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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창남
2005년이 저물어간다. 과연 올 한 해 동안 만화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지난 1월, 스타만화가인 이현세씨가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대중성을 겸비한 그가 만화가협회장이 되면서 만화계로 향하는 사회적 주목도는 어느 정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2005년 만화계는 크게 세 가지 사건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가들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과 포털만화, 학습만화의 호조 그리고 만화 쿼터제 문제다.

지난 4월 고우영씨가 타계한 것을 비롯, 박봉성, 안수길씨 등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했다. 특히 안수길씨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그 안타까움을 더했다.

두 번째는 만화대본소 문화의 침체와 웹툰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만화의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점이다. 그동안 웹툰 하면 가벼운 만화나 ‘광수생각’ 류의 만화가 많았는데 양영순, 강도하를 비롯한 실력 있는 작가들의 참여로 그림과 글 모두 상당히 진보했다.

이런 현상은 2006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기존 만화계에서 활동하는 작가들도 온라인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경쟁이 더울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온라인에서 많은 인기를 모은 작품들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온라인 만화의 성장은 침체된 만화계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보인다.

▲ <오마이뉴스>에 연재되고 있는 만화들
ⓒ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에도 여타 포털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만화가 연재되고 있다. 소시민의 얘기를 정감 있게 풀어냈던 이화성씨의 <꽃분엄마의 서울살이>, 오영진씨의 <신(新) 북한기행>, 김현근씨의 <당그니의 일본표류기>, 강인춘씨의 <우리 부부야? 웬수야?>, 정경아씨의 <위안부 리포트> 등 사회성이 있거나 삶을 주제로 하며 기존만화들과 차별성을 뒀다.

학습만화는 올해에도 그 열풍을 이어갔는데 <마법천자문> <곤충세계에서 살아남기>가 그 중심에 있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주간만화잡지인 코믹챔프가 격주간으로 바뀌면서 주간만화잡지 시대가 사라졌다. 그동안 만화잡지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만화 관계자들의 얘기였는데 그걸 뒷받침이라도 하듯 주간지는 격주간으로, 격주간지는 월간으로 다소 급작스런 발행주기 전환이 이루어졌다. 페이지수를 늘린다고는 하지만 만화잡지의 마지막 몸부림으로 보인다.

만화 데이터베이스 마니와 만화규장각이 가을 개편을 통해 ‘만화규장각’(www.mani.co.kr)이란 이름으로 통합을 단행했다. 본격적으로 불이 붙진 않았지만 만화계의 뜨거운 감자로는 해외 만화 출판 비중을 제한하는 ‘출판 쿼터제’를 들 수 있다.

모든 만화전문 출판사는 해외 만화가 전체 만화 출판의 40%를 넘을 수 없다. 단, 1년에 30권 미만을 내는 출판사는 쿼터제 적용 예외로 한다. 해외 만화가 전체 만화 출판의 40%를 넘을 경우 1%에 100만원의 과징금을 부담한다. 해외 만화가 전체 만화 출판의 30%가 넘는 출판사들은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고, 각종 정부 주도의 시상제도 및 지원제도에 참여할 수 없다.

만화 쿼터제 주요 내용인데 이는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이 앞장서고 있다. 민 의원은 의식 있는 만화 작가 배출의 요람으로 기억되는 만화잡지 ‘월간 만화광장’의 편집장 출신이기도 하다. 쿼터제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가 만만치 않다. 반대하는 쪽은 쿼터제가 오히려 시장만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을 거라고 주장하고 찬성하는 쪽은 한국만화를 늘려라가 아니라 일본만화를 줄이라는 것이라고 맞선다. 그렇지만 만화계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

2005년 만화계는 온라인 만화의 강세 속에 오프라인 만화의 약세 또한 지속됐고, 학습만화 활황으로 인해 각종 만화기획사가 범람한 것도 특징이다. 만화계에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는 학습만화 시장이 무분별한 물량 공세로 침체되지 않을까 조심스런 걱정을 하며 2006년에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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