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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6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17회 '안종필 자유언론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는 손석춘 <한겨레> 비상임 논설위원.
ⓒ 오마이뉴스 안홍기
'동아 자유언론수호 투쟁위원회'(위원장 문영희·동아투위)가 시상하는 17회 '안종필 자유언론상' 수상자로 손석춘 <한겨레> 비상임 논설위원이 선정됐다.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는 특별상을 받았다.

24일 '10·24 자유언론실천 31주년'을 맞은 동아투위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동아투위 위원들과 축하객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연 뒤, '안종필 자유언론상'을 시상했다.

조성숙 심사위원장은 "손석춘씨는 족벌수구언론들이 현실을 왜곡해 우리 사회의 민주적 발전과 공동체적 통합을 저해하고 남북 갈등을 부추기며 통일운동에 제동을 걸때마다 명징하고 예리한 논리로 이를 통박해 왔다"며 "편집권 수호와 언론개혁을 위해 일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는 손석춘씨의 용기있는 태도는 참언론의 사표로서 안종필 자유언론상의 정신에 부합된다고 판단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문영희 동아투위 위원장으로부터 상을 받은 손석춘씨는 "올해 들어 비정규직 언론인이 됐다. 이 상은 정규직일 때보다 더 가열찬 싸움을 해나가라는 동아투위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자본주의로부터의 자유, 민족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안종필 자유언론상 특별상은 언론인이나 언론단체가 아닌 민족문제연구소가 받았다.

조 심사위원장은 "언론사들이 감히 하지 못하는 친일인명사전편찬이라는 엄청난 일을 국민의 열렬한 지지속에 추진한 것에 대한 공로로 특별상을 드린다"며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밖에도 박정희 기념관 건립저지, 한일협정 개정, 한·일 교과서 바로잡기, 조선일보 반대운동 등 우리 사회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

'안종필 자유언론상'은 동아투위 2대 위원장으로서 '10·24민권일지' 사건으로 복역 후 1980년 2월 42세라는 짧은 생애를 마감한 고 안종필 선생을 기리기 위한 상으로 지난 1987년 제정됐다.

SBS, 통일언론상 휩쓸어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 한국기자협회(협회장 이상기),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회장 이강현)이 공동으로 주는 11회 통일언론상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대상은 일본 총련계 교사와 학생의 생활을 밀착취재, 남북의 상호교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을 의미있게 지적했다는 평가를 맏은 '나는 가요 - 도쿄, 제2학교의 여름'(연출 박기홍)편이 받았다.

지난 8월 23일 조용필의 평양공연의 전후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든 '조용필 평양에서 부른 꿈의 아리랑'(연출 오기현)은 특별상을 받았다.

"존경하는 언론인은 '녹두장군' 전봉준"
[인터뷰]안종필 자유언론상 받은 손석춘 <한겨레> 비상임 논설위원

24일 '안종필 자유언론상'을 받은 손석춘 <한겨레> 비상임논설위원은 시상식 직후 '존경하는 언론인이 누구냐'고 묻자 대뜸 '녹두장군' 전봉준을 꼽았다. 전봉준이 격문을 통해 민중해방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는데서, 민중에 기반한 그의 언론관을 엿볼 수 있었다.

손 위원은 '비정규직 언론인'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22일 <한겨레>에 사표를 냈다. 그러나 그의 언론활동 반경은 더 넓어졌다. 손 위원은 현재 <한겨레>, <오마이뉴스> 칼럼을 집필하고 있으며 지난달 8일부터는 홍세화 <한겨레>기획위원의 뒤를 이어 EBS 시사프로그램 <똘레랑스-차이 혹은 다름>의 진행을 맡고 있다.

손 위원은 1984년 <한국경제>에 기자로 입사했다가 87년 <동아일보>로, 91년 <한겨레>로 자리를 옮겼고 문화부 차장과 여론매체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논설위원으로 재직해왔다.

한국기자상, 민주언론상, 한국언론상, 통일언론상 등을 수상했으며 <신문편집의 철학>, <신문읽기의 혁명>, <언론개혁의 무기>, <한국언론운동의 논리>, <여론읽기 혁명> 등 다수의 언론관련 책을 펴냈고 2003년 소설 <아름다운 집>을 낸 소설가이기도 하다.

다음은 시상식 직후 손 위원과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 가장 존경하는 언론인이 있다면.
"'녹두장군' 전봉준이다. 얼핏 이해되지 않겠지만 전봉준이 쓴 격문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그도 분명히 근대적인 언론인이라고 볼 수 있다. 민중해방의 메세지가 담긴 그의 격문이 민중들 사이에 돌아다니면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가."

- <한겨레>를 그만뒀는데, 현역 시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비정규직 언론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서 좀 더 넓게 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20년 언론인 생활을 다시 성찰할 수 있는 계기도 된 것 같다."

- 칼럼에 순 우리 말을 많이 쓴다. 오히려 생소하게 느껴서 어려워하는 독자도 있는 것 같다.
"우리 말을 많이 쓰는 것은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자기 땅이 준 말을 즐겨쓰는 것이 모국어를 조금씩 더 풍부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국경없는 기자회'가 지난 20일 '제4차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는 한국이 34위로 아시아 최고를 기록했고, 44위에 오른 미국보다 10단계나 우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언론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그 발표 내용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측면에서만 평가한 것이다.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지나칠 정도로 완벽하지 않을까. 반면 '자본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측면을 생각하면 회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동아투위 선배들의 투쟁은 오늘날에도 진행형이 돼야할 것이다.

안종필 동아투위 위원장이 한 '언론자유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기자가 직업에 충실하려고 하는 것이고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란 말을 다시 꺼내게 된다. 현역 기자들은 자신이 과연 이 말에 대해 떳떳한 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 <오마이뉴스> 칼럼니스트로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상은 기명 칼럼을 쓰도록 해준 <오마이뉴스>의 덕이 크다. 그러나 기사의 정확성과 공정성에 더 유의하고 한번 더 돌아볼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기계적인 중립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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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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