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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말 자살한 동성애자 윤현석씨의 죽음과 관련, 기독청년단체들과 동성애자인권연대로부터 공식 사과를 요구받아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아래 한기총)가 끝내 이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들 단체들은 지난 4월초 '동성애는 창조질서에 대한 도전이며 가정 붕괴와 에이즈 등을 초래한다'는 내용의 한기총 성명서가 가톨릭신자였던 윤현석씨의 죽음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한기총의 사과를 요구해왔다. 지난달 23일과 이달 9일 한기총 관계자와 2차례 만남을 갖고 유감이라도 표명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한기총을 이를 거부했다. 단체들은 또 동성애 관련 공개 토론회를 열어 상호이해를 높이자는 제안도 했지만, 한기총은 이마저도 '공개토론회를 할 만큼 한기총 내에 입장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이에 22일 한기연 등 4개 기독청년단체와 동성애자인권연대는 한기총이 자리한 종로5가 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는" 입장을 고수하며 유감 표명마저 거절한 한기총의 각성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한기총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보고, 동성애자 인권문제를 껴안는 교회의 변화를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한기연 김바울 대표는 "윤현석씨의 죽음 이후 한기총 대응 활동을 전개해 오면서 동성애자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기독교인들이 증가했다"며 "넓어진 인식의 지반을 바탕으로 교계 내에서 동성애자 문제를 더욱 공론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우리의 이러한 활동이 지금도 신앙과 자신의 성적 정체성 사이에서 고통받고 있는 분들께 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신이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동성애자인권연대 정욜 대표 역시 "동성애자들이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다 마지막으로 신앙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 교회가 이들을 오히려 밀어내고 있는 형국"이라며 교회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기총 김청 홍보국장은 "한기총이 발표한 성명서는 청소년유해매체 심의기준에서 '동성애'를 삭제토록 권고한 국가인권위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 동성애자를 정죄하려는 뜻은 없었다"면서도 공식 사과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국장은 또 "향후 동성애에 관한 신학적 정립과 선교대책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성명에서 밝힌 원론적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는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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