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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지난달 제4회 경기도 학생문예대전 소설 부분 고등부 대상으로 선정한 작품이 일본 인기 록 밴드 노래 가사와 거의 흡사하다는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주관 부서인 경기도교육청은 학생과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표절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13일 경기도교육청과 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회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이 지난달 제4회 경기도 학생문예대전 소설 부분 고등부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한 작품이 일본 인기 록 밴드 'BUMP OF CHICKEN'이 지난 2000년 3월 발표한 노래 'K'와 흡사해 표절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

▲ 경기도교육청 자유 게시판에 올라온 일본 밴드 'BUMP OF CHICKEN'의 노래 'K' 가사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경기 일산 J고등학교 2학년 S(18)군이 내놓은 소설 'K' 로 "일반인들에게 불길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검은 고양이가 자신을 유일하게 아껴 주던 무명화가를 위해 편지를 전달하러 가다 아이들이 던진 돌에 맞아 죽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S군의 작품은 소설에서 요구되는 암시적인 문제 제기와 밀도 있는 문장 등으로 당시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일본 인기 밴드 'BUMP OF CHICKEN'의 노래 'K'와 S군의 수상작 'K'는 일부 요소를 제외하면 거의 똑같다는 지적이다. 13일부터 경기도교육청 자유 게시판에는 수상 작품이 표절임을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두 작품을 비교해 보면 제목뿐만 아니라 등장 인물과 인물의 이름, 작품의 구성, 내용까지 거의 흡사하다는 평이다. 특히 등장하는 검은 고양이 Holy Knight(성스러운 기사)가 자신을 유일하게 아껴준 무명 화가의 애인에게 편지를 전달하러 가다 아이들이 던진 돌에 맞아 죽는다는 내용까지 똑같다.

이에 대해 제4회 경기도 학생문예대전을 주관한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회에 심사를 의뢰해 선정 과정은 잘 모른다"며 "해당 학생과 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회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 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회 김건중 회장은 "목포대 유금호 교수와 심사를 벌이면서도 고등학생의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밀도 있게 쓰여져 놀랐다"며 "심사를 진행하면서 표절 작품들을 걸러 내기 위해 많은 노력했지만 당시 작품 중에서는 가장 잘돼 대상작으로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또 "너무 잘 쓰여져서 당시 유 교수와 표절이 아닌가 의심했었다"며 "표절로 결정되면 수상을 취소시키고 대상작을 더 이상 선정하지는 않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상을 수상한 S군은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평소에 BUMP OF CHICKEN의 노래 'K'를 좋아해 소설을 쓰기 전에 인터넷 문학공모 사이트와 각종 문화재단 등에 노래 가사를 소설화할 경우 표절에 해당하냐고 수차례 문의했었다"며 "하지만 노래를 소설화한 데다 장르가 달라져 각 요소에 변화가 있을 때는 표절이 아니라고 해 소설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15일 S군의 소설 'K'를 대상으로 선정해 상금 60만원과 상패를 이미 전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시스 통신(www.newsis.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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