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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의 윤리문제를 집중 조명해 일부 네티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MBC < PD수첩 >이 29일 결국 광고없이 방송된다. 외부압력으로 광고가 완전히 빠진 채 프로그램이 방영되기는 방송사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MBC 광고국에 따르면 낮 12시 현재 < PD수첩 > 이날 방영분에는 광고가 붙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 PD수첩 >은 앞서 방영되는 미니시리즈 <달콤한 스파이> 뒷광고에 이어 '인트로'(요약 소개내용)가 나간 뒤 곧바로 본 방송을 시작하게 된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광고없이 다음 프로그램인 <뉴스24> '인트로'로 이어진다.

11개 광고 모두 중단

< PD수첩>은 지난 22일 '황우석 신화의 난자의혹' 편을 통해 연구원의 난자기증과 매매난자 사용을 확인했다는 방송을 내보내 네티즌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광고를 내는 기업을 상대로 광고철회 등을 요구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9개 광고주는 지난 25일 광고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나머지 2개 광고주도 28일 한국방송광고공사에 광고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29일 방영분에 대한 모든 광고가 끊어지게 됐다. 이번에 중단된 광고들은 MBC 다른 프로그램 등으로 시간대를 옮겨 방영될 예정이다.

지난 2000년 SBS 연예정보 프로그램인 <한밤의 TV연예> 방송내용에 불만을 품은 가수 서태지씨 팬들이 광고주들에게 항의성 메일을 집중적으로 보내 4개 광고주가 해당 프로그램에 광고를 중단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광고가 완전히 떨어져 나가지는 않았다.

"언론자율성 위축 우려... 일부 언론 태도, 이해 어렵다"

이재훈 MBC 광고업무부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처럼 방송내용이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 광고가 떨어지는 일이 MBC에서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다만 낮 방송과 같이 시장성이 좋지 않아 광고판매를 못해 광고가 하나도 안나간 경우는 가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승호 < PD수첩 > 책임PD는 "진실을 얘기했다고 해서 프로그램에 광고를 못내도록 압력을 넣어 광고가 전면취소된 사례는 최초일 것"이라면서 "언론자율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최 책임PD는 다른 언론들에 대해서도 "이런 사태가 자신의 일이 될 수 있다"며 "잘못된 정보에 의해 형성된 여론으로부터 언론이 독립돼야 하는데 선정보도하듯 여론을 부추기는 일부 언론의 보도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 PD수첩 >은 이날 고소득 전문직 2000명의 탈세를 추적, 다양한 탈세수법을 고발하는 내용을 예정대로 방영한다. 방송 말미에는 '황우석 신화의 난자의혹' 편 취재과정 의혹과 관련, 후속편을 통해 제작진 입장을 밝히겠다는 요지가 전달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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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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