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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황방열 박형숙 김지은 이민정 기자
사진 : 이종호 기자
동영상 : 김윤상 박정호 기자


▲ 사학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무효를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김원기 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6신 대체 : 9일 오후 4시 10분]

한나라당 표결 불참 속에 사학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16대 국회부터 끌어온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물리적 저지에 나선 한나라당을 제외하고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표결에서 재석 의원 154명 중 찬성 140인·반대 4인·기권 10인으로 사학법 개정안이 9일 오후 3시께 전격 처리되었다.

애초 개방형 이사수를 놓고 민주당이 '7명 중 1/4'를 요구해 처리가 불투명했으나, 열린우리당이 이를 수용했고 민주노동당은 의결정족수만을 채워주면서 법안이 통과됐다. '1/3 개방 이사'를 고수한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모두 기권표를 행사했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김원기 국회의장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기 위해 의장실 복도를 점거해 열린우리당 측과 몸싸움을 벌였으나, 김 의장은 의장실이 아닌 '제3의 장소'에 있다가 국회 경위들의 호위를 받으며 본회의장 진입에 성공했다.

김원기 의장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사학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한 뒤 오후 2시 45분에 표결 개시를 선언했다. 그리고 의장 단상을 둘러싼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리투표 무효다"고 외치는 가운데 개시 15분 만인 3시 정각에 표결을 종료했다.

표결이 이루어지는 동안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효"를 외치고 야유를 보내고 의장석을 향해 종이 뭉치와 피킷을 던지며 극렬 저지했다. 이에 김 의장은 "부끄럽지 않냐, 세계 어디 국회가 표결을 방해하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어 표결이 끝나자 김 의장은 "재석 154석, 찬성 140석, 반대 4석, 기권 10석으로 사학법 개정수정안이 가결되었다"고 선언했다. 김 의장은 가결 선포 1분 만에 산회를 선포하고 경위들의 호위를 받으며 빠져나갔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를 향해 "의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고함을 질렀다.

▲ 9일 오후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국회의장이 표결처리선언하자, 투표를 위해 빠져나가던 유기홍 열린우리당 의원을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등이 옷을 붙잡으며 저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9일 오후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국회의장이 표결처리 선언했으나,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장석 주변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계속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대리투표' 의혹 제기에 열린우리당 "우린 그런 DNA 없다"

사학법 개정안 가결이 선포되자 송영선 의원은 종이뭉치로 연단을 치고 침통한 표정으로 울음을 터뜨리며 "무효"라고 외쳤다. 또 김희정·박찬숙·전여옥·전재희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은 "정부여당 사학법은 전교조에게 모든 것 내주자는 것"이라고 적은 종이판을 펼치며 항의를 계속했다.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은 "표결 가운데 과반수 이상이 대리투표로 이뤄졌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위헌소송을 포함해 모든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의원은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자"고 제안했으나 다른 의원들의 반응이 없어 분위기가 썰렁해지기도 했다.

이후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관 246호실로 가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의원총회가 열리는 동안 이계진 대변인은 박근혜 대표에게 상황을 보고한 뒤 "표결에서 대리투표 의혹이 있어 사진 판독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표결이 끝난 뒤 만난 한 열린우리당 의원은 대리투표 의혹에 대해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 사진 판독하자"고 맞섰다. 그는 "한나라의 준비된 마타도어이다, 5천만이 쳐다보고 있는데 감히 어떻게 대리투표를 하나"라면서 "우린 그런 DNA 자체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는 "좀 더 지켜봐야 겠다"며 "시비에 대한 소지가 있다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쌀 비준안때도 대리투표 의혹이 있어서 국회방송을 찾아봤는데,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더라"고 전했다.

또 국회 의사국 관계자는 "대리투표가 있었다면 큰 문제겠으나 의혹을 제기한 쪽에서 증거를 내놓아야 하지 않겠냐"며 "한나라당에서 우리에게 문제 제기한 것은 아직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전자투표에 본인인증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 9일 오후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이 제안설명을 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를 저지하려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9일 오후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5신 : 9일 오후 2시 15분]

욕설, 몸싸움, 침묵시위... '사학법 국회'는 아수라장


2005년 정기국회 마지막날 대한민국 국회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작년 정기국회를 달군 국가보안법 폐지 공방 당시에도 이 지경은 아니었다.

한 의원은 동료 의원들과 의원 보좌진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지켜보며 "사학의 힘이 세긴 세구나"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본회의장 밖] 지키려는 자와 뚫으려는 자

수정안, '1/4 개방형 이사'으로 확정
[지금 3당 막판절충은] 민주당 주장 수용

마침내 사학법 개정안이 확정됐다.

당초 열린우리당-민주당-민주노동당 3당이 공조해 사학법 개정안을 밀어붙일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의 '개방형 이사 수 1/4' 주장 최종안으로 확정되면서 사실상 민주노동당이 떨어져 나갔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막판까지 논란을 거듭했던 개방형 이사의 수를 7명으로 하고 1/4를 개방 이사로 한다는 내용의 중재안을 최종 확정했다. 민주당 주장을 열린우리당이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여전히 1/3을 고수하고 있다.

김 의장은 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수정안을 5번째 안건으로 직권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아직 중재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표결에는 참여해 의결정족수를 채워줄 것"이라고 밝혔다. / 이민정 기자
본회의장 입구 세 곳에서는 열린우리당 측 보좌관들이 한나라당 의원들과 보좌진을 막아서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으쌰, 으쌰"라는 구호를 외치며 저지선을 지키려 혹은 뚫으려 땀을 흘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 보좌진과 당직자 100여명은 팔짱을 낀 채 스크럼을 짜 본회장 정문과 좌우 측문을 봉쇄한 뒤 선별적으로 의원들을 들여보내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들을 뚫고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어 입구에서는 마찰이 계속되고고 있다. 강재섭 원내대표가 본회의장 좌측문을 통해 김원기 국회의장실로 향하려 했으나, 이 역시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에 저지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왜 이렇게 몸으로 막는가" "이게 국회 법에 맞는 행동인가"라며 고함을 지르고 있으며, 나경원 의원은 "열린우리당 의원 15명은 본회의장에 들어간 상태"라며 "회의 20~30분 전에 문을 열어야 하는데 왜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만 문을 열어준 것이냐, 비열한 행위다"라고 비난했다.

정봉주 열린우리당 의원은 본회의장으로 진입하려는 한나라당 당직자의 목을 잡아 끌어냈고,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반대로 열린우리당 당직자를 끌어내면서 고성을 질러댔다.

한편, 땀과 욕설과 몸싸움이 뒤엉킨 아수라장을 뒤로 한 채 한나라당의 권영세·남경필·박성범·전여옥·진영 의원 등은 본회의장 바깥에서 "전교조에게 아이들을 맞길 수는 없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했다.

[본회의장 안] 한나라당 일부 의원, 출입에 성공

본회의장 안에서도 한나라당의 김영숙·유승민·송영선 의원 등이 본회의장에 들어오면서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의장석으로 걸어내려가는 유승민 의원을 회의장에 들어온 정봉주 의원이 거칠게 밀어 본회의장 입구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두 의원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송영선 의원도 의장석을 점거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향해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의장석으로 나가려 했으나 열린우리당 남성 의원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오영식 공보부대표는 회의장 안에서 "전력을 다해 주셔야 한다, 지금 서계신 자리에서 절대 이탈해서는 안 된다"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열린'우리당이니까 열어라"..."우리도 들어가고 싶다"

9일 낮 12시경,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서는 험한 욕설과 함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열린우리당의 배기선 사무총장과 김종률·백원우·민병두·우상호·우원식·유기홍·윤원호·이경숙·이계안·이인영·정청래 의원과 보좌관이 입구를 지켰다. 한 쪽에 문희상 전 당의장과 조일현 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한나라당의 곽성문·주성영·주호영 의원이 맨 앞에 섰고 그 뒤에 고흥길·김기현·김명주·서상기·심재엽·이종구·이한구·최경환 의원 등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압박했다.

한나라당 의원들과 보좌진은 "열린우리당, 이름답게 문 열어라" "청와대 지시없으니까 문 못 여는 거지" "한 200여명 불러와서 확 밀어버리자"고 외쳤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쪽은 "서로 자극하는 말은 하지 말자" "우리가 들어가고 싶어도 사무처가 문을 막았다"며 맞섰다.

또 "이 놈의 XX" 등의 욕설과 함께 "욕하지 마" "몇 살 먹었어" "너는 형도 없어" "손 쓰지 마" 등의 고성과 오갔다. 감정이 폭발한 몇 몇 보좌관은 서로 멱살을 잡고 대열 밖으로 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거칠게 얘기했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분위기가 계속 험악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이같은 대치가 1시간 이상 계속되는 동안 양쪽은 "이렇게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가만히 있자" "고등학교 때 만원버스 같다" " 숨 좀 쉬게 자리 좀 터 줘라" "여성 당직자들은 내보내자" 등의 말을 주고받았다.

이들 뒤쪽에서는 몸싸움 때문에 땀 흘리는 의원들을 위해 수건과 1회용 반창고가 공급되기도 했다. / 황방열 기자

▲ 9일 오후 사립학교법 개정안 표결처리를 놓고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하는 가운데, 이방호 한나라당 의원등이 김원기 의장에게 서류를 던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9일 오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의원과 보좌진이 본회의장 문을 사이에 두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9일 오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의원과 보좌진이 본회의장 문을 사이에 두고 몸싸움을 벌여 유리창에 금이 가자, 사무처 직원들이 유리창이 깨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4신 : 9일 오후 1시 35분]

선수친 열린우리당, 본회의장 국회의장석 '방어용' 점거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점거를 선수쳤다.

국회 본회의를 약 50여분 남겨둔 오후 1시 10분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석을 점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점거에 대비한 열린우리당 의원 15~17명이 미리 본회의장에 들어와 행동에 나선 것이다.

현재 의장석에는 박영선 의원이 앉아있고, 박 의원 양쪽으로 김낙순·장경수 의원이 서 있다. 의장석 주변으로도 노현송·이강래·이호웅·주승용 의원 등이 서 있다. 정세균 의장도 앞쪽 의석에 앉아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 김한길 의원 등과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본회의장 출입구로 들어가려다 실패한 서병수 정책위의장, 장윤석·한선교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방청석에 앉아 있다.

한선교 의원은 "본회의장 출입구는 오후 1시 30분부터 출입이 가능하다고 해 낮 12시 20분경 방청석으로 들어왔는데 이미 여당 의원들이 의장석 주변을 점거하고 있었다"며 "정당별로 골라서 출입시키는 국회 사무처는 여당의 하수인이냐"고 성토했다.

이어 오후 1시 26분께는 열린우리당 의원 50여명이 줄지어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방청석에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어떻게 들어온 것이냐"며 소리를 쳤고, 오영식 열린우리당 공보부대표는 의원들에게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가라고 말하며 행동방침을 지시했다.

▲ 9일 오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본회의장 문을 사이에 두고 몸싸움을 벌이던중 유리창이 깨져, 몇몇 의원과 보좌진이 베는 사고가 벌어졌다. 배기선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이 손을 벤 민병두 의원 손에 반창고를 붙여주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9일 오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본회의장 문을 사이에 두고 몸싸움을 벌이던중, 문희상 열린우리당 전의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3신 : 9일 낮 12시 55분]

본회의장 앞 여야 의원과 보좌진 200여명, 격렬한 몸싸움


결국 '전투'가 벌어졌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각 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앞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회 사무처 직원들은 본회의장 안에서 출입구에 소파와 의자 등을 가져와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회의가 시작되기 전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고흥길·심재엽·이종구·이한구·주성영 의원 등과 보좌진은 본회의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문 열어"라고 고함을 치며 문을 밀고 있다.

이에 열린우리당의 김종률·백원우·우상호·우원식·이계안·이인영 의원 등과 보좌진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기 위해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본회의장 앞에서 각당 의원과 보좌진 200여명이 서로 뒤엉켜 심한 몸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입구 쪽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 9일 오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본회의장 문을 사이에 두고 몸싸움을 벌이던중 유리창이 깨졌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9일 오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본회의장 문을 사이에 두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사학법 공조' 위기... 민주당 '개방형 1/4' 주장
[지금 3당 막판절충은] 민노 "미흡하다"... 아직 절충 가능성

사학법 개정안이 상정될 국회 본회의를 불과 2시간여 앞두고 여야 3당의 '사학법 공조'가 결렬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막판 절충 가능성은 아직도 남아있다.

민주당은 또다른 절충안을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전달했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이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육위 소속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개방형 이사의 수를 1/4로 고집하는 바람에 열린우리당-민주당-민주노동당의 공조가 파기될 위기에 있다"고 말하면서 당혹스러워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원기 의장이 민주당안을 중심으로 2차 중재안을 제시했다"면서 "이사를 7명으로 하고 1/4을 개방이사로 할 것을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열린우리당은 그렇게 해보자고 했고, 민주노동당 논의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1/4' 수용은 좋은데, 처리시한을 3개월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사학들이 신입생을 안 받겠다고 하니까 교육의 혼란 야기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의총에서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는 "오후 1시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각각 의총을 열고 새롭게 제시된 중재안에 대해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오후에 김 의장이 3당 관계자를 다시 불러서 최종적으로 논의한 뒤 결정한다"고 말했다.

[2신 : 9일 낮 12시 11분]

한나라당도 열린우리당도 전열 정비중


[한나라] "의석 앉을 필요도 없다, 각자 위치로"

▲ `투명사회 희망나무 점등식`을 마친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앞서가는 가운데, 김원기 국회의장과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나란히 의사당으로 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결사항전 의지를 다진 한나라당은 9일 오전 11시부터 의원총회를 열어 오후 2시 예정인 국회 본회의에서 사립학교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의원들을 모두 국회로 불러들이는 등 전열도 정비하는 중이다.

한나라당은 김원기 국회의장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는 한편, 국회의장석도 점거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상임위별로 점심식사를 한 뒤 본회의장 주변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냐"는 질문에 "오늘은 마음이 아니라 몸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다"고 답해 이날 '작전'의 수위를 짐작케 했다. 나경원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본회의장 봉쇄를 비롯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오늘의 의사일정에 항거하고 사학법 개정안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은 강재섭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마친 뒤 의원 보좌진도 모두 물리친 채 의원들만 참석해 비공개 회의로 진행되고 있다. 강 원내대표는 다음과 같은 인사말로 단결을 강조하며 의원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한나라당 의원 120여명(정원 127명)이 모두 쇠사슬로 묶였다고생각하고 철저한 각오를 갖자. 이런 문제 생길 때 강건너 불보듯 하면 안된다. 오늘은 비상사태다. '나 하나쯤 빠져도 되겠지' 하면서 무슨 행사 간다, 잠시 다녀오겠다고 하지 말라."

그러면서 강 원내대표는 "오늘은 우리가 본회의장에 안건 처리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사학법을 막으러 가는 것"이라며 "의석에 앉아있을 필요도 없다. 전부 '정해진 위치'에 있으라"고 당부했다.

강 원내대표는 "모든 의원들의 뜻을 모아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물리력, 화학력, 생물력까지 다 동원해서 사학법을 막아야 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우리] "국회가 전쟁터냐, 결사준법하자"

한편,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대해 "국회법 절차를 따라달라"고 촉구했다.

전병헌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비상집행위원회의 브리핑에서 "국회가 전쟁터 같다"며 "국회에서는 결사항전이 아니라 '결사준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대변인은 자신에 앞서 브리핑을 한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여옥 전 대변인이 왜 12월이 되기 전에 그만 뒀는지 알 것 같다"며 정기국회 막판의 어려움을 호소한 것을 겨냥해 "한나라당이 습관적으로 12월 국회를 파행으로 이끄는 데서 벗어나는 것이 합리적 해결책"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전 대변인은 "한나라당다운 관습적 행태를 그만해 달라"며 "한나라당을 '딱한 정당'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 맞은 편에 위치한 예결위 회의장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면서 본회의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


[1신 : 9일 오전 10시 45분]

'우리+민주+민노' 연합군이냐, 거대야당 한나라당이냐


100일 동안의 정기국회가 끝나는 마지막 날인 9일,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몸싸움에 대비하면서 여의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결사항전"을 공언하며 국회의장의 회의장 진입부터 막아설 태세지만, 열린우리당은 "거대 야당의 횡포"라며 민주당·민주노동당·자민련 등과 함께 이날 예정된 30여 건의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8일)도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빠진 상태로 본회의를 열어 다른 정당들과 함께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특별법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등 86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 `투명사회 희망나무 점등식`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축사를 김원기 국회의장과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뭉친 우리+민주+민노] 막판 절충하며 사학법 처리 공조

이날 오전 비상집행위원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사학법 본회의 통과를 몸으로 막겠다고 엄포를 놓은 한나라당을 향해 "사학비리를 옹호하겠다는 것이냐"고 비난을 쏟아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의 유기홍 비상집행위원은 "한나라당이 누구를 위해 사학법 처리를 막겠다는 것인지 묻고싶다"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디지털 특보를 맡았던 황인태 전 서울디지털대학 부총장과 경민학원 이사장이었던 홍문조 한나라당 전 의원(현 경기도당 위원장)의 공금횡령 혐의 사례를 열거했다.

유 위원은 "과연 이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학법 처리를 저지하는 것이냐"며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당 지도부가 물리력으로 막으라고 지시해도, 국민을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정세균 의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에 불참한 한나라당의 태도를 "오버(over)"라고 일축하며 "우리나라 의회 사상 상임위 소위원회에서 안건을 표결했다고 본회의를 보이콧한 최초의 사례이자,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사례"라고 비난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사학법 상정을 몸으로 막겠다는 한나라당의 공언을 믿을 수 없다"며 "한나라당은 더 이상 불필요한 트집잡기나 발목잡기를 그만두고, 적극적으로 국정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8·31 부동산 대책 후속법안들에 대해서도 "거래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이 내놓은 감세안에 대해 "별도 논의해서 타당한 것은 수용하겠다"며 '분리' 대응 원칙을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민주노동당과 함께 국회의장 중재안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개방형 이사의 수(민주 1/4, 우리·민주노동 1/3)를 놓고 막판 절충을 벌이고 있다.

[결사항전 한나라당] "사학 국유화 작태, 몸과 마음으로 막겠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물러설 기미가 없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상황대책회의에서 국회의장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직권상정과 관련 "비리사학이 아닌 멀쩡한 사학까지 모두 국유화하고 DNA를 조작해 '청와대 코드'로 바꾸려는 무모한 작태"라며 "이에 대해 결사항전, 몸과 마음으로 막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또한 강 원내대표는 "춥고 배고픈 국민들이 이 겨울을 어떻게 날까, 내년에는 희망이 있을까 걱정하고 있는데 이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학법을 직권 상정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한심스럽다"고 성토했다.

또 강 원내대표는 "여권이 뿜어내는 시커먼 매연, 이것이 국가와 국민을 더 이상 호도하지 않도록 우리는 국가 전체의 큰 흐름과 싸우는 것"이라며 전의를 다졌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사학법 직권상정을 막기 위해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부터 김원기 의장의 출근을 막기로 했으나 역효과를 우려해 취소했다.

▲ `투명사회 희망나무 점등식`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뒤늦게 도착해 자리를 안내받았으나, 앉기를 거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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