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굿데이신문 2004년 1월 9일자 31면 기사
ⓒ 굿데이신문 PDF
‘아줌마 야설’를 다룬 <굿데이>(대표 이상우) 기사가 사실을 조작한 허위 보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설’은 야한 소설을 일컫는 일종의 은어이다.

<굿데이>는 지난달 9일자 31면에 <야설 ‘아줌마의 힘’-풍부한 잠자리경험 밑천 삼아>란 제목으로 “일부 주부들이 본격 야설작가로 활동하면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며 심모씨와 김모씨를 실명과 주소까지 거론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심모씨는 해당 기사가 허위라고 반발,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신청 및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 소송을 추가로 낼 예정이다.

주부가 유명한 야설작가로 둔갑

▲ 1월 8일 이후 한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해당 굿데이 기사
문제의 기사는 지난달 8일 굿데이 홈페이지에 처음 게시된 뒤 다음·네이버·야후 등 주요 포털 사이트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이도형 <굿데이>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심씨가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주부 작가”라며 “김모·최모씨와 함께 인기 야설작가 베스트10에 꼽힌다”고 소개했다.

또 이 기자는 심씨에 대해 “‘꼬리없는 여우’라는 ID로 야설을 쓴다, 요즘에는 한달에 200~25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야설쓰기를 말려왔던 남편도 이제는 신문을 오려다 주는 등 은근한 후원자가 됐다”는 등 심씨를 “특유의 장기인 거침없는 성묘사로 ‘섹티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고소득 인기 야설작가”로 묘사했다.

그러나 심씨는 6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인적사항을 빼곤 모두 다 꾸며낸 소설”이라며 “기사를 작성한 이도형 기자와 굿데이는 허위 보도에 따른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어떻게 야설 한줄 써본 적도 없는 평범한 사람을 이런 식으로 매도할 수 있냐”고 분노를 나타냈다.

심씨가 이 기사를 처음 접한 것은 1월 8일 정오 무렵. 아이들과 놀이공원에 있다가 친구들의 연락을 받고 자신이 주부 야설작가로 둔갑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심씨는 주위의 도움을 받아 1월 9일 남대문경찰서에 이도형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이후 굿데이에 항의와 함께 사과·정정보도 등을 요구했다.

이어 심씨는 1월 13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야설을 쓴 적도 없고 ▲야설작가도 아니며 ▲‘꼬리없는 여우’ ID를 알지도 사용하지도 않았으므로 ▲해당 기사는 의도적인 허위 기사”라는 요지의 정정보도 청구를 신청했다.

언론중재위, 굿데이에 정정보도 주문 결정

▲ 언론중재위원회 서울 제5중재부 정정보도 주문결정문(2003. 1. 26.)
ⓒ 김태형
언론중재위원회 서울 제5중재부는 지난달 16일과 26일에 걸쳐 두 차례 심의를 열어 “심씨의 주장이 이유 있다”고 판단, 직권중재로 굿데이에 정정보도 주문을 결정했다. 언론중재위는 또 문제의 기사가 게재된 굿데이 31면 오른쪽 상단 박스(상자기사)에 정정보도문을 실을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언론중재위가 결정한 정정보도문이다.

“본보 1월 9일자 31면 <야설 ‘아줌마의 힘’> 제하의 기사에서 심OO씨(40·서울 종로구 OOO)가 ‘꼬리없는 여우’라는 ID로 활동하는 인기 야설작가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결과 심OO씨는 야설작가가 아니며, ‘꼬리없는 여우’라는 ID를 갖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한달에 200~25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남편도 후원자가 되었다는 보도 내용이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습니다”(아래 전문 참조)

그러나 굿데이는 언론중재위 결정에 불복, 지난 2일 이의신청을 제기해 현재 양측은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심씨에 따르면 굿데이측 변론을 맡은 이정희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민변 여성인권위 위원)는 지난달 26일 언론중재위 심의에서 “사건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충분히 사건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심씨의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심씨가 형사고소를 했기 때문에 정정보도 할 의향이 없다”고 이의신청 이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는 9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다른 변호사가 맡고 있다”며 “지금 그 사건에 관해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고 말했다.

굿데이, 1년 전에도 같은 기자 기사에 심씨 거론

▲ 굿데이신문 2003년 1월 23일자 40면 기사
ⓒ 굿데이신문 PDF
한편,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결과, 굿데이에 심씨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굿데이는 지난해 1월 23일자 40면에 <설 선물특집-먼지에 알레르기까지 ‘싸~악’> 제하 기사에서 동일인 심씨를 사례 인물로 등장시킨 바 있다.

굿데이는 그 기사에서도 심씨의 실명과 주소(동 이하 호수까지 기재)까지 공개했다. 더욱이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역시 이번 문제의 기사를 쓴 이도형 기자로 드러났다. ‘인기절정의 야설작가’로 소개된 사람이 1년 전에는 ‘청소기 성능을 홍보하는 주부’로 같은 기자에 의해 굿데이에 연거푸 거론된 것이다. 그 기사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심○○씨(39·주부·서울시 ○○구 ○○동 ○○빌라 ○○○호)는 “유치원에 다니는 딸이 알레르기가 심해 OOOO 청소기가 알레르기를 근본적으로 박멸한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최근 OOOO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구입한 지 약 두 달이 지났는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씨는 이에 대해 “최근에야 이런 기사가 나간 것을 알았다”며 “어떻게 본인에게 한 마디 물어보지도 않고 실명과 주소까지 표기한 기사를 쓸 수 있느냐”고 따졌다.

심씨는 “그 청소기를 사용한 적도 없을 뿐 아니라 알지도 못 한다”며 “유치원에 다니는 딸까지 거론한 걸 보고 엄마로서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아무 생각 없이 실명 주소 거론했겠는가?”

하지만 이도형 기자는 심씨 주장과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 기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사에 약간 무리는 있지만 심씨와 전화 통화에서 충분히 설명했고 긍정적으로 답변을 받아서 썼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그는 우선 ‘아줌마 야설’ 기사와 관련, “심씨와 분명히 통화 했다, 심씨는 처음에 기사 쓰는 것을 거절했지만 충분히 얘기해서 쓴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허위’라는 심씨 주장에 대해 “가명으로 쓸 수 있는 기사를 명예훼손 소송까지 감수하면서 굳이 실명으로 주소까지 쓸 이유가 있겠느냐”고 강변했다.

그는 “심씨가 ‘비젯’이라는 아이디를 갖고 있다고 했는데 적을 수가 없어서 알았다고 해놓고 ‘꼬리없는 여우’로 대체했다”며 아이디를 틀리게 쓴 부분은 시인했다.

그러나 야설작가로서 심씨의 활동상을 묻자 “인터넷에서는 화장실 수준의 낙서만 써도 야설작가로 인정받는다, 등단절차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며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언론에 얘기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더 이상 답변하지 않았다.

또 그는 1년 전 청소기 관련한 기사에 대해 “청소기 관련 업체 사람이 심씨를 몇 번 찾아갔고 도와주려고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물어보지 않고 어떻게 주소를 알 수 있겠는가”라고 일축했다. 그는 “심씨와 잘 아는 관계인데, 내막적인 부분이 많이 있다”며 “2주 뒤면 형사고소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므로 그때 자세하게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심씨 “‘야설을 읽어본 적 있느냐’는 전화 외엔 아무 설명이 없었다”

심씨는 이도형 기자의 반박에 대해 “야설을 묻는 전화를 한 것 외에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심씨는 “이 기자가 7일 저녁 8시 무렵 전화해 ‘야설작가로 등단해보지 않겠느냐, 이거 하면 돈도 번다’ 등의 얘기를 꺼냈다”고 말했다.

심씨는 “그러나 야설이 뭔지도 몰랐고,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모르는데다 마침 손님도 와서 그 내용을 메일로 보내라고 하고 이메일 주소인 ‘비젯’을 알려준 것뿐”이라며 “기사가 나가는 줄도 몰랐고 그런 얘기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심씨는 “1년 전에 나간 청소기 기사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도형 기자는 1년 전 청소기 기사를 썼던 당시 심씨 집에서 기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기자는 2002년 11월부터 다음해 4월말까지 심씨 집에서 임대, 거주했으며 청소기 기사는 2003년 1월에 게재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 이 기자와 심씨를 모두 알고 있다는 한 지인은 "이도형 기자가 기사가 나간 8일 오후 5시께 급한 일이 있다고 해서 만났는데 문제의 중요성과 실수를 인정했다"는 요지의 진술서를 심씨에게 보내왔다.

이 지인은 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진술내용을 확인하고 “이 기자가 심씨를 선의로 도우려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질 않는다, 지면에 실명으로 (야설) 기사를 싣는다는 것 자체가 악의를 품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언론중재위원회가 26일 굿데이에 주문한 정정보도 결정문 원문이다. 심씨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부분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김병현' 폭행사건 관련보도 때도 왜곡논란
일부 취재원들 "그런 말 한적 없다"

굿데이가 지난해 10월 10일 <굿데이>에 쓴 <"폭력은 보호받을 가치 없다"…'병현 폭력' 각계 반응> 제하 기사도 일부 취재원들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했다'고 항의해 왜곡 논란을 빚었다. 그 기사는 이도형 기자와 허진우 기자가 공동으로 작성한 것으로 돼 있다.

두 기자는 당시 기사에서 김병현 선수의 굿데이 사진기자 폭행논란 사건을 바라보는 언론학자와 언론노조 관계자 등의 발언을 인용, "이번 사건은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행위"라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과 송해룡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굿데이가 썼다"며 공개적으로 해명자료를 내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도형 기자는 당시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여러 기자들이 한두 명씩 나눠 인터뷰를 했고, 이를 취합해 정리했다"며 "송해룡 교수를 인터뷰했던 여기자의 바이라인이 빠진 것은 공교롭게도 당일 해당 기자가 사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학림 위원장을 직접 인터뷰했던 이 기자는 "신 위원장이 말한 뉘앙스가 그랬다"면서 "인터뷰를 취합하다 보니 취재원 멘트를 그대로 넣는 것보다 뉘앙스의 핵심을 살려주는 쪽으로 기사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 신미희 기자

덧붙이는 글 | 언론중재위원회 서울 제5중재부 결정

사 건  2004 서울중재 11 정정보도 청구

신 청 인  심OO
          서울 OOO OO OO OOOO OOOO

피신청인  굿데이신문 주식회사
          서울 중구 정동 22
          대표이사 이 상 우
          중재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이정희

주문
피신청인은 <별지> 보도문을 이 중재결정이 확정된 후 최초로 발행하는 편집이 완료되지 아니한 굿데이 31면 우측 상단에 상자기사로 게재하되, 제목(정정보도문) 활자 크기는 중재대상 기사의 부제목(주부작가 1000명 …) 크기와 같게 하고, 내용 활자 크기는 중재대상 기사의 본문 활자 크기와 같게 한다.

이유
위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하여 당사자의 이익 기타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04. 1. 26.

중재부장 중재위원 조수정
         중재위원 김재덕
         중재위원 임연택
         중재위원 주동황

<별지>

○ 제목 : 정정보도문
○ 내용 : 본보 1월 9일자 31면 <야설 ‘아줌마의 힘’> 제하의 기사에서 심OO씨(40·서울 OOO OOO)가 ‘꼬리없는 여우’라는 ID로 활동하는 인기 야설작가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결과 심OO씨는 야설작가가 아니며, ‘꼬리없는 여우’라는 ID를 갖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한달에 200~25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남편도 후원자가 되었다는 보도 내용이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습니다.

위 보도문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