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중국 란싱그룹의 쌍용자동차 매각이 무산되자, 쌍용차 노조가 "채권단의 졸속적인 매각 행정이 빚은 예상된 결과"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쌍용차 노조는 3월 26일 오전 성명서를 통해 "쌍용차 매각 무산의 책임은 채권단과 정부에 있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쌍용차는 어떤 기업에 팔리든 헐값에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2000년 대우자동차의 매각 사태를 한 예로 들며 채권단의 졸속적인 행정으로 인해 당시 포드자동차로 매각될 듯하다 수포로 돌아가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GM에 헐값으로 팔린 것을 지적했다.

노조는 그동안 란싱그룹이 자동차 산업과는 무관한 석유화학 그룹이라는 점과 문어발식 재벌을 지향하는 회사 이미지라는 점 때문에 란싱그룹이 쌍용차를 과연 인수할 수 있겠느냐라는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 채권단에 정확한 정보를 입수해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또 쌍용차가 중국 기업으로 인수되면 국부 유출과 함께 국내 부품협력업체의 도산이 예상된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영호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교육선전실장은 "노동자를 배제한 매각 진행은 결국 파국을 맞이하게 됐다"며, "이번 후유증으로 인해 채권단의 쌍용차 매각은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란싱은 왜 쌍용차를 포기했나?

채권단에 따르면 지난 15일 최종입찰서를 제출하면서 문제가 도출됐다. 채권단은 최종입찰서 내용이 부실하다며 란싱그룹에 인수 가격 확정 금액과 중국 정부로부터 투자 승인을 받았다는 정부 기관 보증 공문을 3월 30일까지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란싱그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란싱그룹은 인수 후 우발 채무나 추가 부실 채권 발생 등 불안 요인이 많아 인수 가격을 확정할 수 없고, 중국 정부의 보증 공문 첨부는 전례가 없으므로 포함할 수 없다라고 밝힌 것. 그 결과 채권단은 란싱 그룹에게 부여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했다.

매각이 무산된 이후 쌍용자동차 임직원들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쌍용차 직원들은 대부분이 중국 기업으로 인수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의 경우 어학 등 대책을 마련하기도 해 이번 매각 무산은 직원들의 사기를 다소 저하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의외로 담담하다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쌍용차 직원은 "워낙 어려움을 많이 겪어온 회사기 때문에 충격이 별로 크지 않다"면서, "독자생존이든 매각이든 쌍용차는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쌍용차 임원들은 26일 오전 평택 공장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현재 상황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오는 4월 21일 다목적 11인승 ‘로디우스’의 런칭을 앞두고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다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

채권단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독자생존 가능성보다는 재차 쌍용차 매각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쌍용차에 크게 관심을 보인 해외 기업은 란싱그룹 외엔 거의 없었다. 쌍용차 매각우선협상자 선정 때 란싱그룹보다 낮은 인수가격을 제출한 중국의 상하이 기차공업집단공사와 GM의 컨소시엄 정도가 남아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이 업체와 채권단이 긴밀하게 접촉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인수업체를 찾아 나설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