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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저녁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광고가 강군이 요구하는 '예배선택권'을 인정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 강군 어머니.
ⓒ 오마이뉴스 김태형

학내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며 22일로 단식 43일째를 맞고 있는 대광고 강의석군 문제 해결을 위한 발길이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강군 문제와 관련해 "종교교육에 있어 학생의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게 교육청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힌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이와 같은 내용을 재차 확인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정규교과 시간 이외에 실시되는 종교 활동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체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오는 2005년 '7차 교육과정 시행지침에 따른 학교별 교육과정 편성안'을 제출받을 때에는 각 학교별 종교과목 교육 실태를 주요 검토 사안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교육청은 정규 종교과목 외에 실시되는 종교 활동 부분에 대해서도 연간교육 계획서를 제출받아 지도·감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의 이러한 입장은 사실상 예배선택권 하나만이라도 보장해 달라는 강군의 요구와 일치되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미 지난달 말 "교내 종교활동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종교교육에 있어 학생의 선택권이 존중받아야 된다는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은 빨라야 2005년부터 적용이 된다. 따라서 강군이 당장 단식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대광고 측의 적극적인 예배선택권 수용 결정이 있어야 한다. 대광고 당국자는 22일 현재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탁준호 대광고 교장은 최근 한 개신교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광고는 학생 본인이 예배를 원하지 않으면 안가면 된다"며 "예배를 거부하는 학생은 학부형을 불러 분명한 의사를 확인하고 예배 참석을 면제해준다"고 발언한 바 있다. 강군 지지자들은 현재 탁 교장의 해당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탁 교장과의 면담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강군을 지지하다 대광고 교목실장직에서 직위해제된 류상태 목사는 22일 오후 인터넷 카페에 남긴 공개서한을 통해 "탁 교장과 강군이 직접 만나 이 문제를 풀 것"을 호소했다. 류 목사는 "현재 단식 43일째를 맞고있는 강군에게는 시간이 없다"며 "탁 교장이 어른의 아량으로 어린 제자를 찾아 손을 잡아주는 길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절박한 심경을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21일 저녁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강의석군 아버지 강재정 씨에 따르면 대광고 측은 여전히 강군 문제에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군 아버지는 22일 밤 10시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대광고는 여전히 예배선택권 문제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한시간 한시간 지날수록 더욱 초췌해지는 의석이의 모습을 바라보면 가슴이 무너질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나도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자식이 옳은 길을 가고있는데 이를 질책하고 멈추라 요구할 수 있는 부모가 어디 있겠냐"며 "더이상 대광고가 의석이의 절절한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대광고는 21일 강군의 1학기 기말고사 성적을 0점 처리한다는 내용증명서를 보냈다. 대광고는 강군이 제적 처리됐다는 이유로 강군의 기말고사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한 바 있다. 강군은 현재 서울대 법학과에 수시 지원한 상태로 기말고사 성적이 0점 처리될 경우 합격 가능성이 없게 된다.

강군은 22일 학교에 등교는 했으나 건강 상태가 악화돼 휠체어에 의지해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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