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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 분쟁이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14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의 회장 알렉세이 밀레르가 가스 가격을 기존의 50달러(1천㎥당)에서 유럽공급 가격인 230달러로 가격을 대폭 인상한 후 양국간의 가스분쟁이 지금까지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알렉세이 밀레르 회장은 지난 30일 가격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1월 1일 오전 10시(모스크바 시간)부터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것임을 재차 밝히며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있다.

가스 공급 중단시 우크라이나 경제의 중심인 중공업 피해의 심각성은 물론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 또한 거세져 오렌지혁명 이후 다시 한번 우크라이나 정부의 최대 위기 사태가 오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

러시아 TV, 1월 1일 가스중단 생중계 계획

러시아 TV 방송들은 양국간 외교사상 최악의 사태를 일으키게 될 우크라이나 가스공급 중단 모습을 생중계할 계획이라고 러시아 언론들은 밝혔다.

한편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30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 긴급 전보를 통해 모스크바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국간의 가스분쟁해결 회담에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1월 1일로 예정되어 있는 가스 중단을 10일로 연기해달라고 제안했다고 BBC 러시아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230달러를 주장하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1일 TV방송을 통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이며, 80달러가 적당하다고 밝혔다.

"최후통첩도 정치적, 경제적 압박도 필요없다. 이번 사태가 러시아의 압박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양국간의 관계를 마비시킬 뿐이다"라고 유셴코 대통령은 덧붙였다.

한편 유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이 중단된다면,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 가스 공급 물량 중 15%를 사용할 것이라고 러시아 측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유리 에하누롭 우크라이나 총리는 지난 24일 흑해연안 세바스토폴에 위치한 러시아 함대의 부대 사용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남 일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양국간의 가스분쟁은 러시아 인접 국가들과 동유럽은 물론 서유럽 국가들마저 직접, 간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러시아에 대한 가스의존도가 높다.

가즈프롬은?

가즈프롬은 러시아 최대 국영가스업체로 시가총액, 매출액, 순이익 분야에서 러시아 최고의 기업이다. 지난해 9767억 루블(약 345억 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하였고, 순이익만 2056억 루블(약 72억 달러)이다. 러시아 경제전문지 <피난스>는 유럽수출의 증가와 수출가스가격의 상승에 힘입어 2003년 대비 매출액은 무려 19%가 늘었고, 순이익은 29%의 폭발적인 증가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가즈프롬 사이트 http://www.gazprom.ru(영문) 참고
러시아에 인접한 발트해 연안 국가 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 등은 러시아산 가스의 수입비중이 100%이고, 슬로베키아ㆍ폴란드ㆍ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도 70-8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프랑스는 25%를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산 가스의 수입비중이 비교적 적은 영국도 1년 안에 2배 이상 수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BBC 러시아 인터넷판은 밝혔다.

이제 가스공급중단 D-데이는 하루 남았다. 극적인 양국간의 타결인가? 아니면 최악의 시나리오인 가스공급 중단인가? 러시아 정부는 이제 세계 에너지 강국으로 떠오르며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 이번엔 우크라이나다. 하지만 다음은?

러시아 인접 국가는 물론 서유럽 국가들도 러시아 가스에 의존하는 한, 이번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쳐다볼 수 없다. 구소련 시절과 같은 핵무기 시대는 갔다. 이제 러시아의 에너지무기 시대가 도래했다. 한국도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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