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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저녁 카레덮밥 어때요?
ⓒ 이종찬
색다른 맛과 영양가 선물하는 카레덮밥

춥다. 올 12월은 그 어느 해 겨울보다 더욱 춥다. 내수 경기 부진에 따른 불황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끝없이 치솟기만 하는 물가 때문에 주머니 사정마저 작년에 비해 훨씬 나빠졌기 때문일까. 앙상한 가로수 가지 사이로 바람이 숭숭 빠져나가는 거리에 나서면 몸만 으스스 추운 게 아니라 마음까지도 덜덜 떨린다.

날씨가 춥다 보니 배도 자주 고프다. 금방 밥을 먹고 돌아서 잠시 꼼지락거리다 보면 어느새 또 다시 배가 꼬륵거린다. 입김 같은 허연 김을 모락모락 피워 올리고 있는 길거리 포장마차에 들러 어묵이나 떡볶이라도 몇 개 집어먹고 싶다. 그래야 덜덜 떨리는 몸과 마음이 구들장이 놓인 안방처럼 따스하고 포근해질 것만 같다.

그래. 이렇게 추운 겨울에는 뜨거운 해장국물에 밥을 말아 후루룩 후루룩 소리를 내며 한 그릇 뚝딱 비워내는 것도 추위를 이겨내는 한 방편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세 끼 모두를 해장국으로만 때울 수는 없다. 아무리 추위를 한꺼번에 몰아내는 맛깔스런 해장국이라 해도 계속해서 먹으면 금세 입에 물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게다가 춥다고 뜨거운 음식만 계속 먹다 보면 여러 가지 영양소의 결핍으로 몸의 균형이 깨뜨려지기 쉽다. 특히 몸과 마음이 꽁꽁 얼어붙는 땡겨울일수록 영양가가 골고루 든 맛깔스런 음식을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 암을 막아내고 다이어트에 아주 좋다는 카레덮밥은 추운 겨울철 늘 비슷비슷한 음식을 먹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맛과 영양가를 선물한다.

▲ 쇠고기, 감자, 당근, 양파 등을 준비한다
ⓒ 이종찬

▲ 쇠고기와 당근 감자는 깍두기만한 크기로 썬다
ⓒ 이종찬
카레는 '국물'이라는 인도말

카레는 인도가 고향이자 인도의 전통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의 카레는 인도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음식이다. <네이버 백괴사전>에 따르면, 카레는 인도에서 나는 여러 가지 향신료와 색소, 조미료 등을 혼합한 향신료를 말하며, '카레'라는 말은 '국물'이라는 인도말에서 비롯되었다고 적혀 있다.

게다가 카레는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 예방이나 항암효과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그만이라고 한다. 이는 카레 속에 든 20여 가지의 향신료(검은 후추, 고춧가루, 시나몬, 코리언더, 긴후추, 쿠민, 우콩 등)가 위장의 움직임을 도와 소화와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 몸 속에 쌓인 지방과 노폐물, 독소를 없애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이랴. 카레는 육고기, 해산물, 채소 등 그 어떤 음식과도 아주 잘 어울리며, 조리를 하면 입 속에서 부드럽게 살살 녹아내리는 고소한 감칠맛이 으뜸이다. 만드는 방법 또한 아주 쉽다. 냉장고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재료를 꺼내 후라이팬에 볶은 뒤 물을 붓고 푹 삶다가 카레가루를 뿌려 걸쭉하게 끓여내기만 하면 그만이다.

특히 입김 호호 나는 땡겨울, 육고기와 여러 가지 채소를 넣고 호박죽처럼 걸쭉하게 끓여낸 향긋한 카레는 더욱 입맛이 당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카레를 국자로 떠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허연 쌀밥 위에 얹어 쓰윽쓱 비벼먹으면 꽁꽁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이 금세 스르르 녹아내리는 것만 같다.

▲ 냄비에 재료를 모두 넣고 올리브유를 두른 뒤 살짝 볶는다
ⓒ 이종찬

▲ 물을 붓고 재료가 익을 때까지 끓인다
ⓒ 이종찬
야채 카레덮밥 만들 땐 멸치 맛국물 넣어야 깊은 맛

"아빠! 오늘 저녁은 뭘 먹어?"
"음~ 오랜만에 카레덮밥이나 만들어 먹을까?"

"아빠가 카레덮밥도 만들 줄 알아?"
"그럼. 카레덮밥 만드는 건 된장찌개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쉽고 빨라. 그저 있는 재료를 볶다가 삶은 뒤 카레가루를 뿌리기만 하면 되는 걸."
"아빠! 나중에 밥 많이 줘?"

"카레에는 당근과 양파도 많이 들어가는데?"
"카레에 든 당근과 양파는 정말 맛있어."

카레덮밥을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카레의 깊은 맛을 즐기려면 육고기와 채소를 삶을 때 쌀뜨물이나 멸치 맛국물을 넣는 것이 좋다. 특히 육고기 맛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야채 카레덮밥을 만들 때는 반드시 국물멸치로 우려낸 맛국물을 넣어야 구수한 감칠맛이 배어난다.

재료 또한 특별한 것이 필요 없다. 냉장고에 있는 쇠고기나 돼지고기(닭고기도 괜찮다)를 꺼내 깍두기처럼 네모지게 토막을 내고, 감자와 당근도 같은 크기로 자른다. 이때 육고기가 없다면 소시지나 햄을 깍두기만한 크기로 잘라 사용해도 된다. 또한 야채 카레덮밥을 만들 때는 육고기 대신 감자와 양배추, 피망을 조금 더 많이 썰어 넣으면 그만이다.

그 다음, 피망은 반으로 갈라 씨를 빼내 한 입에 먹기 좋을 만한 크기로 큼지막하게 썰고, 양파와 양배추는 칼국수 썰 듯이 송송 채를 썬다. 이어 쇠고기와 감자, 당근, 양파, 양배추, 피망을 냄비에 넣고 올리브유를 두른 뒤 중간불에서 은근하게 볶는다. 입맛에 따라 마늘을 조금 빻아 넣어도 깔끔한 맛이 난다.

▲ 카레가루를 조금씩 뿌려가며 주걱으로 천천히 젓는다
ⓒ 이종찬

▲ 국물이 걸쭉해지면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뒤 밥 위에 올려낸다
ⓒ 이종찬
카레가루는 조금씩 뿌려가며 천천히 저어야

냄비에 넣은 쇠고기와 채소가 적당히 볶였다 싶으면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뒤 다시 한번 살짝 볶는다. 이어 냄비에 쌀뜨물을 붓고 쇠고기와 채소가 완전히 익을 때까지 센불에서 푹 끓인다. 쇠고기와 채소가 익는 동안 카레덮밥과 함께 먹을 달걀국을 끓인다. 달걀국은 냄비에 멸치 맛국물을 붓고 센불에서 팔팔 끓이다가 달걀을 푼 뒤 송송 썬 대파를 넣어 간만 맞추면 그만이다.

이윽고 냄비에서 김이 피어오르면 중간불로 맞추고 카레가루를 조금씩 뿌려가며 주걱으로 휘휘 젓는다. 이때 너무 세게 저으면 감자와 당근이 부서져 보기에도 싫고 먹기에도 그리 좋지 않으므로 가볍게 저어주는 것이 좋다. 이어 국물이 걸쭉해지면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카레를 밥 위에 얹어 달걀국과 함께 상 위에 차려내면 그만이다.

카레덮밥은 입맛에 따라 동치미를 곁들여 먹거나 파김치를 곁들여 먹어도 그 맛이 아주 뛰어나다. 또한 카레가 너무 걸쭉하다 싶으면 카레덮밥 위에 달걀국을 조금 끼얹어 비벼먹으면 색다른 감칠맛이 배어난다.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땡겨울. 오늘 저녁에는 향긋하면서도 입속에서 구수하게 살살 녹아내리는 카레덮밥을 만들어보자. 노오란 카레가 풍기는 향긋한 내음 속에 꽁꽁 얼어붙었던 가족들의 몸과 마음이 절로 포근하게 녹아내리리라. 그리고 카레덮밥을 입에 물고 흐뭇한 미소 짓는 아이들의 눈빛 속에서 다시 한번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향긋한 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고소한 카레덮밥 드세요
야채 카레 만들 땐 감자, 양배추 뜸뿍 넣어야 제맛

▲ 쇠고기와 채소를 볶는다
ⓒ이종찬

재료/ 카레, 쇠고기, 감자, 당근, 피망, 양파, 양배추, 마늘, 올리브유, 소금, 후추, 쌀뜨물. 달걀국/ 달걀, 멸치 맛국물, 대파.

1. 쇠고기(돼지고기 혹은 닭고기)와 감자, 당근을 깍두기처럼 네모지게 송송 썬다.

2. 피망은 반으로 갈라 씨를 빼내 어슷썰기하며, 양파와 양배추도 칼국수처럼 총총 채 썰고, 마늘은 칼등으로 다진다.

3.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쇠고기와 감자, 당근, 피망, 양파, 양배추, 다진 마늘을 넣어 중간불에서 볶다가 소금과 후춧가루를 적당히 뿌린 뒤 5분 정도 더 볶는다.

4. 잘 볶은 재료에 쌀뜨물을 넉넉히 붓고 냄비에 든 모든 재료가 푹 익을 때까지 센불에서 한소끔 끓인다.

5. 냄비에 멸치 맛국물을 붓고 센불에서 팔팔 끓인 뒤 달걀을 풀어넣고 송송 썬 대파와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 간을 맞춘다.

6. 냄비에 든 재료가 익으면 중간불로 낮추어 카레가루를 조금씩 뿌려가며 젓다가 국물이 걸죽해지면 후춧가루를 살짝 곁들인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7. 잘 만들어진 향긋한 카레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밥 위에 올려, 미리 만들어 둔 달걀국과 함께 상 위에 차려낸다.

※맛 더하기/ 육고기가 없을 땐 소시지나 햄을 깍두기 크기로 잘라 넣어도 맛이 좋으며, 야채 카레를 만들 땐 멸치 맛국물에 감자와 양배추, 피망 등을 듬뿍 넣어야 깊은 맛이 우러난다.

/ 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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