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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면 미래형자동차개발사업단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일본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 1호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미래형 자동차 기술을 선도한지 벌써 7년. 도요타는 이미 지능형 기술을 내장한 2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 2호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대자동차가 오는 10월 1일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클릭' 발표회를 갖고 신고식을 치를 계획이고, GM대우는 GM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S3X'를 오는 2006년 국내에 시판할 계획이다. 언뜻 계산해봐도 기술격차만 7∼8년이 나는 셈이다.

이러한 기술격차에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지난 4월 19일 부랴부랴 미래형 자동차 사업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기술경쟁에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단순히 기술자존심 때문만은 아니다. 자동차 강국을 꿈꾸는 우리로서는 10년 뒤 국가적 먹거리와 직결된 산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가 폭등으로 유류 수입량을 극소화시켜 사회적 비용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해있다는 사실도 정부의 위기감을 자극했다. 정부는 지난 9월부터 향후 약 10년 동안 총 예산 3200억원을 투입 ▲연료전지 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지능형 자동차 3개 대과제에 '총력' 집중할 계획이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의 적극적 투자,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 오마이뉴스 남소연
민간투입 예산 3200억원까지 합쳐 약 6400억원의 예산을 주무를 미래형 자동차 사업단 조타수에 유영면 자동차부품연구원 본부장이 임명됐다. 자동차 부품개발 외길인생을 달려온 유 단장을 지난 21일 천안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연구원에서 만났다.

그는 미래형 자동차 사업단의 앞날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오는 2010년 한국형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첫 출시되면 "일본과의 기술 격차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장담은 못하지만"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지만 "6400억원이 제대로만 조달된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할 정도다. 시장 선점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시장 경쟁에서는 뒤쳐지지 않도록 한 몫 해내겠다고 했다.

오는 10월 1일 현대자동차가 발표할 '클릭'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1세대라면 2010년에 출시될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연료효율이 획기적으로 향상된 2세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일부 부품의 경우 국내 부품산업기술이 취약해 해외조달이 불가피하겠지만, 주요 핵심기술은 우리 손으로 해내겠다는 포부다.

"6400억만 조달되면 뭐든 할 수 있다" 호언

하지만 난관도 적지 않을 것 같다. 당장 예산 규모가 문제다. 중국은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만 향후 5년 동안 1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미국은 1억달러나 지원사격 할 계획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의 개발예산은 턱없는 수준이다. 때문에 유 단장은 단기간에 연구성과를 낼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연료전지 자동차의 경우 전기자동차처럼 기술위험도가 높아 10년 후에나 상용화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비합리적인 예산지원 정책도 발목을 잡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 가운데 미래형 자동차의 경우 비용 자체가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고비용 과제임에도 예산지원 규모는 지능형 로봇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당장 연료전지 자동차 한대를 꾸리는 데만 10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한데, 고작 실험용 로봇 개발에 수백만원이 들어가는 지능형 로봇과 비슷한 수준의 예산이 지원된다는데 대해 불만이 적지 않다고 했다.

일본에 현저하게 뒤떨어진 기술수준도 문제다. 유 단장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10월 1일 시판할 '클릭' 하이브리드 모델은 97년 도요타가 시장에 선보인 프리우스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당시 프리우스는 양산체제를 구축한 상태였지만, 현대는 아직 양산단계에 이르지도 못했다는 것이 유 단장의 설명이다.

"미국이나 독일, 프랑스 등 자동차 기술선진국에서도 아직 이렇다할 하이브리드 차량 기술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유 단장은 말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기술경쟁에서도 우위를 놓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안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첨단기술 분야는 중국이 따라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유 단장은 이러한 연구결과 끝에 2010년 탄생할 한국형 2세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일반 차량에 비해 10∼15% 가량 비쌀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점을 국민들에게 미리 홍보해줄 것을 기자에 당부하기까지 했다. 기술적·정책적 한계를 극복한 만큼 가격상승은 불가피하고 그는 말했다.

다음은 유영면 단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중국이 우리 따라오려면 상당한 시간 걸린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먼저 미래형 자동차 개발 사업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지능형 자동차, 세가지 분야 연구가 진행중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설명 드리겠다. 지금 자동차는 엔진을 써서 간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 말고 다른 동력을 함께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엔진과 전기모터이다. 등장하게 된 이유는 자동차 환경 공해를 줄이기 위해서 90년대 초중반에 전기자동차 연구를 많이 했다. 배터리에 전기에너지를 저장해서 모터를 돌리는 자동차이다. 그것이 일반 상품화 하기에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났다.

불가능한 이유가 배터리 성능이 모자라고 배터리 가격을 낮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터리를 줄이고 엔진도 달자는 개념이 나왔다. 그것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이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화학이나 물리 시간에 배웠을 텐데 물을 전기분해하지 않나. 그러면 수소와 산소가 나온다. 이것을 거꾸로 하는 것이다. 전기화학적인 반응을 일으켜서 결과적으로는 물과 전기가 나오는 것이다. 거기서 나오는 전기를 통해 모터를 돌리는 방식이다.

지능형 자동차는 전자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을 자동차에 활용하는 것이다.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전자기술을 사용해 안전도에 관련한 부분을 전자 제어해서 안전도를 크게 올릴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니까 차안에서 인터넷도 하자는 것이다. 네비게이션이 그런 기능의 한 종류이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도 하지만 사고가 날 경우 피해를 줄일 수 있고, 사고가 났다고 하면 즉시 119 등에 통보가 되도록 하는 기능도 그렇다.

ITS는 자동 주행시스템이다. 도로와 자동차, 운전자 간에 엄청난 정보가 교환되면서 제어가 돼야한다. 궁극적인 목표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거기까지 가자는 것이다."

-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원천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자동차 기술 수준이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라고도 하고.
"일반 자동차 부분은 많이 쫓아갔다. 부품 쪽에서의 기술은 아직도 개선할 여지가 많다. 완성차 설계기술이나 생산기술 등은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다. 미래형 자동차 관련 기술은 외국보다 5∼10년 늦게 시작했다고 보면된다."

- 10월 현대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한다. 일본은 97년 프리우스라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모델을 선보인 적이 있다.
"일본이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0월 1일 현대자동차가 내놓는 모델이 있다. 하지만 이 모델은 프리우스 1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업체는 도요타와 혼다 뿐이다. 미국이나 독일, 프랑스조차도 그같은 차량이 나오지 않고 있다. 뒤지긴 했는데 너무 뒤지진 않았다고 보고 있다."

-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자동차라는 것은 시제품 개발을 넘어서 양산 단계로 간다. 일본은 97년에 이미 양산단계에 도달했다. 한국은 시제품을 개발하고 양산단계로 넘어가는 전단계이다. 하지만 그 격차가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일본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념을 잡고 여러가지 축적된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다하지 않았나. 우리는 일부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갈 수가 있다. 노력을 하면 그 갭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줄여질 수 없다면 미래형 자동차 사업을 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

-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엄청난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연료전지 자동차의 경우 정부에서 올해 투입되는 돈이 60억∼70억원 정도이다. 반면 미국은 1년에 1억 달러를 넘게 투입하고 있다. 여건이 참 어렵다. 연료전지는 수소 만들고 보급하는 부분도 들어간다. 중국만 해도 5년간 1400억원을 지원한다. 정부도 예산이 태부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여러가지 재정지출상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아 고민을 하고 있다. 늘어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초기에 널리 홍보하면서 시작하는 사업치고는…."

연료전지 자동차에만 미국 연간 1억달러, 중국 5년간 1400억원 투입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정부와 민간 공동으로 투입되는 총예산이 6400억원이다. 현대자동차의 연간 R&D 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도 있다. 과연 성과를 낼 수 있겠나.
"가능할 것이다. 자동차 회사의 R&D 투자는 기존 자동차 개발비에 많이 투입이 된다. 생산라인에도 들어간다. 미래형 자동차 사업엔 그런 비용 등이 포함하지 않는다. 현재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예산 6000억원만 조달된다면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 64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은 주로 부품개발에 쓰여진다고 봐야하나.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위해서는 부품개발 기술이 필수적으로 돼야한다. 문제는 부품이 조합된 전체 차량 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 사업단에게 부품이 먼저냐 차량 시스템이 먼저냐고 묻는다면 차량 시스템이 먼저라고 답을 드릴 것이다. 연료전지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일부 부품을 해외제품으로 쓰더라도 차량 시스템을 먼저 개발해야 한다. 이후 경제성이 맞으면 국산화가 되는 것이다. 모든 부품을 전부 우리 기술로 개발한다는 것이 전략은 아니다."

- 민·관합동 프로젝트인데 민과 관이 어떤 식으로 결합을 하나.
"정부가 예산의 절반을 투입하고 거기에 민간기업들이 돈을 대는 식이다. 개발 결과를 실용화하려면 기업체가 할 수 없는 여러가지 사안이 있다. 그것을 정부가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 IT 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있고, 이 기술이 자동차에 접목하려면 또다른 기술이 필요하지 않나. 그래서 산업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고 하는데.
"산업간 네트워크는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자동차가 엄청난 시장이다. 예를 들어 만약 차량 한대 당 LCD 모니터가 하나씩 들어간다고 생각해 보라. 그러면 무려 400만대의 신규시장이 창출되는 것 아닌가. 자동차 산업이 워낙 큰 시장이므로 자연히 전자회사들이 이 분야로 진출하게 될 것이다. 정부에서 할 역할은 그중 공익성이 있는 부분을 마크하게 될 것이다."

-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연료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중간단계라고들 한다.
"전기자동차의 실용화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이다. 그런데 자동차에서 나오는 공해 물질을 완전히 없애자는 타깃을 놓고 보면 일등주자는 연료전지 자동차이다. 하이브리드는 엔진을 쓰기 때문에 적지만 공해물질이 발생된다. 연료전지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그 역할을 다하는 것 아니냐는 차원에서 그런 지적이 나온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몇 년 후에 절대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연료전지 자동차 기술 자체도 전기자동차처럼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차를 꾸미는데 1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이를 3000만∼4000만원으로 낮추지 못하면 상용화 못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과도기적 기술이라고 말하는 데에는 반드시 전제가 붙는다.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이 성공하면'이라는 전제이다. 성공 못하면 대안이 뭔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써야하지 않나."

- 지금 우리는 동시에 사업을 추진중인데, 연료전지 자동차가 성공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죽는다는 말인가.
"그렇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적어도 10년은 더 연구를 해봐야 상용화할 수 있겠느냐가 판단이 된다. 그래서 기술 개발 위험도가 크다고 한다. 외국의 경우도 한 회사가 감당하기에는 위험이 너무 커서 정부가 나서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지원을 잘 하지 않는다.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적어도 10년은 더 연구해야 상용화 여부 판단"

ⓒ 오마이뉴스 남소연
- 미국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을 포기하고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고 들었다.
"기술적 문제라기 보다는 정책·전략적 문제이다. 연료전지 분야는 미국이 가장 앞서 있다. 60년대 우주선을 쏴올릴 때부터 연료전지를 써왔다. 미국은 차안에 복잡하게 들어가는 것을 잘 못한다. 그래서 소형차가 안나오지 않나. 소형차를 못 만든다. 일본이나 한국, 독일 정도의 퀄리티를 못 만들어 낸다. 하이브리드는 엔진에 모터 등등이 들어가는데…. 내 생각에 미국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못 만들 것이라고 본다."

- 연료전지 자동차의 연비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우리가 지금 개발하고자 하는 연료전지 자동차가 수소 1㎏ 당 120㎞로 생각하고 있다. 가솔린을 쓸 때로 가정하면 1ℓ 당 32㎞이다. 소나타가 공식적으론 12㎞/ℓ라고 하는데 실제론 10㎞/ℓ밖에 안되니까."

- 기술인력이 많이 요구될 텐데, 우리나라 사정은 어떤가.
"현재 미래형 자동차 연구 인력이 많지는 않다. 최근 대두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정규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이 없었다. 외국도 교육을 통해 양성하지는 않고 있다. 선생을 데려올 수도 없다. 인력양성까지도 하라고 하는데 참 고민이다. 가르칠 사람이 없다. 배우는 사람은 교육사업이 시작되면 꽤 있을 거라고 보는데 가르칠 사람이 없다. 교육사업이 시작되면 자동차 회사의 협조를 받아야할 것 같다."

-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가진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얘기해 줄 수 있나.
"업체별로도 격차가 상당히 크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기술력을 지닌 업체는 현대자동차이다. GM대우는 GM으로부터 기술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적당히 설계변경하는 방식으로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르노삼성은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워낙 규모가 작으니까. 그리고 다른 회사들은 관심은 있는데…. 대신 르노삼성은 지능형 자동차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예산을 배분한다면 각 사업 분야별로 어떻게 하나.
"지금은 워낙 예산이 적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많이 배분을 했고 그 다음이 지능형 자동차, 그 다음이 연료전지 쪽이다. 예산이 적기 때문에 기술 위험이 높은 연료전지 자동차 쪽에 많이 넣을 수가 없다. 한국 자동차 산업계가 대외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분야에 빨리 돈을 많이 투입해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연료전지 자동차는 예산 사정이 나아질 때를 기다릴 것이다."

- 개발 목표 대로라면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2010년에 나오나.
"그렇다. 금년 10월 1일 나오는 차보다 기술적으로 완전히 한 세대 다른 차가 나올 것이다. 결국은 연료 효율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현대자동차에서 내놓은 것을 1세대라고 한다면 2세대로 가는 것이다. 프리우스도 97년에 나온 다음에 이미 한 세대를 거쳤다."

- 미래형 자동차 개발과 관련한 원천기술 수준이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로열티로 나가는 비용이 상당히 많다고 들었다. 원천기술 개발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자동차의 예를 들겠다. 자동차가 처음 발명된 것이 20세기초이다. 독일에 의해 처음 발명됐다. 독일엔 부품 산업이 있었다. 독일이 무기 생산에 필요한 기반이 다 있었다. 그것을 기반으로 자동차 부품개발 기술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게 100년 전이다. 유럽이나 미국은 100년 걸려서 기술이 축적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몇 년 했나. 우리나라는 1975년 포니가 나온 것이 첫 시작이었다. 그때 부품 기술이 있었나. 다른 나라는 기계분야에 기술 기반을 가지고 출발했음에도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술기반도 없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기적이다. 공업 중에서 기계공업이 기술발전에 기간이 가장 오래 걸린다. 전자기술은 브레인과 시설투자가 있으면 된다. 자동차는 부품만 1만여 개가 들어간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유기농 농산물로 생각하고 구매해달라"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사업단의 구상대로 2010년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출시되면 일본과의 기술 격차는 어느 정도로 좁혀지게 되나.
"우리의 목표는 격차를 없애는 것이다. 꼭 그렇게 된다는 장담은 못한다. 목표를 놓고 쫓아가는 것이다. 전세계의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비교·분석하면서 계속 수정해가면서 개발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이 시급해진 것이 바로 유가 급등 때문이다."

- 출시되면 가격은 어느 정도 될 것이라고 보고 있나.
"자동차 값은 계속 비싸질 수밖에 없다. 완성차 업체가 폭리를 취한다는 생각보다는 공해를 많이 일으키고 덜 안전했던 자동차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투자비용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 그런 면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일본 같은 경우 프리우스가 비싸고 핸들링이 좋지 않다는 평이 있다. 그렇지만 환경을 보호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싸지만 사먹는 경우가 많지 않나. 그런 생각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해줬으면 한다.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상황에서 따져볼 때 일반차량의 가격에 비해 두배 이상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지금보다 대략 10∼15% 가량 높아질 것이다."

-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 수천억을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따라 잡힐 우려는 없나.
"이 사업은 한국에서도 새롭게 시작하는 분야다. 학술적으로나 정량적으로 측정한 데이터는 없다. 나도 중국을 여러번 다녀왔고 중국 자동차의 현황을 알고 있다. 중국이 연료전지 자동차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가 있다. 중국이 산업이 발달하면서 석유수입국으로 바뀌었다. 만주 유전이 거의 고갈 단계에 있다. 중국에 엄청나게 많은 것이 석탄자원이다.

석탄을 화학 처리해서 연료전지 자동차용 수소를 만들어낼 수는 있다. 그 목적으로 개발 중이다.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의 여러 산업이 중국과 경쟁하거나 경제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자동차가 그래도 끝까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닌가 생각된다. 안심해도 된다. 너무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 첨단기술 분야는 중국이 따라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 미래형 자동차 사업에는 현대와 쌍용자동차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매각 협상이 진행 중에 있고 자칫하면 중국에 넘어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기술 유출로 연결되는게 아닌가 우려되기도 한다.
"사고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국내에서 국부를 창출하는 기업에 지나친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개발비용과 관련해 어려움은 없는가.
"연료전지를 꾸미는 데에만 10억원이 소요된다. 그런데 로봇 하나는 몇 백 만원이면 꾸밀 수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똑같이 예산을 투입하려고 한다.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은 잘 알지 않나. 상당한 규모가 투입이 돼야 한다.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위해서는 그 몇 배는 더 투입해야 하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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