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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육군훈련소의 '인분사건'으로 병사들의 인권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충북 충주시 공군 제19전투비행단이 대대를 대표하는 병사들로 '대표병사 회의'를 구성, 매주 1차례씩 회의를 통해 병사 자치제를 정착해 가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 대표 병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김성덕
"지금부터 대표병사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쾅! 쾅! 쾅!"

공군 19전투비행단 주임원사실에서 매주 화요일 대표병사 회의 의장인 유충열 병장(22)의 회의봉 소리로 각 대대 대표병사 20여명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대표병사회의'가 개회된다.

대표병사는 각 대대 내무실장인 병장을 대상으로 대대 병사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되며 6개월 동안 대대 대표병사로 활동하게 된다.

대표병사들은 병영 생활 속 애로점과 건의사항을 함께 모여 토의하고, 회의를 통해 마련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자신들의 생활에 적용하고 사안에 따라 상부에 건의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제도는 상명하복식 의사전달 체계에서 보면 매우 파격적인 일. 하지만 이러한 대표병사제도에 대해 병사들뿐만 아니라 간부들도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군인으로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군기강 확립이 명령이나 강요가 아닌 대표병사제도를 통한 병사들 한명 한명의 주인의식 속에 자율적으로 실현되는 모습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대표 병사들은 잘못된 군대 용어 사용이나 병영내 잔존하는 악폐습을 앞장서서 근절하며 일과 후엔 체육·문화 동아리 활동을 이끌어 활기찬 병영생활을 만들고 있다.

또 대표병사제도로 인해 내무실까지 의사 결정 내용이 왜곡없이 직접 전달될 수 있고, 각종 비행단 행사에 병사들도 자율적으로 참여 하게 되어 내실 있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실례로 지난 10월에 개최한 '병사의 날' 행사는 기획에서 마무리까지 대표병사를 주축으로 진행해 비행단 간부들에게서 극찬을 받기도 하였다.

한편 19전투비행단 인트라넷 홈페이지에는 병사들을 위한 특별한 코너가 있다. 그것은 바로 "병사동기코너"이다. 비행단처럼 규모가 큰 부대에서 근무하다 보면 군대에 함께 입대한 동기일지라도 특기가 다를 경우 전역식에 가서야 비로소 만나는 경우도 있다.

▲ 병사들이 인트라넷 '병사동기코너'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김성덕
하지만 인트라넷에 동기 코너가 마련되면서, 동기끼리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되어 병영생활 '명랑화'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요즘에는 인트라넷을 통해 형성된 동기 간 친분이 오프라인까지 이어져 병사들끼리 모이는 모습도 부대 내 매점에서 종종 볼 수 있다.

19전투비행단 신용이 주임원사는 "장병들이 자율적으로 병영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병사들과 함께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장병들의 여가생활을 위해 부대 내 PC방을 새롭게 단장하였으며 취미생활과 편의시설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김성덕 기자는 공군19전투비행단 공보담당 정훈장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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