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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공화국. 네티즌들이 규정한 대한민국의 서글픈 모습이다.

밀양에서, 익산에서, 청소년들이 집단으로, 친아버지가, 아는 사람이, 유치원 원장이, 빨간 모자를 쓴 사람이, 강간은 '친분'과 '신분'을 따지지 않는다. 네티즌들이 '강간공화국'을 성토하는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 네티즌 Heart75가 올린 '대한민국에서 강간당하지 않는 법 10계명'. 3일 게시된 이 글은 4일 현재 조회수가 30만건을 넘어서며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 다음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강간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네티즌 'Heart75'가 다음 아고라에 올린 '강간을 피하는 방법'에는 4일 현재 30만이 넘는 조회수와 1300여 건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게시판을 달구고 있다.

이 글은 '정상적인 아빠를 만나야 한다-요즘은 지 딸도 여자로 보는 미친넘이 있더라', '변태원장이 있는 유치원을 피한다-성추행 하려고 유치원 차린넘도 있더라, '주량을 초과한 음주를 삼가라-술취한 여자를 보면 정상적인 남자도 갈등(?) 생긴다', '자기가 예쁘다고 생각하면 5분마다 뒤를 돌아봐라-누군가 미행하고 있을 것이다', '운동해라-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이 될것이다' 등 강간을 피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논하고 있다.

네티즌 'Heart75'는 "여자한테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이므로 잘 새겨듣기 바랍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남자란 동물을 인정하자이다(이해가 아니라 인정이다)"고 말하며 또 다른 게시판에 더욱 구체적으로 강간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의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예쁘다고 혹은 가린다고 강간당하는 거 아니랍니다. 그리고 많은 숫자가 아는 사람에게 당한다고 합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남자들이 자제하는 것이겠지요^^;;;"(시유)

"이거 보니까 왠지 남자랑 1:1로 있으면 무조건 강간당한다는 식으로 들린다.;; 왠지 남자들을 다 변태색골들로 보는듯한 느낌이 든다."(Leez)

"성교육이나 제대로 해라. 어릴 때부터 확실히 성에 대해 심어놓으면 강간사건은 확실히 줄어든다. 초딩들 성교육한다하면 이상한 상상하면서 히죽대더구만. 그리고 성교육하면서 "어우~" 하는 건 없어져야 한다. 성이 부끄러운 것이 아닌 당연한 것이 되어야만 한다! 교육부터 시켜라!!!"(last-blue)

"결정적으로 마지막 상황이 닥쳤을 때 무조건 에이즈 걸렸다고 해라. 10이면 10 찝찝해서 그냥 줄행랑 친다. 명심해라. 에이즈다."(냉정과 열정사이)


강간 피하는 방법을 올린 네티즌(Heart75)은 기자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매일 접하는 성폭력 기사에 사람들은 둔감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인생에 있어서 돌이킬 수 없는 큰 충격일 것입니다. 살인만큼 심각한 이 범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현 세태를 꼬집어보고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보려 했습니다"고 작성 동기를 밝혔다.

그는 "'10계명'이라 이름 붙인 것들은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을 풍자하여 올린 것"이라면서 "강간은 범죄 중에서도 가장 이기적인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에 정 반하는 것으로 인권을 생각할 때 살인에 준하는 범죄입니다"고 강간은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강간을 피하는 방법대로 살려면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말과 같다. 그만큼 성폭력은 일상생활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강간 문제에 대해 공론화하는 장이 마련된 것은 바람직하다. 사람들이 방관자에 머물지 말고 자신의 문제로 고민했으면 한다"며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성폭력문제를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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