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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앞자리에 앉은 국회의원의 비애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국회 본회의장 풍경 삽화.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kjl533)에 여의도 국회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스케치한 삽화를 올리고 있는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이 3일 오후 본회의장 풍경을 담은 또 하나의 '작품'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반원형 극장처럼 설계된 국회 본회의장은 연단에서 멀어질수록 고도가 높아지는 구조로 돼 있다. 연단과 가장 가까운 맨 앞줄에는 이계진, 최구식, 박형준, 안민석, 김재윤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다수 자리잡고 있다. 반면, 당 지도부 등 선수가 높은 다선 의원들의 경우에는 연단과 거리가 먼 뒷쪽 줄에 앉아 있다.

이 의원은 이런 좌석 배치를 빗대 '맨 앞자리에 앉은 국회의원의 비애'라는 제목의 삽화를 그렸다. 삽화를 보면, 맨 앞줄부터 초선인 이계진 의원 -> 재선 박성범 의원 -> 3선 맹형규 의원 -> 4선 김형오 의원 -> 5선 이상득 의원 순으로 앉아 있다. 맨 앞줄에 앉은 이 의원은 연단에서 발언하는 의원의 침이 튀길까봐 걱정하는 위치고, 뒤로 가면 갈수록 '대피감 -> 안정감 -> 우위감 -> 여유감'을 느낀다고 재치있게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국회 본회의장의 연단과 의원들의 좌석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어 맨 앞줄이라 하더라도 발언자의 침 세례를 받을 걱정은 없다. 다만, 이 의원은 선수에 따라 지정좌석처럼 돼 있는 국회 본회의장의 좌석 배치도를 은근히 비꼰 것이다. 이런 탓에 삽화의 부제도 '의사당 본회의장의 경사도에서 느끼는 감성과 부작용 상상도'다.

한편, 이 의원의 글과 삽화는 3일 오후 그의 블로그를 통해 처음 공개됐지만, 삽화를 그린 날짜는 지난 1월 17일로 표시돼 다소 시차가 있다.

다음은 이 의원이 삽화와 함께 올린 글 전문이다.

대통령의 웃음!

안녕하세요? 해바라기 피는 마을의 촌장 이계진입니다. 252회 임시국회가 소란으로 대미를 장식하며 끝났습니다. 이제 4월에 다시 임시회가 열릴 겁니다. 짝수 달에 회의가 있으니까요. 252회 국회는 가장 많은 민생법 등 110건의 법률안 등이 통과됐지요. 기록적이랍니다. 알아도 통과 통과, 몰라도 통과 통과...... 그래서 110개 법안!

마지막 '행정도시특별법'의 억지 통과는 정말 가슴아프게 생각해야 할 법안이었습니다. 후일에 역사가 평가할, 아니 우리가 보는 당대에 그 '공과'가 나타나겠지만 수도이전 반대 때부터 이번 행정도시특별법까지 '반대'의 뜻을 바꾸지 않았던 내 눈에 비친 그날의 모습(통과되던)은 차라리 슬펐습니다.

나라의 중차대한 일이 '표'의 논리로 결정됐다는데 대한...... 물론 반론을 감수하겠습니다. 표만 얻을 수 있다면, 무슨 구실을 대서라도 나라의 일을 마음대로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요...... 그것이 서글펐습니다.

(각설하고!)

252회 임시회에서 가장 좋은 기억은 연설을 하러 왔던 대통령이 조크와 웃음을 보였다는 사실 하나지요. 대통령의 웃음은 무슨 의미이겠습니까? 그 웃음 하나로도 국민들은 마음의 위안을 받습니다. 험하게 말하고, 인상쓰고, 싸우듯 표정짓고, 무섭게 눈을 뜨고...... 대통령이 그래서야 되겠습니까?

나는 순리와 상식의 선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며 정치에 임하고 있습니다. 초선의원의 행동강령이겠지요...... 그까이꺼 뭐, 정치 별겁니까? 정치인의 웃음, 특히 대통령의 '포용'과 '아량'이 함께한 웃음...... 국민에게 당연히 해야 할 기본 서비스입니다.

경제가 좋아지니까 웃을 수도 있고, 정치인들이 웃으니까 경제가 좋아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나는 사실, 252회 임시국회가 무난히 잘 끝나면 국회 폐회에 맞추어 재미있는 국회풍경 하나를 내 블로그에 올리려고 준비를 했던 것이 있습니다.

국회는 반원형 극장같은 설계로 회의장이 돼 있는데 연단에서부터 점점 높아지는 형태로 좌석이 배열돼 있지요. 초선인 이계진, 최구식, 박형준, 안민석(열린우리당), 김재윤(열린우리당) 의원이 맨 앞줄에 앉게 돼 있습니다. 초선이 주로 앞이고 다선(5~6선) 의원이 주로 뒤지요......

아마, 자리 위치에 따라 각각의 심정이 이럴 것 같아서 한 번 구성해 봤습니다. 마지막 국회는 난장판으로 의회사에 기록되겠지요. 누구누구가 찬성했고, 누구누구가 기권했고, 누구누구가 반대했는지...... 그리고 누구누구가 몸으로 싸웠는지도요. 역사에 대해 예단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계진은 단호히 반대했습니다.

오늘은 김삿갓의 시 한 수를......

二十樹下三十客(이십수하삼십객)
四十家中五十食(사십가중오십식)
人間豈有七十事(인간기유칠십사)
不如歸家三十食(불여귀가삼십식)

해석을 하면요......

스므나무 아래, 서러운 나그네
마한(망한) 놈의 집에서, 쉰 밥을 먹었구나
인간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오
집에 돌아가서, 서른(선) 밥을 먹는게 낫지......

※ 스므나무...... 느릅나무과의 큰 키 나무인데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 고산초등학교 교정에 가면 볼 수 있음.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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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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