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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학원화정책인 '방과 후 학교'가 학원 측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관련 법안 국회통과를 앞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 법사위는 11월 29일 회의를 열고, 방과 후 학교 관련 내용을 담고 있는 초중등교육법개정안이 학원연합회의 반대로 법사위 통과를 보류해 둔 상태다.

여야 관계자들은 "교육위에서 수정 대안을 마련해 다시 제출할 것"이라며 "정기 국회 내 국회통과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학원연합회는, 방과 후 학교제도는 '대규모 학습지사가 비영리기관을 설립해 방과 후 학교에 진입하고 학원의 존립기반을 위협하고 있다며 오는 9일 여의도에서 '방과 후 학교 법제화 저지 및 생존권 수호'를 위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한국교육신문> 12월 5일자 "'방과 후 학교법안' 표류" 발췌


방과 후 학교란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에서 흡수하기 위해 '현행 방과 후 교육활동을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확대'하는 것으로 기존의 특기적성교육, 수준별 보충학습, 방과 후 교실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교육부는 지난 달 3일 방과 후 학교를 내년부터 학교 자율로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초부터 서울 인헌중, 전남 담양초등학교 등 전국 학교 48곳에서 방과 후 학교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왔다.

방과 후 학교는 2004년 2.17 사교육대책을 발표한 후 사교육을 공교육 안에 흡수하겠다는 방침에서 도입하겠다는 정책이다. EBS 방송과외가 그렇고 방과 후 학교가 그렇다.

그렇다면 EBS방송과외나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면 과연 교육부가 원하는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까? 교육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방과 후 학교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정책이 아니라는, 열이 나는 환자에게 해열제를 먹이는 임시방편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공정하지 못한 경기규칙으로 승패를 가릴 수는 없다. 참여정부 출범 후 모든 정책이 하나같이 이해관계의 대립과 혼란을 겪고 있는 이유가 공정하지 못한 경쟁 때문이다. 정치란 희소가치를 배분하는 기준을 정하는 행위요, 규칙을 만드는 작업이다. 철학도 원칙도 없이 공정하지도 못한 기준을 만들어 놓고 경기를 하라면 이에 순순히 응할 선수란 없다. NEIS라고 하는 학교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 그렇고 7차 교육과정이 그렇다. EBS방송과외가 그렇고 방과 후 학교 또한 마찬가지다.

어떤 정책이든 그 정책이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국민정서나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외국에서 성공한 교육사례가 우리나라에서 표류하는 이유가 그렇고 원론적으로 옳은 정책이지만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이 하나같이 실패를 거듭하거나 학부모나 교원단체의 반발을 사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대학의 서열화를 두고 사교육비 액수만 줄이겠다는 것은 열이 난다고 무조건 해열제를 먹이는 의사와 다를 바 없다. 방과 후에 학교 안에서 원어민 영어나 예체능 특기 등을 가르치거나 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우선은 과외비가 줄어드는 것은 틀림없다. 특히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교육비를 지원한다면 사교육비 부담은 상당부분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일류대학이라는 목표를 두고 사생결단을 하는 경쟁사회에서 경제력이 있는 부모가 학교 안에서 시행하는 방과 후 과외로 만족할 리 없다. 결과적으로 부모의 경제력으로 양질의 과외를 받은 자녀가 더 좋은 대학에 갈 수밖에 없는 것이 경쟁구조다. 이러한 현실을 두고 방과 후 학교로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순진한 발상이다.

7차교육과정을 도입할 때도 그랬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도입 변을 믿고 시행한 7차교육과정으로 교실은 그야말로 참담한 실정이다. 교사는 국사를 가르치는데 영어책을 내놓고 공부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교사는 정치를 가르치는데 귀마개를 하고 지리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이 앉아 있는 교실이 7차교육과정이 시행되는 교실이다.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수익자부담원칙을 내세워 방과 후 과외비를 받는다는 것은 헌법조차 무시하는 정책이다. 균등하게 교육받아야할 학생들에게 의무교육조차 무시하고 도농간 교육격차를 심화시키는 방과 후 학교는 초헌법적 발상으로 학생의 권리를 침해하는 학교의 학원화 정책이다. 교육위에서 수정 대안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방과 후 학교는 폐지해야 옳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용택과 함께하는 참교육이야기'(educate.jinju.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제 개인 홈페이지에 오시면 더 많은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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