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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 거리만들기 특별 공연에 참여하는 밴드 '노브레인'(위)와 '로드'
ⓒ 노브레인/핫뮤직
"전태일 열사는 착취당하는 사람들을 위한 순교자였다." - '노브레인' 이성우

"음악으로 보면 전태일 열사는 '인디정신'을 강하게 보인 선구자다. 왜곡된 시스템에 죽음으로 맞섰던 것 아닌가." - '얼번 스트리트' Cross K.C/ '로드' 겐

"개인·이기주의적인 요즘 시각에서 보면 그는 바보다. 철저하게 이타주의적인 생각으로 분신한 것 아닌가." - '디에스 커넥션' MYUN


9일 저녁 7시 서울 홍대 앞 놀이터에서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 바보, 전태일과 노래합시다' 특별공연에 출연하는 인디음악인들은 전태일 열사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이들은 뜻깊은 공연이니 만큼 '의미와 재미' 모두 나눌 수 있는 공연이 되길 바랐다.

전태일기념관추진위원회와 클럽문화협회가 주최하고 <오마이뉴스>에서 후원하는 이날 공연엔 노브레인(No-brain)과 로드(Road) 등 록밴드를 포함 얼번 스트리트(Urban Street) 디에스 커넥션(DS Connexion) 등 힙합그룹이 참여한다. 이들은 모두 노개런티로 참가한다.

7일과 8일 <오마이뉴스>는 이들 음악인들을 만나 전태일 열사와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노브레인, "열사는 '희망'의 상징"]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팀 중 가장 맏형이자 인디계 스타 '노브레인'. 1996년 결성된 이들은 '크라잉 넛'과 함께 대한민국 펑크의 대표주자로 활동해왔다. 이들은 지난 2001년 세계 최고 음악축제인 '후지 록페스티벌'에 참여해 공연하던 도중 일본 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는 의미로 '일장기'를 태워, 민족의식이 있는 밴드로 인기몰이를 해왔다.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인 이성우씨는 "목숨을 던진다는 게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가. 더구나 서슬 퍼랬던 당시에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을 텐데"라며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널리 알려지고 이렇게 거리까지 먼들어진다니 기쁘다"라고 전태일 거리 조성을 환영했다.

그는 이어 "이전에는 열사의 분신이 우리에게 '슬픔'이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희망'과 '영광'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성우씨는 "지난번 카우치 '알몸사건' 이후 수많은 언론의 마녀사냥에 너무나 무서웠다"며 "언론은 이번 전태일 거리만들기 공연과 같은 의미 있는 행사를 취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언론의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로드, "전 열사는 우리 음악의 근간"] 로드(Road)는 올해 초 1집 '디스토피아'를 내고 활동에 들어간 신인밴드다. 하이브리드(잡종) 음악을 근간으로 모던록, 뉴메틀 등 다양한 실험을 하는 이들은 첫 싱글인 '디스토피아'가 벅스뮤직 인기검색순위 36위까지 올라가면서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보컬인 하민은 "열사의 죽음 뒤 우리 사회는 많이 변했지만 아직까지 뭔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우리는 이런 세상을 꼬집는 음악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의 곡 '디스토피아'는 '사람들은 배고파서 죽어 가는데 애완견은 살쪄가고/ 샐러리맨 한 달 월급이 국회의원 하루 저녁 값인' 세상을 꼬집은 노래다.

기타리스트 폴은 "열사를 떠올리면 이기적인 내 모습이 보인다"며 "자신을 버려가며 타인을 위했다는 데 내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고 고백했다.

▲ 디에스-커넥션(위)와 얼번 스트리트.
ⓒ 디에스-커넥션/ 얼번 스트리트.
[디에스 커넥션, "이순신, 세종대왕은 아는데 전태일 몰라서야"] 디에스 커넥션 역시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실력파 3인조로 영화 어린신부, 제니 주노 등 영화음반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이들은 당산이라는 지역에서 만났다는 의미에서 DS(당산) + Connexion(연합)으로 지었다고.

팻두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6,70년대 노래들은 흘러간 노래로 잊혀졌다. 하지만 열사의 분신은 우리의 뇌리 속에서 사라지면 안된다"며 "이순신, 세종대왕은 알면서 '전태일'을 몰라서야"라고 전태일 열사가 젊은이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언젠가 '청계천 전태일 거리'에서 직접 공연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얼번 스트리트, "표현은 다르지만 왜곡과 맞서는 것은 같다"] 얼번 스트리트는 가수 세븐과 박정아의 삼성 애니콜 버스편 CF에 출연했고 이승철, 자두 등의 뮤직비디오에 참여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2인조 그룹이다. 이들은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대중기독교음악) 활동을 통해 기독교적인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크로스 케이·씨는 "열사와 우리는 표현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왜곡된 사회에 맞선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공연이 만들어진 본질적인 의미를 아는 시간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18회 사운드데이도 '전태일과 함께'

8개 라이브클럽에서 총 30여개 밴드들이 공연을 벌이는 '제18회 사운드데이' 역시 전태일과 함께 한다. 공연은 밤 9시부터 시작된다.

이날 사운드데이는 최고 힙합 뮤지션인 'MC Sniper'를 비롯, 최근 새 음반을 내놓은 '윈디시티' 11년만에 돌아온 '닥터레게' 타악기의 거장 '류복성 라틴 재즈 올스타' 등 다양한 장르의 밴드들이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운드데이 수익금의 일부는 전태일거리만들기 캠페인에 사용된다.

이날 공연을 주최한 클럽문화협회는 29일 "전태일은 더 이상 무거운 주제도, 특정 계층에게만 알려졌던 논쟁거리도 아니다"라며 "자신을 희생해 좀 더 바른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했던 그의 정신은 풍족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공유돼야 한다. 사운드데이가 그 길에 함께 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전태일거리추진위와 함께 '전태일 거리, 시민의 힘으로 만들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과 누리꾼은 전태일기념사업회 명의로 개설된 통장에 1000원 이상의 참여금을 내고 <오마이뉴스>에 '참여의 글'을 남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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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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