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오마이뉴스 남소연
황우석(사진) 서울대 교수가 대기업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민간 후원금을 주식 투자와 정치인 후원금으로 사용했다면 위법일까, 아닐까?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연구비 집행내용 등에 대해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감사원이 고민에 빠졌다. 감사원은 지난 16일부터 약 2주일 동안 감사를 벌여 황우석 교수의 민간 후원금 상당액이 부적절하게 사용된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현재 황 교수에 대한 민간 후원금의 부적절한 집행에 대해 어디까지 법의 잣대를 들이댈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감사원이 지금까지 밝혀낸 황우석 교수의 민간 후원금 규모는 총 102억8000만원에 이른다. 이 금액은 포스코가 석좌교수 급여로 지원한 6억원, 황우석 후원회 33억원, 삼성과 SK 등 기업 후원금 61억원, 관악구 후원회 2억8000만원을 합친 것이다.

감사원은 이 가운데 황우석 후원회와 포스코 후원금을 제외한 63억8000만원이 사단법인 신산업전략연구원 계좌를 통해 관리된 사실을 확인했다. 정확한 규모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 자금 중 상당액이 주식 투자와 정치원 후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연구원 계좌에 남아 있는 후원금의 잔액은 3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공인회계사는 "민간 기업이 황우석 교수를 후원한 건 개인 비자금이 아닌 공익 연구를 위한 것이 아닌가, 연구가 아닌 개인 이득을 위해 후원금이 사용됐다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황 교수가 거액의 민간 후원금을 서울대가 아닌 외부 사단법인을 통해 관리한 것은 감사원의 감사를 피할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신산업전략연구원의 원장은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가 맡고 있다. 황 교수는 지난 2002년 자신의 땅 1만1000평을 이 연구원에 기부했다. 또 황 교수 개인 자금을 관리한 여직원 K씨도 이 연구원 직원이었다. 그만큼 황 교수와 신산업전략연구원의 관계는 돈독하다.

황우석 교수는 국립 서울대학교 교수로서 공무원 신분이다. 따라서 황 교수의 민간 후원금은 공익 연구를 위해서 국가 공무원에게 주어진 '공금'으로 볼 수도 있다.

황 교수에 대한 감사를 맡은 박의명 감사원 전략감사본부 심의관도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황 교수는 서울대 교수로서 공직자에 해당된다"며 "민간 후원금도 공익 연구에 사용하라고 준 것이기 때문에 정당한 집행 및 정산이 이뤄졌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간 후원금 모두를 감사 대상인 공금으로만 바라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감사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황 교수는 분명 공무원 신분이다, 그러나 민간에서 '공무원 황우석'이 아닌 일반 '자연인 황우석'에게 준 후원금까지 감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감사원은 황우석 교수와 서울대에 대한 현장 감사를 모두 끝냈다. 다만, 민간 후원금 사용내역 중 일부 불분명한 것이 있어 금주 중 황 교수를 다시 불러 조사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감사원은 1~2주 안에 자료 검토를 마치고 감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감사원이 '공무원 황우석'과 '자연인 황우석'에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