들을 말했다.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논의하는 것이 좋다", "방송국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일을 진척한 다음 접근해도 방송국과 연계가 잘 될 수도 있을 듯, 우리말 겨루기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부모님과 짝을 이뤄 하는 것도 좋다", "표준어뿐만 아니라 방언이나 고어 등도 대상으로 하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그리고 결국, 한 가지 주제는 필수로 하고, 한가지는 상담소의 사정에 따른 선택으로 결론지었는데 구체적인 것은 소위원회에 일임하기로 했다. 또 소위원회에서 2개 안을 가지고 진행하고, 어느 시점에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으며, 소위원회는 기획안을 낸 전남대와 경북대 그리고 회장단 등 5명으로 구성하기로 정했다.

마지막으로 국립국어원 국어진흥부 최혜원 학예사는 적극적으로 국어상담소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달라는 주문을 하며, 국립국어원도 이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오늘 참석한 국어상담소 소장들은 우리말글을 살리려는 의지를 가지고 국어상담소를 하는 사람들이어선지 큰 열의와 화기애애한 진행은 모범적이란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들의 노력에 우리 사회의 말글생활이 한층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리란 기대를 해본다.

전국 국어상담소 현황

1. 경북대학교 국어상담소(대구, 소장 홍사만)
2. 경상대학교 국어상담소(진주, 소장 김용석)
3. 국어단체연합 국어상담소(서울, 소장 남영신)
4. 동아대학교 국어상담소(부산, 소장 하치근)
5. 상명대학교 국어상담소(천안, 소장 구현정)
6. 영남대학교 국어상담소(대구, 소장 서종학)
7. 이화여자대학교 국어상담소(서울, 소장 박창원)
8. 전남대학교 국어상담소(광주, 소장 서상준)
9. 청주대학교 국어상담소(청주, 소장 김희숙)
10. 충북대학교 국어상담소(청주, 소장 조항범)
11. 한국방송 국어상담소(서울, 소장 지영서)

덧붙이는 글 | 시골아이 고향(www.sigoli.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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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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