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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정오 최진실씨 소송과 관련 25명의 변호사들이 무료변론에 대해 회의를 가졌다.(왼쪽에서 첫 번째가 대표격인 강지원 변호사, 가운데가 최진실씨)
ⓒ 강이종행
최근 건설회사인 (주)신한으로부터 30여억원의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탤런트 최진실씨를 위해 25명의 변호사가 무료 변론에 나선다.

‘청소년 지킴이’ 강지원 변호사와 황산성 변호사, 김덕현 여성변호사협회 회장 등 25명의 참여 변호사들은 13일 정오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지하회의장에서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최씨도 참석해 변호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1시간 동안의 회의를 끝낸 변호인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회의 결과를 공개했다. 기자들의 관심은 최씨에게 몰렸다.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씨는 “너무 힘들다고 말 안해도 다 아실 거라 생각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최씨는 “미안하다 감정이 격해져서... 차분해지면 말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최씨는 강 변호사를 통해 “무료 변호인단에 대한 보답으로 앞으로 어려운 여성을 위해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 헌신할 것”을 약속했다. 최씨는 또 “지금까지는 앞만 보고 살아왔는데 이렇게 어려운 처지를 당하고 나니 아픈 여성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며 “강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 “어려운 여성 위해 일할 것”

▲ 최씨는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울음을 터뜨렸다.
ⓒ 강이종행
최씨에 이어 변호인단의 대표격인 강지원 변호사가 이번 소송의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강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지나치게 반여성적 시각에서 여성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고정관념과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행을 끊기 위해 변론에 나섰다”고 무료변론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이번 소송이 비상식적이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30억 +α라는 큰 금액 ▲소송 이유가 지나치게 남성주의적 편견에 의한 것이라는 두 가지.

그는 “보통 연예인이 명예훼손 소송이 걸리면 계약금의 2배 정도 물게 돼 있는데 신한측은 최씨의 경우 계약금인 2억 5천의 두 배인 5억에다 그동안 지출된 광고비 전액인 21억, 거기에 정신적 피해보상으로 4억을 더해 총 30억원을 요구했다. 여기에 분양 피해에 대한 부분은 차후에 더 청구한다는 것"이라며 “(신한측이) 가정폭력 피해 사실이 공개돼서 정신적으로 상처를 많이 입었나보다”고 우회적으로 신한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신한에서는 ‘이혼녀’이기 때문에 소송을 건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소송 이유를 보면 ‘가정 폭력을 당한 장면이 언론에 공개됐기 때문’이라는데 이는 가정폭력으로 상처를 받은 피해자에게 2중 3중의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정폭력 피해자가 언론에 공개됐다고 30억 소송?

강 변호사는 “한 두 달 동안 신한측과 서면 공방을 가진 뒤 법정에서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며 “무료 변호인단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대책협의를 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아래는 이날 대책회의 결과다.

1. 이번 사건은 개인과 기업 간의 단순한 채권채무 소송이 아니라 가정폭력의 피해자로서 이혼까지 오게 된 ‘여성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서 비롯한 사회적 사건이라고 보고 여성인권 보호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2. 원고 회사는 가정폭력 사실이 일반인에게 인지되도록 한 책임이 최진실에게 있다 주장하나 폭행사건 발생 당시 전 남편이 경찰에 연행됨에 따라 취재기자들에게 노출되어 세상에 알려졌음에도 이를 최진실에게 책임이 있는 양 주장하는 것은 법리에 어긋난다.

3.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에게 기업 및 아파트의 이미지에 손상을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반여성적 발상이라고 본다.

4. 아울러 아파트 구매자들이 자신들이 살 집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제품의 질과 가격, 발전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관행이고, 아파트 모델의 얼굴을 보고 선택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텐데도 아파트 미분양 사태의 책임을 여성 모델에게 전가하는 것은 비도덕적 행위다.

5. 따라서 청구금액도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30억원 + α’를 청구한 것은 매우 위협적인 소송제기라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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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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