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낙산사 동종이 5일 거센 불길에 완전히 녹아버렸다.(오른쪽) 왼쪽은 불타기 전의 모습.
ⓒ 연합뉴스/오마이뉴스 권우성
"(동종을 포함해) 낙산사의 보물 3종은 모두 무사하다."(5일 산불관계 장관회의)

"어제는 보물 3점에는 피해가 없다고 보고 받았는데 오늘 새벽에야 동종의 소실 소식을 전해 들었다."(6일 낙산사 화재 현장방문)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낙산사 동종(보물 479호)이 소실되자 하루 만에 말을 뒤집었다.

조선 초기 4대 범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낙산사 동종은 1469년 예종이 자신의 아버지 세조(수양대군)를 위해 낙산사에 보시(布施)한 종으로서 신라와 고려시대 종의 구조와 표현양식을 벗어나 조선시대 특유의 특징을 보여준 걸작품이었다.

산불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처가 화를 키웠다고 할 수 있지만, 동종이 순식간에 녹아내린 것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7일자 <한겨레>는 여기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준다.

<한겨레>에 따르면, 동종 종각은 소방대원이 접근하기 어려운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었고, 화기가 워낙 강해 오랫동안 열기에 노출돼 화를 입었다. 전각이 비좁아 순식간에 불길이 들어찼고, 뒤쪽 대나무숲이 화기가 빠지는 것을 막아 용광로 가마처럼 돌변했다는 것이다.

전통 종은 구리를 바탕 재료로 하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주석과 아연을 소량 섞어 만든다. 2003년 서울대 연구팀 조사결과, 낙산사 동종은 구리 80.04%, 주석 19.93%로 구성됐음이 확인됐다. 구리의 녹는점이 약 1083도이고 주석을 10~20%쯤 첨가하면 녹는점은 994~875도가 된다.

<한겨레>는 80년대 절 들머리에 세운 새 범종각은 녹는점이 1500도 이상인 순철으로 만들어져 종의 외형이 말짱했지만, 조선초에 만들어진 동종은 주석 함량이 20%에 육박했기 때문에 화기가 지속돼 온도가 800도 이상 올라가자 곧장 녹아내린 것으로 추정했다.

어쨌든 이번 산불로 인해 동종의 원형복원이 불가능해진 것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