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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의 선주문을 낸 ANA는 보잉의 787기 개발에도 공동 참여하고 있다
ⓒ Boeing
초대형기 시장에서 에어버스의 공세에 밀려 어려움을 겪던 보잉이 중국시장에서 최신형 고속 중형기인 7E7기의 주문을 대량으로 따내며 반격에 나섰다.

보잉은 중국항공,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하이난항공, 상해항공 등 6개 항공사에서 총 60대에 이르는 7E7기의 확정주문을 받았다고 지난 1월 28일 밝혔다. 보잉 측은 총 72억 달러에 달하는 이 항공기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한편 보잉은 중국시장의 대량 수주를 기점으로 그간 개발명 '7E7 드림라이너'로 불린 신형 민항기를 787로 공식 명명한다고 밝혔다. 보잉은 신형 항공기의 개발 단계에서 코드명을 쓰다 상용 판매가 시작되는 시점에 공식 명칭으로 바꾸어 부르는 관행을 지속해 왔다.

보잉 측은 숫자 8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통한다며 787기와 중국의 각별한 인연을 과시했고 일부에서는 보잉이 중국시장을 감안해 비행기 모델명을 787로 정한 것 아니냐는 루머도 돌고 있지만 이것은 순전히 우연으로 보인다.

보잉은 개발중인 기종의 상용판매 시점마다 구형기에 숫자를 하나씩 더해 부르는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787기 이전의 최신 기종은 777이다.

중국의 항공사들이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중국의 이번 대량 구매 결정은 정치적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에서 열린 계약행사에 참여한 중국 관리들은 "이번 구매가 양국의 무역역조해소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해 이번 결정에 정치적 고려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는 2004년 11월 기준 무려 1470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양대 항공기 제작사가 첨예한 대결을 벌이고 있는 민항기 시장에서 양사에 구매량을 적절히 안배해 가며 가격 협상력을 발휘하는 전략적 선택을 해왔다. 중국남방항공은이번 구매가 이루어지기 직전 파리에서 에어버스와 A380기 5대, 총 14억 달러에 이르는 구매계약을 체결 양대 민항기 제작사 어느 일방에 치우치지 않는 모습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그간 에어버스의 초대형기 A380에 밀려 국제항공기 수주전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던 보잉은 이번 중국시장 수주를 대반격의 기회로 삼고 있는 듯 하다.

보잉은 2월3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전면광고를 내며 이번 수주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보잉이 차세대 항공기 시장에서 얼마나 다급한 상황에 있는 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보잉이 신형 787기 수주 계약에 성공한 중국의 항공사들
ⓒ Boeing
초대형기 시장에서 에어버스의 A380에 맞설 후속기종의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도시와 도시를 직결하는 고속중형기의 개발에 사운을 걸어 온 보잉은 어쨋든 이번 중국시장에서의 수주로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보잉은 일본의 ANA에서 50대를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총 14개 항공사에서 고속신형기의 주문을 받아냈으며 이번 중국 시장의 대량 수주를 합하면 총 186대의 787기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보잉과 에어버스의 차세대 민항기 대결에 각국 정부와 재계의 이해관계까지 끼어들면서 갈수록 그 경쟁이 치열해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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