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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4계절 구분이 확실하다. 그것이 커다란 축복이란 것을 요즘 절감한다. 장미꽃이 지고 나면 무슨 꽃이 필까? 아카시아.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아무 걱정 할 필요가 없다. 걱정할 사이도 없이 예쁜 꽃은 지천으로 피고 진다. 공해가 심하다고는 하지만 그런 것엔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이 만큼의 공해에도 잘 견디고 있는데 도대체 얼마큼 심해야 식물이 죽는 것인지.

질서도 정연하다. 서로 먼저 나가려고, 먼저 피어 뽐내려고도 하지 않는다. 시샘과 질투와 모략 같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제 순서가 되면 알아서 피고 지고 떨어진다. 타고 난 제 생명이 다하면 별다른 욕심도 부리지 않고 내년을 기약한다. 며칠째 공원에 가지 못했다. 얼마 전에 본 부용화가 오늘(5일)쯤 꽃봉오리를 터뜨렸겠지 하고는 부용화가 있는 곳으로 갔다.

▲ 활짝핀 부용화
ⓒ 정현순

▲ 꽃봉오리
ⓒ 정현순

▲ 꽃봉오리
ⓒ 정현순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활짝 핀 부용화가 복스럽게 웃고 있었다. 나는 정신없이 부용화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그 때 젊은 아기엄마가 아기와 산책을 하면서 "이 꽃이 무궁화나 접시꽃은 아니지요?" 하고 물어본다.

"부용화라는 꽃이에요."
"부영화요?"
"아니, 부·용·화 요."
"아, 네. 부용화. 감사합니다."

▲ 부용화
ⓒ 정현순

▲ 부용화
ⓒ 정현순

▲ 부용화의 속살
ⓒ 정현순
그러더니 아기한테 "아가야, 아이 이뻐해 봐"한다. 아기는 손으로 꽃을 만지면서 그런 흉내를 낸다. 나는 3년 전에 처음 부용화를 봤다. 그때 나도 그 아기 엄마처럼 '도대체 이게 무슨꽃인가?'했다. 누구에게 물어봐도 그 꽃의 이름을 아는 이가 없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 꽃은 무궁화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네요"하기 일쑤였다. 인터넷 검색을 해서 어렵게 알아 낸 꽃 중 하나가 바로 이 부용화란 꽃이다. 부용화는 처음 봐도 낯설지가 않다. 그것은 무궁화나 접시꽃과 많이 비슷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부용화
ⓒ 정현순
이 꽃을 가만히 쳐다 보고 있으면 때묻지 않은 순박하고 청순한 여인이 떠오른다. 하루 종일 지친 일상에도 이 꽃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나올 것 같다. 장마가 끝나면 한동안 더운 여름날이 이어질 것이다. 남은 여름날씨에도 이 부용화처럼 활짝 웃는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가시끝에 부용화
산중에 붉게피네
개울가 고요한집
분분히 피고지네

(왕유, 부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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