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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교육부총리께.

저는 27일 오전 <오마이뉴스>에서 주최한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네티즌과의 대화에 참석한 대학교 1학년 학생 이계덕입니다.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토론회에서 말씀드리지 못한 것이 있어 편지를 띄웁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정부차원에서 학생들의 인권침해를 방조하는 나라 없다."

김 부총리께서는 27일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대학경쟁력에 대해서도 세계 어느 나라도 학생 선발권에 대해서 정부 차원에서 관여하는 일이 없기에 대학에 자율에 맡기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지난날 두발 자유 캠페인을 진행했던 청소년 포털 사이트 아이두넷(idoo.net)과 입시위주 교육에 희생된 학생들의 추모제를 진행했던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의 관계자를 만나셨을 때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 교육부총리의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당시 부총리께서는 "두발 문제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정부차원에서 간섭하는 경우가 없기에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총리님 말씀대로 두발 문제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도 정부차원에서 간섭하는 경우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대한민국처럼 학생들에 인권 침해 문제나 자살하는 학생들을 정부차원에서 방조하는 경우도 없습니다.

교육부에서 두발 규제와 관련해 '학생들에 의견을 반영해 두발 규정 개정하라'는 지시와 함께 각 교육청에서 관련 공문을 일선 학교에 발송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 의견을 수렴해 두발 자율화를 이룬 학교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 중구 D고에서는 학생회 두발 논의 과정에서 학교 측에 체벌을 당했다고 학생이 주장하기도 했고 서울 강남 M 중학교에서는 두발 자유 반대 서명운동을 학교 측에서 강요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서울 H공고에서는 학생들에게 설문조사 과정에서 교사들의 개정안인 3번안을 찍으라고 강요했지만 대다수 학생들이 학생회 개정안인 2번에 투표를 하자 부모님을 모셔 오라는 말과 함께 투표를 무효화시켰다고 합니다.

심지어 서울 K공고와 서울 S고등학교 등 일부 사립학교의 생활지도부장 교사가 "우리 학교 동문회가 교육부보다 더 세다", "우리 학교는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교육청의 공문과는 상관없다"고 말하면서 두발 단속을 강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두발 문제를 학교에 자율적으로 맡긴 결과 학생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고 심지어 교육인적자원부보다 더 힘이 센 동문회가 있다고 말하며 배짱을 부리는 학교도 있습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에 대해서 한 귀로 듣고는 한 귀로 흘려버리는 일선 학교와 그러한 학교에 자율권을 주겠다는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말씀은 학생인권 침해 문제를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교육부에 배정되는 예산, 아무런 학생 두발 문제도 대학의 학생선발권도 세계 여러 나라의 사례가 없으니 학교 자율로 맡겨버리면 되는 교육부총리의 직함이 아깝다고 생각이 드는 건 왜 일까요? 아니 일선 학교의 동문회보다도 힘이 약하다면 교육인적자원부라는 곳 자체가 존재할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부총리께서 꼭 답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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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청소년 회의 기획부 의원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 음악연극과 1학년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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