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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저녁 뺑소니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기위해 수서경찰서에 출두할 당시의 김상혁. 김씨는 이때만 해도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했다.
ⓒ 연합뉴스 한상균

[2신 : 13일 오후 4시45분]

김상혁, 기자회견 통해 음주운전 혐의 전면 부인


뺑소니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인기그룹 '클릭B'의 김상혁이 13일 음주운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압구정동 키스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정황과 사고현장 이탈 경위, 미니홈피에 올려진 글 등에 대해 해명했다.

김씨는 "음주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 첫날 진술이 사실이다, 몇 잔 마신 건 사실이지만 운전할 당시에는 술이 완전히 깨어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음주운전이 아니란 걸 어떻게 아냐'는 질문이 나오자 "제가 했는데 제가 모르겠어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김씨는 재조사 과정에서 음주운전을 '시인'한 것에 대해 "언론의 과잉보도로 인해 경찰들이 난처해 하는 것 같아 첫날 진술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내 스스로 약간 추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 대목에서 "국민 여러분도 연말연초에 술 드시고 주무신 후 아침에 출근하다 음주에 걸린 적이 있을 것"이라는 말로 '동정론'을 펴기도 했다.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되는 '미니홈피 글'에 대해서도 그는 "나는 그 날 그 분(미니홈피 글을 작성한 매니저 - 필자 주)을 만나지 않고 통화만 했다"며 "그 분이 다음날 미니홈피에 글을 남겼는데 며칠 전에 만났던 일이 그 날 기사화된 줄 알고 글을 올렸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사고현장에서 이탈한 것에 대해서도 "창문을 내려 신분을 밝히고 대화를 시도했지만 공인으로서 당해서는 안될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낄 정도로 (택시기사로부터) 멱살 잡히고 모자를 빼앗겨서 당황스러웠다"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제가 뺑소니에 대한 법도 잘 몰랐고 어릴 때부터 연예인 생활을 하다보니 가정교육 부족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최소한 지켜야 할 것을 모르고 무조건 회사와 매니저에게 연락하는 방법으로 해왔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언론에) 너무 반응하지 않았던 탓인지 사실무근인 일들이 일방적으로 보도됐다"고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한 김씨는 "피해자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원하는 피해보상금 1억여원에 대해서도 모든 걸 포기해서라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수서경찰서도 김씨의 음주운전 혐의가 추가된 뒤에도 불구속 수사를 주장하고 있어 석연치 않은 행보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용주 수서경찰서 교통과장은 "김씨는 통상기준으로 불구속 수사 요건에 해당한다"며 "서장과 상의해 봐야겠지만 일단은 김씨 등이 진술을 번복하더라도 불구속 의견으로 검사 지휘를 받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또한 "네티즌들의 비난 때문에 재수사에 착수한 것은 아니며 우리가 자체적으로 음주운전 혐의를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1신 : 13일 오전 11시38분]

김상혁 음주운전 '네티즌 수사'에 덜미


경찰보다 네티즌이 한 수 위였다.

지난 11일 뺑소니사고를 낸 후 11시간 후에야 경찰에 출두했던 인기그룹 '클릭B'의 김상혁(21)이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했음이 네티즌들에 의해 들통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3일 오전 "재조사 결과, 김씨가 운전하기 전 술을 마셨음을 시인했다"고 발표했다. 사고 당시로 역산하여 김씨의 음주 수치를 산출해보면, 김씨는 11일 오전 7시40분경 서울 봉은교 3거리에서 사고를 낼 당시 혈중알콜농도 0.071%의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행법상 면허정지 기준은 0.05% 이상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1일 새벽 2시부터 3시까지 친구 3명과 함께 소주 1병, 청하 4병을 나눠 마셨으며 친구 1명과 함께 강남구 청담동의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아침 7시까지 위스키 700ml 1병과 맥주 5병을 나눠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음주운전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11일 불구속입건으로 처리된 김씨의 신병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경찰은 사고당일 조사에서는 김씨에게 차량도주 혐의만을 적용해 김씨를 돌려보냈지만, 음주운전 혐의가 병합됨에 따라 김씨는 구속 등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서경찰서는 "김씨는 물론, 김씨와 함께 술을 마신 일행, 강남구의 주점 관계자 등으로부터 김씨의 사고이전 행적을 조사해 음주운전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지만, 음주운전이 확인되기까지 네티즌들의 제보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김상혁이 사고 후 11시간 후에야 경찰에 나타난 것을 놓고 네티즌과 언론들은 사고 초기부터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술을 깬 후에야 조사에 임하려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와 사고현장에서 부딪혔던 택시기사 이모씨도 "김씨에게서 술냄새가 났다"고 진술했지만, 사고를 조사한 수서경찰서 교통과 류정수 반장은 "호흡 측정기 측정결과 '0'이 나왔다. (술을 마셨다면) 시간이 지나도 '0'이 나오지는 않으므로 안 마신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사고 정황과 택시기사의 증언 등을 들어 경찰의 허술한 조사를 질타했고, 급기야 일부 네티즌들이 음주운전의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다. 김상혁의 미니홈피에 글을 남긴 사람들을 역추적한 결과, 김씨의 지인 박모씨가 12일 새벽 또다른 친구 권모씨의 홈피 방명록에 "클릭B 김상혁이 그날 나랑 술먹다 걸려서 마음이 좀 그렇다"는 글을 남긴 것이다.

▲ 12일 새벽 김상혁의 '형' 박모씨는 또 다른 친구 권모씨의 미니홈피 방명록에 전날 김씨와 술을 마신 사실을 공개했다.
ⓒ 싸이월드
김씨는 11일 조사에서는 음주운전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본인 동의가 있어야 음주혈액 측정이 가능하다는 현행법의 맹점도 악용했다.

김씨와 주변인물의 얘기가 엇갈리는 데 의문을 품은 네티즌들은 홈피 방명록 화면을 캡처해 수서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퍼 올렸고, 경찰도 12일 저녁 재조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음주운전이 가려짐으로써 가벼운 벌금형 정도로 끝날 수 있었던 연예인의 뺑소니 교통사고가 네티즌들의 활약으로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아울러 "김상혁을 가급적 빨리 출두시키겠다"는 소속사 키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말만 믿고 뺑소니 용의자에 대한 적극적인 검거를 회피한 경찰도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씨의 음주운전이 사실로 확인되자 수서경찰서 홈페이지에는 경찰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경찰의 부실수사를 질타하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못 믿을 경찰' 이미지를 심어준 이번 사건이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최정미씨는 "수사를 경찰이 아니라 네티즌이 하냐?"고 질타했고, 박상규씨는 "이런 식으로 비리가 터지는데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어림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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