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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군대 행렬.
ⓒ 연합뉴스
지난 7월6일 일본 국회를 통과한 일본의 <방위국방백서>는 중국을 일본의 ‘가상의 적’으로 규정, 중국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했다. 중국의 민족주의 정서가 고조되고 군대 현대화가 가속화되는 등 일본의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와 함께 2001년 이미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설정했던 미국도 최근 중국의 동산다오 군사훈련을 두고, ‘대만공격을 위한 예비훈련’이라며 ‘중국위협론’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의 국방력, 빛을 숨기고 어둠을 기른다

흔히 중국의 외교정책을 일컬어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말을 사용한다. 빛을 숨기고 어둠을 기른다. 즉, 재능과 능력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 말은 베일에 싸인 중국의 국방력을 표현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정확한 국방비 총액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끊임없이 국방예산이 증액되고 있다고만 발표되며 그 불투명성을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91년 걸프전에서 미국의 하이테크 무기에 자극을 받은 중국군은 러시아로부터 각종 무기를 대량 구입하는 한편 독자적인 군사기술개발에 전력을 기울이는 등 군의 현대화에 주력하였다.

중국은 90년대 초 300만이던 총병력수를 2000년대 200만명대로 줄이면서 소수정예화하고 있으며 군사비는 6배 증가하여 GDP 증가율 5배를 넘어서고 있다.

토마스 J. 크리스텐슨 MIT 교수를 비롯한 미국의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의 고도경제성장이 지속되면서 군사비가 현 수준으로 늘어나며 ▲군이 현대화하고 ▲해군력의 증강으로 분쟁지역에의 병력투입능력이 대폭 신장될 경우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군사강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중국인들은 자국의 군사력 증대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1840년 아편전쟁 이후 끊임없이 서양 열강의 침략을 받았던 중국인들은 한결같이 경제건설과 동시에 군사적 강국을 건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중국 띠즈(地質) 대학의 한 대학생은 1999년 발생한 미국의 주 유고 중국대사관 오폭사건을 언급하며 "중국은 표면적으로 대만과의 통일을 위해 군사력 증강을 추진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대만의 배후에 있는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 더 많은 군비확충과 군의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하였다.

중국은 일본의 '가상의 적'

▲ <중국은 일본의 가상의 적>이라는 표제로 일본의 방위백서 내용을 1면에서 다루고 있는 중국 칭니엔찬카오(靑年參考)신문
ⓒ 김대오
최근 일본이 발표한 2004년 방위백서(7월 6일 국회 통과)에 따르면 2004년 올 한해 중국의 국방비는 213억8천위엔(3조2070억원)으로 11.6%의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중국의 국방비는 1989년 이래 14년 연속 증가추세에 있으며 2002년도에는 17.6%(252억위엔)가 증가하여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중국의 <칭니엔찬카오(靑年參考)>는 "일본의 방위백서는 '중국이 고도의 경제성장과 함께 민족주의 정서가 고조되고 군의 현대화가 이루어지면서 일본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면서 중국을 일본의 ‘가상의 적’으로 규정하였다"고 보도하고 있다.

일본은 1970년 이래로 매년 <방위국방백서>를 발표해오고 있는데 매 시기 주적 개념이 변화해 왔다. 냉전시기 일본은 소련을 주적으로 설정하고 주로 북방의 4개 섬에 대한 영토분쟁에 대비하여 북해도에 군사역량을 집중시키고 훈련을 시행해왔다.

냉전체제가 붕괴되면서 일본의 군사력은 북쪽에서 서쪽으로 이동 배치되었다. 북한의 핵문제가 불거지고 북한이 노동, 대포동 미사일 실험을 시행하자 일본은 ‘북한위협론’을 거론하며 유도탄방어계획 등 군사력을 대폭 강화하였다. 그리고 올해, 중국이 일본의 가상의 적으로 공식 등장한 것이다.

일본공산당 기관지 <적기보(赤旗報)>는 "일본이 방위백서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찬양하며 미일군사동맹 강화를 군사전략의 중심에 놓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본 방위백서는 미국 국방전략의 일부분이라는 성격이 짙다고 <적기보>는 평가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의 '주적'이 된 중국이 자연스럽게 일본의 주적으로 등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도 중국위협론의 수위 높여

이른바 ‘중국위협론’은 미국의 로스 먼로(R. Munro)가 1992년 <정책 리뷰(Policy Review)> 가을호에 게재한 <깨어나고 있는 용-아시아의 진정한 위험은 중국으로부터 온다>는 논문에서 처음 제기됐다. 1978년 개혁 개방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이 새롭게 축적한 경제적 부를 군사력 증강에 투입하며 미국의 군사 및 경제를 위협하는 존재로 변화할 수 있다는 논지의 주장이었다.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제기된 중국위협론은 90년대 말 일본에서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세계경제의 불황 속에서도 ‘나 홀로 성장’을 지속하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위협론이 최근에는 아시아에서의 힘의 균형이 중국의 등장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안보위협론으로 확대 해석된 것이다.

미국은 이미 2001년 3월, 우주항공 모의 전투훈련에서 당시 우주항공 능력이 전무하던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설정한 바 있다.

올해 5월 28일 작성되어 7월 12일 의회에 제출된 미 국방부의 <중국군사보고서>는 중국의 국방비에는 무기개발 및 생산액이 포함되지 않다며 2003년 중국의 실제 국방비 지출은 중국이 밝힌 200억 달러보다 훨씬 많은 500~800억 달러로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일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이에 대해 중국 국방대학의 진이난(金一南) 교수는 전세계 연간 국방비가 9000억 달러인데 이중 절반에 가까운 4000억 달러를 미국의 1년 국방비가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의 국방예산은 기타 선진국에 비해 결코 과다한 수준이 아니라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중국의 국방비가 증가일로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에 의해 의도적으로 부풀려지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미국 국방부의 보고서는 또 중국의 국방건설이 10~15년 내에 세계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잠수함과 자체 개발한 이동식 CSS-6 미사일의 변형 형태인 유도미사일이 각각 대만과 일본을 겨냥하면서도 미군을 견제하는 대표적인 무기들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은 최근 중국군이 실시한 동산다오(東山島)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이를 대만 공격을 위한 상륙예비훈련이라고 간주하며 중국위협론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강력한 평화로 일어서겠다"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주창한 평화공존 5원칙(주권과 영토의 상호존중, 상호불가침, 상호내정 불간섭, 평등과 상호이익, 평화공존) 발표 50주년을 맞아 원쟈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중국은 결코 패권주의를 지향하지 않으며 달라진 세계질서에 따라 화평굴기(和平堀起, 평화롭게 우뚝 일어서다)의 원칙을 지켜가겠다고 강조하였다.

군사적 강국으로 거듭나겠지만 역사적 전례처럼 패권을 휘두르며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대국으로서 국제 질서를 교란하고 세계 평화를 위협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전 세계가 경제발전을 토대로 급성장중인 중국의 군사력을 주목하고 있으며 얼마간의 위협을 느끼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의 '군사력 증대'가 우리나라와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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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