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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사 스튜어트는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의 공식 직함을 다 내놓은 상태지만 웹사이트의 주인공은 여전히 그녀 자신이다.
ⓒ MSO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자수성가형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그녀가 연일 뉴스의 머릿기사를 장식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마사 스튜어트가 생명공학업체 임클론(ImClone)의 주식매매와 관련 허위진술을 한 혐의로 징역 5개월을 선고받은 것은 열흘 전인 16일의 일이다. 법원의 선고를 끝으로 종영될 줄 알았던 이 드라마가 '늘이기'를 하며 연장방영되고 있는 이유는 아직 흥행요소가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교적 적은 형량을 받은 마사 스튜어트는 이 기회를 이용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는 명예회복을 위해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미디어를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비록 추락하기는 했지만 우아하고 세련된 '여왕'이자 성공시대의 주인공인 마사 스튜어트가 과연 죄수복을 입고 쇠고랑을 차게 될 것인지 궁금해하는 세인들의 호기심이 한몫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비록 지금은 법원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며 강한 어조로 검사들을 비난하는 투사의 이미지이지만, 한때 뉴욕타임즈가 그녀를 일컬어 "미국인의 삶을 요리하고 바느질하고 페인팅한다"는 찬사를 보냈을 만큼, 그녀는 미국 여성들의 우상이었다. 아직도 그녀의 이름 앞에 늘 붙어 다니는 수식어 "살림살이의 여왕"이 그 모든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것이 부러움이건 비아냥이건 간에 그녀는 "가정살림법을 팔아 억만장자가 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오늘의 그녀를 만든 것은 다름아닌 그녀만의 살림법, 즉 요리를 하고, 정원을 손질하고, 파티를 열고, 집을 고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한 '살림의 여왕'?

▲ '마사 스튜어트 리빙' 2004년 7월호 표지
ⓒ MSO
자신의 이름을 딴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Martha Stewart Living Omnimedia, Inc.)라는 기업을 세우며 승승장구했던 그녀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주식매각에 관련된 것이었다. 그녀는 3년 전, 자신의 증권브로커를 통해 생명공학업체인 임클론의 사주가 자신의 주식을 매각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임클론의 주식 4000주를 매각했다.

그리고 다음날 임클론이 개발한 암치료제가 미 식품의약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발표와 함께 임클론의 주가가 폭락했다. 이후 이어지는 조사과정에서 마사 스튜어트는 거짓말을 했고 그녀에게 유리한 증언을 했던 증인이 자신의 증언을 번복함으로써 그녀는 거짓말쟁이로 몰리게 되었다.

마사 스튜어트가 '내부자 거래'의 불법을 무릅쓰고 임클론의 주식을 매각해서 얻은 이익은 4만5000달러(한화 약 5200만원). 억만장자인 그녀에게는 푼돈에 불과한 액수일 것이다. 따라서 그녀가 취한 이익의 총액은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조사과정에서 이런 일들이 드러났고, 그동안 그녀가 보여줬던 정직하고 성실한 주부의 이미지가 실제의 그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랭킹 2위의 개인 브랜드 제국

마사 스튜어트는 한 개인의 이름이자 동시에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제는 언론들이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이하 MSO)'을 일컬어 '제국'이라 부를만큼 성장했지만, 그리고 마사 스튜어트는 MSO의 공식직함을 다 내놓았지만 MSO는 여전히 마사 스튜어트와 동일시되고 있다.

그것은 단지 마사 스튜어트가 MSO의 창업주이기 때문이 아니라 철저히 그녀의 아이디어에 기반한 회사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마사 스튜어트가 가르쳐 준 요리를 했으며, 그녀가 말한대로 집안을 꾸몄고, 그녀가 권해준 색을 칠했다. 즉 사람들은 '주부들의 우상' 마사 스튜어트 - 그것이 거대기업으로 확장되었건 아니건 간에 혹은 그것이 실상이건 허상이건 간에 - 를 소비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자의 호응은 마사 스튜어트를 미국 내 개인 브랜드 가치 랭킹 2위, 포춘(Fortune)지 선정 '세계의 중요한 여성 50인'과 타임(Time)지 선정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중 하나로 만들어 놓았다.

이후 임클론의 주식매각에서 시작된 '마사 스튜어트'의 이미지 실추는 그녀의 거짓말이 드러남에 따라 날개를 달았고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졌다. 그리고 미국 여성들의 역할모델로 추앙받던 '여왕'은 '거짓말쟁이'라는 조롱을 받으며 지난 만우절때는 '가장 바보스러운 미국인' 3위로 지목되는 수모를 겪었다.

"나는 돌아올 것이다"

▲ CNN 웹사이트가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8%의 응답자가 마사 스튜어트의 형량이 '너무 관대하다'고 응답했다.
ⓒ CNN
그녀가 뉴욕 연방법원에서 받은 판결은 - 징역 5개월, 가택연금 5개월, 보호관찰 19개월, 벌금 3만 달러 - 사실 굉장히 가벼운 수준이었다. 그녀에게 적용된 '사법방해와 음모, 거짓진술' 등의 혐의에 대한 형량기준인 10∼16개월에도 못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CNN 웹사이트가 마사 스튜어트의 형량에 대해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총 응답자 93,560명 가운데 '너무 관대하다'는 의견이 48%,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이 27%인 것으로 집계되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사 스튜어트는 재판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뜻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법정 최후 진술에서 "오늘은 치욕스러운 날"이며 "이 타격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던 그녀는 법정을 나서며 자신의 지지자들과 방송 카메라를 향해 "나는 돌아올 것(I will be back)"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같은날 ABC방송국으로 직행, '20/20'프로그램의 앵커우먼 바바라 월터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마사 스튜어트는 자신을 "27년간 감옥에 있었던 넬슨 만델라"에 비교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의 이러한 자신감에 화답이라도 하듯, 마사 스튜어트가 선고를 받은 당일 MSO의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37%나 급등했다.

비록 유죄선고는 받았을지언정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가벼운 형량을 받았으니, 마사 스튜어트가 재기하지 않겠느냐는 그래서 그녀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MSO의 형편이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던 것이다.

"이 문제를 끝내고 싶다"

▲ MSO의 CEO로 재직시 시간당 673달러를 벌었던 마사 스튜어트는 감옥에 수감될 경우 시간당 40센트를 벌게된다.
ⓒ CNN
현재, 전문가들은 마사 스튜어트가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그녀가 항소를 하는 동안에는 복역이 유예되기 때문에 앞으로 최소 9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교도소행이 지연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마사 스튜어트가 지난 19일 CNN의 래리 킹과 가진 인터뷰나 그녀의 변호사가 언론에 확인해 준 내용을 종합하자면, 마사 스튜어트는 법정 투쟁여부와 별개로 감옥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회사(MSO)가 나(마사 스튜어트)를 필요로 하고, 나는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고,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복역)를 끝내고 싶다"는 삼단논법을 동원하기는 했지만, 상급심 판결이 나기 전에도 필요하다면 자발적으로 교도소에 갈 수 있다는 다소 유화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로써 마사 스튜어트의 긴 이야기도 끝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뉴스위크(Newsweek)지가 지적한 것처럼, 마사 스튜어트는 최소한 법정 투쟁이 끝날 때까지는 '미안하다(I'm sorry)'는 단 두마디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그리고 그녀의 형량이 너무 관대하다고 생각하는 다수의 미국인들이 한때 자신의 우상이었던 그녀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녀의 사과일 것이다.

"개인의 사소한 일이 의도적으로 부풀려졌다"고 강변하기에 앞서 과오를 시인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여왕'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녀의 재기는 그 이후에 거론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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