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세계줄기세포허브 사무실이 오가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이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논문 조작으로 위기에 처한 세계줄기세포허브(이하 허브)가 29일 체세포를 제공하거나 환자 등록을 마친 2만여 난치병 환자들에게 사과 메일을 보냈다.

줄기세포허브 측은 성상철 서울대병원장과 임정기 세계줄기세포허브 직무대행 명의로 발송된 이메일을 통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2005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황우석 교수팀의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논문이 조작되었다는 서울대학교의 조사결과를 접하고 저희는 실로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결과적으로 실망을 안겨드리게 되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허브는 "줄기세포연구 영역은 미래 생명과학 분야의 핵심 중의 하나이기에 세계는 지금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미 허브 측은 성과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대신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나 성체줄기세포에 연구의 비중을 높일 방침임을 우회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허브 측은 환자 및 가족에게도 "허락해 주신다면 지금까지 접수된 자료를 소중히 관리하여 향후 줄기세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며 지속적인 협조와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사과 이메일을 확인한 한 환자 가족은 "논문이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공식 메일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접하니 아쉬움이 적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다음은 세계줄기세포허브 측이 환자 및 환자 가족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이다.

세계줄기세포허브에 접수해 주신 환자 및 가족 여러분께

먼저 세계줄기세포허브에 접수해 주신 환자 및 가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과 함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희귀·난치병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연구를 목적으로 지난 10월 19일 세계줄기세포허브를 개소하였습니다. 11월 1일부터는 척수손상환자 및 파킨슨씨병 환자를 대상으로 접수를 시작하여 2만 여명의 환자께서 접수를 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2005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황우석 교수팀의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논문이 조작되었다는 서울대학교의 조사결과를 접하고 저희는 실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결과적으로 실망을 안겨드리게 되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줄기세포연구 영역은 미래 생명과학 분야의 핵심 중의 하나이기에 세계는 지금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대학교병원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인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환자 및 가족 여러분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지금까지 접수된 자료를 소중히 관리하여 향후 줄기세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근대의학의 출범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서울대학교병원이 국가중앙병원의 소임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 여러분의 사랑과 특히 환자 및 가족 여러분의 전폭적인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이 있는 사람만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고, 믿음이 있는 사람만이 그 결실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국민의 건강증진과 의학발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자 하오니 변함없는 지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환자 및 가족여러분. 비록 지금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지만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여러분과 어려움을 함께하는 따뜻한 동반자가 될 것을 거듭 약속드립니다. 새해에는 건강을 회복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 12.

서울대학교병원장 성상철
서울대학교병원 세계줄기세포허브소장 직무대행 임정기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