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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정부가 27일 공포할 예정이다. 이어 '헌법포럼'의 상임대표인 이석연 변호사는 28일 사학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사학법 개정안의 최대 쟁점인 개방형 이사제의 위헌 논란과 관련한 송병춘 변호사의 기고를 게재한다. <편집자주>
▲ 16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사학법 강행처리 무효 대규모 장외집회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등이 사학법 반대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우리 사립학교법은 본래 법인만이 학교(초·중·고·대학)를 설치·경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의 재산을 출연하여 법인을 만들고 법인을 통하여서만 학교를 경영할 수 있다.

이렇게 법인만이 학교를 설치․경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학교경영의 안정성과 영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교육외적인 부당한 지배와 간섭으로부터 교육의 자주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법인의 기관인 이사회에 설립자 이외의 인사들이 참여할 것을 예정하고 있다.

학교법인의 재산은 설립자의 사유재산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학교법인에 재산을 출연하지 않은 자가 법인의 이사를 추천하도록 한 것은 결국 재산 출연자의 경영권을 침해하거나 설립자의 건학이념 구현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소유권 존중, 사적자치, 자기책임의 원칙은 근대민법의 3대 원칙으로서 자유시장경제체제 내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근대민법은 또한 공공복리,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을 최고의 지도원리로 하고 있으며, 공공복리의 관점에서 소유권 및 사적자치의 원리는 제한을 받는다. 우리 헌법도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더욱이 자연인과는 달리 법인의 권리능력은 법률에 의해 더 크게 제한될 수 있는데, 민법 제34조는 '법인은 법률의 규정에 좇아 정관으로 정한 목적의 범위 내에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법인의 권리능력을 제한하는 규정은 민법이나 상법 등에서도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학교법인의 권리능력 역시 사립학교법 등에 의해 제한을 받는데, 이사회의 구성이나 의사결정 방법 등에 대한 규정이 바로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학교법인의 재산은 그 재산출연자가 교육 목적에 기여하기 위해 법인에 기부한 재산이라는 점에서 설립자의 사유재산이 아님은 물론이다. 다만 설립자는 법인의 이사로서 학교 경영에 참여할 수 있으며, 특히 사립학교는 국가가 아니라 사인이 설립한 학교이므로 교육의 다양성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설립자의 독자적인 교육이념이나 교육방침에 따라 개성 있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사립학교법 제1조는 '이 법은 사립학교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규정은 설립자의 배타적․독점적 경영권을 보장하는 규정이 아니다.

비록 설립 주체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사법인이라는 특수성은 있지만, 사립학교 역시 공교육을 수행하는 '학교'로서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학습권)의 실질적인 보장을 위해, 그리고 교원의 전문성과 교육의 자주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소유권에서 유래하는 설립자 내지 재산출연자의 경영권은 일정하게 제한을 받는다.

또한 법인 이사회에 외부인이 참여하는 것은 설립자의 건학이념 구현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건학이념이 설립자의 독선이나 편견이 아니라면 보편적인 교육이념 내지 교육원리에 합치되어야 하며, 이를 담보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개방적인 이사회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학교법인에 재산을 출연한 자가 특정 개인이 아닌 경우가 많으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학교법인의 재산형성(단순히 운영비보조 정도가 아니라 교육용재산 등의 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재산출연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국민이 그러한 공적 재산의 출연을 근거로 하여 학교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학교는 학문과 교수-학습의 공동체

학부모와 학생들 역시 등록금의 일부가 적립되어 학교법인의 교육용재산 취득에 사용되고 있음을 근거로 하여 학교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교원들이 이사 추천에 관여하는 것에 대해 극단적인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본래 교육은 학습의 주체인 학생과, 자녀의 인간적 성장과 행복을 책임지는 부모와, 학생들의 개성과 발달의 법칙성에 맞게 교육내용을 전문적으로 결정하는 교사의 상호협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자율적인 학교관리체계로서의 교육자치 내지 학교자치를 요구하며, 단위학교가 교육에 관한 자주적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학교는 학문과 교수-학습의 공동체라는 점에서 학교 구성원이 이사의 추천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학교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지역사회의 후원이 학교의 발전에 필요불가결하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인사들까지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가 개방형 이사를 추천할 당위성이 있다고 본다.

과거 권위주의 통치 하에서는 권력적․관료적 통제가 주로 작동하여 왔던 것도 사실인데, 임원취임승인 및 취소, 정관에 대한 관할청의 인가, 관선이사의 파견 등이 그러한 예이다. 그러나 개방형이사제는 학교의 민주적 운영, 투명한 경영을 가능케 함으로써 오히려 관료적 규제와 간섭의 여지를 줄이고,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송병춘 변호사
결론적으로 개방형이사제는 사적자치의 원리 내지 사학법인의 권리능력을 새롭게 제한한 것이지만, 사립학교 운영의 민주성, 투명성을 제고함으로써 그 자주성을 더 크게 보장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개방형 이사의 수를 4분의 1로 제한하여 이사회의 의결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였고, 복수 추천된 이사 후보를 최종적으로 이사회가 선임하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설립자 내지 재산 출연자의 경영권을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제한한 것이므로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 내지 비례의 원칙에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송병춘 변호사는 사시 43회로, 현재 대한교육법학회 감사이자 민변 교육위원회 준비모임 간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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