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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전 10시 30분 민족정기 선양회와 사월혁명회 관계자들이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일인사 후예등의 정계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가운데가 곽태영 회장.
ⓒ 정민규

지난 연말 국회에서 친일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이 보류되고 <친일인명사전> 편찬 비용이 전액 삼각된 것을 계기로 친일청산을 부르짖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친일경력자 후예들의 정계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당사자가 아닌, 선조들의 친일행위를 문제삼아 후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연좌제와 같은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이같은 주장에 비판적인 입장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친일파 후손들이 선대의 땅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례도 종종 있거니와 독립유공자 후손들보다 이들이 상대적으로 물적.교육적 기득권을 확보한 사례가 많아 민족정기 차원 등에서 지적하고 넘어갈만한 대목이라는 주장도 없지 않다.

백범 시해범 안두희를 최초로 응징한 곽태영씨(68)가 이끄는 민족정기선양회 및 사월혁명회 관계자들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는 박관용 국회의장 등 현역의원 3명의 정계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곽태영 민족정기선양회 회장은 발언을 통해 "입법부의 수장인 박관용 의장과 정치자금을 받은 최돈웅, 그리고 박근혜가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등을 떠밀어도 선거에 나와선 안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회장은 이어 "10~12명 가량의 친일반역배 후예가 국회에 있다"며 "추후 이들에 대한 확실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들의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 밝혔다.

▲ <조선총독부 직원록>에 따르면, 박 의장의 부친 박희준씨(당시 43세, 충북 출신)는 경남도경 부산경찰서 사법계 순사로 기재되어 있다.
ⓒ 정민규
곽 회장은 "친일인명사전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도 친일파의 방해 때문"이라고 말하고 "국민의 힘으로 오전 현재 1억 5천이 모였다"며 "이들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정계를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곽 회장은 "2월까지 이들 친일 후예 국회의원이 사죄와 은퇴를 하지 않는다면 항일, 민주투사 등과 함께 지속적인 퇴진 촉구 집회를 진행하겠다"며 "이들 국회의원들을 참여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선대의 일을 자손에게 묻는 것은 마땅한 것이냐는 지적에 대해 선양회측은 "이들은 아버지의 재력과 직위를 이용해 지금의 자리에 오른 반면 독립운동가의 자손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는 정치의 도리를 무시한 것"이라 주장했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육사 졸업사진.
ⓒ 정민규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국회의원 3인의 선조들의 친일행적을 담은 자료들이 공개됐다. 이들은 먼저 박관용 국회의장의 부친 박희준씨가 일제 당시 경찰에 근무했음을 보여주는 <조선총독부 직원록> 자료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박씨는 경남도경 부산경찰서 산하 사법계 순사로 근무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들은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제하 행적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박전 대통령의 일본육사 졸업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문경보통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던 박 전 대통령은 1930년대말 만주로 건너가 일제의 괴로국 만주국의 사관학교격인 신경군관학교를 졸업(2기)하였으며, 졸업 당시 우수한 성적자에게 주는 특정으로 일본 육사에 편입했다.

1944년 일본 육사졸업 후 만주군에 배속돼 근무중이던 박 전 대통령은 해방직전 육군 중위로 승진, 근무하다가 일제 패방후 귀국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로 창씨개명했었다.

이어 'SK비자금사건'으로 유명해진 최돈웅 의원(현재 구속수감중)의 부친 최준집씨의 친일행적도 거론됐다. 최 의원의 부친은 일제 당시 강원도의회 의원을 거쳐 조선총독부 자문기관인 중추원의 참의를 지낸 바 있다.

주최측은 이날 중일전쟁 발발 직후 최씨가 회갑잔치를 치르지 않고 거금 1천원을 국방헌금으로 내 당시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1937.8.11)의 관련기사를 공개했다.

▲ 최돈웅 의원의 부친 최준집씨가 중일전쟁 발발 직후 회갑잔치를 치루지 않고서 거금 1천원을 국방헌금을 한 사실을 보도한 <매일신보> 기사(1937년 8월 11일). 원 안의 인물이 최준집씨.
ⓒ 정민규
한편 박관용 의장측은 이날 오전 한 일간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부친이 경남도경에서 근무는 했지만 독립운동가를 도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의장측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는 "전혀 사실 무근이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의장측의 법적 대응 움직임에 대해 곽 회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당히 응할 것이며, 엄연히 증거자료가 있는 만큼 싸워서 반드시 진실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의원측은 "지역구 행사로 공식 입장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입장 표명을 미루었으며, 또 현재 수감중인 최돈웅 의원의 측근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아 통화를 할 수 없다"고 밝혀 자세한 반론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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