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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영화를 본다. 그러나 누구나 영화에 대해 글을 쓰지는 않는다. 이번에 만나볼 뉴스게릴라는 경북대 노어노문학과 교수인 김규종 기자. 평소 인문학 책 소개와 영화평을 기사로 올리던 그가 지난 4월 그동안 써 온 영화평을 모아 책을 냈다. <문학교수, 영화 속으로 들어가다>가 바로 그것.

인문학도인 그의 시선으로 읽어내는 영화는 때로 생소하고 낯설다. 그러나 읽다보면 색다른 맛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가 재직중인 경북대를 찾아 그와 영화의 인연에 대해 들어보았다.

▲ 김규종 기자는 경북대 인문대학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 심은식
인문학자로서의 영화보기

우선 인문학도인 그가 어떻게 영화평을 그렇게 꾸준히 쓸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지역에 문화 예술을 다루는 모임이 있었어요. 거기서 영화를 함께 보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겁니다. 컴맹이라 오마이뉴스에는 지난 2003년 봄에나 기자회원으로 등록해 기사를 올리기 시작했죠."

▲ <문학교수, 영화속으로 들어가다>
ⓒ 경북대학교 출판부
그의 영화보기는 앞서 말했듯 기존의 영화리뷰와는 다르다. 기존의 영화리뷰가 전체 영화계의 흐름이나 작품과 사회의 구조적 관계에 대한 비평적 시선에서 이루어진다면 김규종 기자의 영화평은 사적이면서 사회에 대한 인문학적 이상이 스며있다. 이는 책을 엮으며 쓴 머리말에서도 밝힌 바 있다.

'나는 덧붙이는 글을 통하여 세상에 던지고 싶거나 주장하고 싶은 생각들을 피력하기도 하였다.(중략) 영화평을 통하여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내지르고 싶은 생각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다.'

때문에 가끔은 지나치게 개인적인 감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 개인적인 시선은 다양성의 한 측면이고 좀더 의미를 부여하자면 기존의 영화비평에서 다뤄지지 않는 '숨은 가치 찾기'일 수도 있다.

▲ 오늘은 <파이란>을 보면서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생각해 볼 계획이라고.
ⓒ 심은식
다소 무뚝뚝해 보이는 첫인상이었지만 일단 영화 얘기가 나오자 그는 열정적으로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작품들을 말해주었다. 영화에 관심을 갖는데 가장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마지막 황제>. 보스니아 내전을 다루며 삶에 대한 전면적 통찰을 보여주었던 <비오기 전(before the rain)>에서 구로사와 아키라의 <가케무샤>까지. 그는 영화 속의 세계와 현실을 비교하며 사회와 개인이 어떻게 얽혀있는지 말해주었다.

그에게 영화는 무엇일까? 그는 왜 영화에 집중하는 걸까?

"영화는 우리들의 오감을 작동시킵니다. 관객 모두는 영화를 통해 동시에 같은 체험을 하게 되는데 이는 가장 극단적인 간접체험입니다. 영화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 역사 속에서 처해지는 개인의 운명 등을 다룹니다. 가상의 체험이긴 하지만 일상 속에 깊이 들어와 삶과 행동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죠."

혁명가가 되고 싶다

때문에 그가 주목하는 영화는 역사물이거나 사회적 주제를 다룬 드라마가 주를 이룬다. 그의 이런 관심과 노력은 영화평을 쓰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대학 내의 평생교육원 명예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함께 영화를 보면서 강의를 하고 있다.

▲ 20대에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는 김규종 기자
ⓒ 심은식
"그분들은 제가 사회적인 주제를 가지고 강의를 하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을 하세요. 그러나 영화를 통해서 그분들이 살아오신 시대의 이면을 보여드리면 조금씩 수긍하기도 합니다. 물론 여전히 충돌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죠.

그러고 보면 그 분들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것, 자신이 보고 살아온 것만을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기 싫고 듣기 싫어하는 것 속에 많은 진실과 교훈이 있는데 말입니다. 영화를 함께 보면서 세상에 다양한 시각과 관점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김규종 기자는 자신의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 문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영화의 '어떻게'와 '무엇'에 다가선다. 영화를 보면서 그는 늘 영화감독들이 어떤 형식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찾기 위해 애쓴다고 한다. 더불어 기회가 된다면 직접 영화제작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한다.

20대에는 시인이 되고 싶었고 나중에는 혁명가가 되고 싶다는 그. 앞으로도 영화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그의 건필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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