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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이 5일 황우석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황우석 사태와 관련) 막연한 분위기로 책임을 묻는 일이 없도록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구체적이고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책임을 물어나가는 행정풍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확실한 근거가 없는 한 여론몰이식 인책론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결국 황우석 사태와 관련 인책론이 제기되고 있는 김병준 정책실장과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의 경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로 들린다.

"막연히 책임 물어서는 안 된다"

노 대통령은 "그냥 사전부터 '너 책임이지' 하며 서로를 쳐다보는 분위기보다는 사실와 증거에 근거해서 책임있는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동안 정부의 책임을 묻는 몇번의 계기에서 저는 이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앞으로 조사결과가 나오면 꼭 과학계 외에서도 책임을 져야할 분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러나 그 책임도 좀 과학적으로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책임이 있는 사람은 책임을 지게 하되 그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 막연하게 죄인이 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계속 연구에 전념하고 몰두할 수 있도록 격려해 달라"며 "책임없는 사람들이 다시 한번 용기를 가다듬어서 연구에 집중하고 몰두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한번 밀어주자"고 당부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미국이 9·11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데 매우 인색했는데 그것이 옳은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렇게 한 데는 그 나름대로 깊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도 좀더 차분하게 운영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많은 젊은 과학자들이 열정과 희망을 가지고 연구에 참여했을 텐데 그 중에는 일부 책임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일부는 그냥 열심히 (연구)한 죄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국민들의 시선은 어디까지가 긴지도 모르고 생명공학계 전체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그분들의 연구에 대한 국민적 지원 분위기라든지 지원을 하는 정부 책임자들도 그 분야(BT)에서 주춤해질 수 있다"며 "그것을 통해 이 분야 주변영역에 일하던 사람들의 사기까지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누구나 홍역 걸리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기가 홍역을 하면 기뻐한다"며 "이번의 불행한 일도 우리가 홍역앓는 일처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 우리의 과학기술이 발달해 가는 데 좋은 밑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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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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