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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3월 1일은 경상남도 양산시가 양산군에서 도농복합형태의 시로 승격한 날이다. 양산군을 양산시로 승격한다는 정부안이 확정된 것은 1995년 11월 10일에 가진 국무회의에서다.

이 소식이 양산 전역에 전해지자 당시의 양산군민들과 지역상공인들은 시승격이 양산이라는 지방자치단체의 위상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며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시가지 곳곳에는 대형 아치가 세워지고 축하 플래카드가 펄럭였다. 또 하늘에는 오색빛깔의 애드벌룬이 떠올랐다.

상전벽해-양산 10년

그로부터 10년-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던가. 하지만 양산의 지난 십년은 단순히 '변했다'는 말로는 실감이 나지 않을 만큼 실로 눈부신 변화가 일어났다.

10년 전만 해도 기름진 알곡을 생산하던 수백만 평의 황금 들판에는 아파트 숲이 조성되고, 그 옛날의 오솔길이 가로세로 쭉쭉 뻗은 아스팔트 대로로 바뀌었으니,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옛말이 무색하다.

▲ 지난날 기름진 알곡을 생산하던 수백만평의 황금들판에는 아파트 숲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위는 1994년의 양산시 신도시 부근, 아래는 오늘의 신도시.
ⓒ 양산시민신문
1970년대 이후 정부의 지방공업 육성시책으로 군내에 지방공단이 조성되면서 양산은 1990년대 중반에 이미 1천여 개 업체에 6만여 명의 노동자가 종사하는 동부 경남의 신흥공업도시로 급성장해 도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양산군은 통합시인 통영이나 밀양 거제에 비해 시세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었던 터라 1996년 3월 1일의 시 승격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었다.

인구는 16만 명이 넘어 통영과 밀양의 14만 명이나 거제의 15만 명보다 많았고, 등록된 기업체 수도 통영과 밀양의 1백47개, 거제의 65개보다 훨씬 많은 1천34개에 이르고 있었다.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자체수입도 통영과 밀양의 2백53억 원, 거제의 4백18억 원보다 많은 7백95억 2천만 원이었고 재정자립도는 통영 32.6%, 밀양 22%, 거제 36.8%와 비교가 안 되는 74.9%였다.

터전 다진 10년, 용솟음칠 10년

양산시는 2006년 3월 1일, 시 승격 10돌에 맞춰 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 참여의식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12월 말까지 시민을 대상으로 캐치프레이즈 및 로고를 공모하는 등 <시 승격 10주년 기념 '시민화합대축제'>를 차근차근 준비했다.

▲ 기념 로고 공모 당선작
ⓒ 양산시
공모작품은 총 68개의 작품(로고 6점, 캐치프레이즈 62점)이 출품되었는데 전문가와 시민대표 등 10명으로 구성된 심사단의 심사를 거쳐 지난달 10일, 로고당선작은 10이라는 숫자의 점층적 이미지를 이용, 발전해온 양산시를 표현한 이효순(38ㆍ중부동)씨의 작품을, 캐치프레이즈 당선작은 배성애(45ㆍ북부동)씨의 '10년 다진 터전 위에 웅비하는 양산의 미래'를 선정했다.

어느새 시 승격 10돌을 맞은 양산은 이제 경남의 변방이 아니라 경상남도 동남권의 지형을 바꾸어 놓은 어엿한 경남의 주역으로 변모했다. 이와 같은 변모의 중심에는 양산신도시조성이라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있다. 중부동, 남부동, 교동, 물금읍 동면 일대 총 323만 평에 총 5만여 가구 14만여 명이 거주하게 될 양산신도시는 부산의 '분당'으로 불리는 한강 이남에선 최대 규모의 계획 신도시다.

특히 양산 신도시 조성대상부지 중 제2, 3단계 지역의 중앙부분 34만여 평에 들어서는 부산대 제2캠퍼스는 양산의 도시브랜드를 한껏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돼 시민들의 가슴을 부풀게 하고 있다.

'자손 대대로 살고 싶은 양산' 꿈

오는 2008년까지 2971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500병 상 규모의 제2대학병원이 들어서고 2011년까지는 34만 평의 부지에 5900억 원이 투입돼 1만여 명의 학생을 수용하는 교육시설과 실버산학단지, 예술관, 체육관 등 부대시설이 조성된다.

또 이와는 별도로 어린이병원도 세워지는데 이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이은 두 번째의 어린이전문병원이라는 점에서 양산의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이렇듯 부산대 제2캠퍼스가 완공되면 신도시 전체가 교육도시, 문화도시, 복지도시 그리고 기술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됨으로써 양산이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도시, 즉 이상적인 아카데미 폴리스가 된다.

▲ 2004년 9월 15일 오후 4시 신도시 부산대 캠퍼스 건설 현장에서 오근섭 양산시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제2캠퍼스 조성 첫 번째 사업인 의과대학과 치과대학 건물 착공식 발파 단추를 누르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양산의 교통여건도 대폭 개선된다. 국도 35호선과 지방도 1077호선 등이 확장되고 2001년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부산지하철 2호선 연장선의 4개역(증산역, 석산역, 중부역, 남부역)이 신도시에 들어선다. 그런가 하면 부산지하철 1호선의 종착역인 부산 노포동역에서 양산 동면과 시가지를 거쳐 현재 공사 중인 지하철 2호선의 양산연장선 중부역과 연계하는 총 9.2㎞ 구간의 지하철 건설사업도 조심스레 검토하고 있다.

또 스키장 리프트처럼 승객이 기다리지 않고 승강장에서 바로 탑승할 수 있는 순환철도인 '노 웨이트 트랜짓'도 2009년 2월까지 들어설 전망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36명이 탈 수 있는 객차가 부산대 양산캠퍼스~부산대병원~신도시 중심상업지역~부산 지하철 2호선 증산역과 석산역 구간 총연장 6.3㎞정도를 순환하게 된다.

물금신도시에 조성할 물을 주제로 하는 대규모 근린공원인 가칭 '워터파크'도 양산의 도시브랜드를 한 단계 끌어올리게 될 것이다. 워터파크는 신도시 지구계 북단에 있어 구시가지 및 신도시 1, 2단계 지역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양산천 수변공원, 춘추공원, 종합운동장, 중부역사, 인도교 등 주변 공원시설과 어우러져 시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워터파크는 양산천 일대에 홍수가 발생할 경우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류 기능을 갖춰 신도시의 수해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 한송예술인촌 조성 ▲ 신기ㆍ북정고분군 공원화 및 고향의 봄 동산 조성 ▲ 웅상문화복지센터 건립 ▲ 대운산자연휴양림 조성 ▲ 천성산해맞이공원 조성 등을 통해 '자손 대대로 살고 싶은 양산'의 이상을 실현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원대한 꿈과 희망이 차질 없이 이루어지면 오는 2020년에는 양산이 ▲ 살고 싶은 쾌적한 전원도시 ▲ 푸르고 맑은 친환경도시 ▲ 격조 높은 문화ㆍ관광ㆍ교육도시 ▲ 경쟁력 있는 첨단산업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때 양산의 인구는 57만 명, GRP(지역총생산)는 3조 8천5백억 원(1인당 약 4만 불), 기업체 수는 2,000여 업체가 된다.

또 도로율은 도시 전체 면적의 30%, 도시공원은 350개소, 문화시설 24개소, 복지시설 280개소가 되며 주택보급률과 상하수도 보급률은 100%가 된다. 대학이 4개, 중고교가 56개교로 늘어남으로써 교육여건도 크게 좋아진다.

시민축제 한마당, 마당놀이 공연 등 기념행사 '풍성'

마침내 3월 1일, 이날 치러진 <시승격 10주년 기념 '시민화합대축제'>는 지난 10년 동안 다져놓은 터전위에 용솟음치게 될 양산의 미래상을 그려보는 자리였다.

기념축제는 오전 7시 각 읍ㆍ면ㆍ동에서 벌어진 건강달리기 및 걷기대회로부터 시작됐다. 이어서 오전 10시 북부동 롯데리아 앞 쌈지공원에서 3.1만세 재현행사가 펼쳐져 축제에 들뜬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발걸음을 붙들었다.

300여명의 시민들이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기리고, 희망찬 양산의 미래를 꿈꾸며 손에 손에 태극기를 들고 목청껏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이 행사는 천성라이온스가 시승격 10주년과 3.1절 87주년을 기념해 마련했다.

▲ 시승격 10주년과 87주년 3.1절을 맞아 시민들이 3.1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오후 2시 봄을 맞아 새롭게 단장한 시청 현판식과 10주년 기념식수 행사에 이어 열린 시승격 10주년 기념 축하음악회에는 양산출신의 성악가인 태너 엄정행(경희대 교수)씨와 가수 안치환씨가 한 무대에 서 양산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오후 5시에는 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민족문화예술단 우금치의 효(孝) 마당극 <쪽빛 황혼>이 무료로 공연되었고, 오후 7시에는 실내체육관에서 장윤정, 조항조, 한서경 등 인기가수가 초청된 가운데 시민노래자랑을 곁들인 시민 축제 한마당 행사를 했다.

이날 하루 실내체육관 복도에는 시 승격 10주년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사진전시회와 시의 각종 통계자료 전시회도 마련되었고, 또 양산이 시로 승격한 지난 1996년 3월에 태어난 지역 내 거주 어린이를 대상으로 1일 하루 동안 관내 주요 관광지와 공공시설, 문화유적을 둘러보는 어린이 팸투어도 가졌다.

▲ 1일 저녁 7시에 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시민축제한마당’
ⓒ 양산시민신문
한편 오근섭 시장은 시승격 10년을 맞아 시민들에게 "지금은 치열한 경쟁의 시대이자 지방분권의 시대로 한시라도 현실에 안주해서는 그만큼 뒤처지게 될 것"이라며 "양산이 전국 최고 수준의 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23만 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번 축제는 2~4일,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개봉 45일 만에 1천만 명 관객 돌파의 대기록을 세운 영화 <왕의 남자> 상영과 5일 오후 3시와 7시, 양산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갖는 인기 마당놀이 '마포 황부자' 공연으로 대단원의 막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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