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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이나 인명이 들어간 중국 관련 기사가 올라오면 빠지지 않고 벌어지는 해프닝이 중국어의 한글 표기에 관한 것이다. 최근에 올라온 한 기자의 ‘저우주왕’(周庄 주장)관련 기사에서도 이런 일이 되풀이 됐는데, 결국은 독자들의 반응과 공개편집회의 결과 ‘주장(周庄)’으로 바뀌는 것을 봤다.

물론 이 해프닝은 중국어 표기에 전혀 무지한 기자가 ‘쭈어지앙’이라는 엉뚱한 발음을 표기하면서 벌어진 일이기에 이해할 수 있지만 그 결과가 과거로의 회귀라는 이상한 방식이었기에 더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기분이었다. 이에 기자는 지금까지 중국어 표기법에 관한 내용을 정리하고 앞으로 표기법의 통일을 위한 제안을 할까 한다.

중국어 표기 원칙의 변천

중국어의 한글식 독음법을 가장 오래 지킨 신문사는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최근까지 중국어의 한글식 독음을 썼다. 가령 “장쩌민(江澤民; 강택민)이 공자의 고향 취푸(曲阜)를 방문했다”를 쓸 때, ‘강택민(江澤民)이 공자의 고향 곡부(曲阜)를 방문했다’고 쓴 것이다.

이는 <조선일보> 내 국제부장 출신의 중국 전문가 박승준 기자의 역할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하지만 <조선일보>조차 최근에는 병음 표기방식을 수용해서 따르고 있는데, <오마이뉴스>가 엉뚱한 과정을 통해 한자 독음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물론 이는 해당 기사에만 적용한 것이지만 한자표기에 관해 편집 원칙을 세워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산화 이후 중국어 교육의 편의를 위해 중국은 1958년 알파벳으로 된 병음자모 표기를 공포한다. 기존에 쓰던 주음자모(注音字母)나 웨이드식(式) 로마자 대신 알파벳으로 발음을 표기한 것이다.

이후 다른 나라에서도 이 원칙에 따라 중국어를 표기하기 시작했고, 특히 영어권에서는 한자의 표기원칙이 없었기 때문에 쉽게 이 표기원칙을 수용했다.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 등 한자권에서는 한자에 대한 기존의 독음이 있었기 때문에 혼돈이 올 수밖에 없었다.

1986년 1월 7일 문교부도 ‘고시 제85-11호’ 외래어 표기법을 통해 ‘중국어의 주음 부호(注音符號)와 한글 대조표’를 제공하고 중국어의 병음표기를 권장하기 시작해 91년에 다시 한 번 수정작업을 거쳤다. 이에 따라 한글학회도 이 표기를 권장했다.

1992년 한중 국교 정상화 이후 중국이나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커가면서 중국어 표기에 관해서도 적지 않은 혼선이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중국어의 병음에 대한 이해와 필요성이 높아가면서 점차 병음부호로 중국어를 표기하는 원칙이 커갔다.

그러나 문교부 고시의 중국어 표기에 대한 반론도 생겨났다. 가장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지금은 <문화일보> 기자로 일하는 김용옥이 부인 최영애씨와 함께 만든 표기법이다. 중국음운학을 전공한 부인 최영애씨와 함께 작성한 이 표기법은 기존 문교부 고시안에서 미흡하거나 잘못된 것들을 수정하는 것이었다.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김용옥 저/통나무 간) 329페이지부터 이 표기법을 만든 취지와 더불어 ‘중국어 표기법’을 제공하고 있다. 이 표기법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기존에 문교부 표기법이 된소리를 거의 표기하지 않는데 반해, 된소리 표기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가령 ‘東’(dong)의 경우 문교부안은 ‘동’으로 발음되는데 반해, 최영애-김용옥의 중국어 표기법으로는 ‘똥’으로 발음되는 것이다. 중국어 발음으로 봤을 때도 ‘동’ 보다는 ‘똥’이 맞는 발음이다. 다만 아직까지 ‘최영애-김용옥’ 표기는 공식적으로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자 역시 한글학회가 권장하는 표기법을 따른다.

또 다른 논란 거리 가운데 하나가 지명이나 인명의 경우 어떻게 할것인가다. 가령 삼국지에 나오는 지명의 경우 더러 바뀌고, 더러는 같은 지명으로 쓰이는데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고, 인명도 마찬가지다.

한글학회의 권고 사항은 중국 근대현대의 기점인 1911년 신해혁명을 기준으로 이전 인물이나 지명의 쓰임은 우리의 한자독음을 달되, 이후 인물이나 지명의 사용은 중국어 독음을 쓰자는 것이다.

물론 1911년을 전후로 살아간 이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어떻게 쓰는가의 문제가 있다. 가령 쑨원(孫文)이나 캉요웨이(康有爲), 량치차오(梁啓超) 등의 대표적인 인물. 하지만 이들은 중국 근대성을 상징하기에 편의적으로 중국어의 병음에 따라 읽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지명도 삼국지 본문의 사용이라면 ‘형주’(荊州)로 읽어야겠지만, 지금의 뉴스 속에 나오는 지명이라면 ‘징저우’로 읽는 것이 맞다.

물론 이런 원칙에 이견도 없지 않다. 가령 독자적인 중국어 표기법을 만든 도올 김용옥은 이 원칙을 지키지 않고, 지명이나 인명은 무작위적으로 중국어 발음으로 읽는게 옳다고 주창한다. 그래서 그는 ‘공자(孔子)’도 ‘콩쯔’로 읽고, ‘맹자(孟子)’도 ‘멍쯔’로 읽는다.

이렇듯 다양한 이견이 있지만 일단은 한글 문제인 이상 한글 표준화를 담당하는 한글학회의 기준에 맞추어 신해혁명을 기점으로 그 전후의 흐름을 생각해 적는 게 바람직 할 것이다.

중국어 표기에 대한 다양한 이견

우선 굳이 좋은 우리의 한글 독음이 있는데,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야 하는 것에 대한 문제다. <조선일보>박승준 편집위원은 그의 책 ‘중국 중국인 똑바로 보기’의 5장에 ‘우리말과 중국어 이야기’를 할애해, 중국어 발음의 다양성, 현행 표기법 문제 등과 자존심들을 이유로 한글 독음을 우선하고, 한자의 뒤에 중국어 표기를 하는 방식을 주장한다.

그는 첫 개선 예문에서 ‘양자강(揚子江 양쯔강)’의 방식을 주창한다. 하지만 이 문장 안에는 그다운 이상한 관점이 바로 있다. 바로 중국에서는 자신들의 젖줄인 ‘창지앙(長江)’을 ‘양쯔강’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큰 반감이 있음에도 불리하고 무리하게 우리식 지명을 불러 의식의 차이를 표출하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 말인 한글이 세계적으로 대우받길 원하듯 중국인들도 자신들의 중국어가 객관적으로 대우받기 원한다. 이는 일본이 ‘후지산’을 ‘부사산(富士山)’으로 불려지지 않기 원하는 원칙과 같다. 중국과 일본 두 나라의 형평성을 생각한다면 중국의 지명이나 인명 역시 그 나라의 발음원칙에 맞추어 불러주는 것이 국가간 예의에 맞다.

또 하나 중국어 표기에 이견을 부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서울’을 중국이 여전히 ‘한청’(漢城)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반감이다. 우리나라로서는 기분 나쁘고, 자존심 상하는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잘못도 적지 않다.

‘서울’은 순 우리말에서 나와 변천된 단어다. 따라서 일단은 ‘서울’을 그대로 중국에 전달할 한자는 없다. 그럼 중국이 이전에 행했던 특유의 작명법으로 ‘서울’에 해당하는 중국어 표기법을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중국은 기존에 자신들이 쓰던 ‘한청’이라는 단어를 고집스럽게 쓰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도 있다. 이런 중국의 표기에 대해 이견을 제시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만든 ‘서울’의 중국어 표기가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한청’을 존속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서울’의 중국식 표기를 만들고, 외교 경로 등을 통해 그것을 중국이 통용해 주도록 정식으로 요청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요구도 하지 않은 채 중국이 ’한청‘을 그대로 쓴다고 탓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다.

’se oul'은 중국어 병음으로 봤을 때, 중국어에서 그 음절을 찾기가 쉽지 않다. 병음 ‘se'에 해당하는 글자는 그다지 좋지 않게 쓰이는 ’色‘ 정도가 대표적이고, 병음 ’oul'에 해당하는 한자는 없다.

중국도 세계의 지명을 표시할 때 알파벳 병음을 그대로 쓰는 일이 없다. 어떻든 자기식으로 그 국가나 지명, 인명을 만들어서 표기한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중국에 서울의 표기를 의탁하기 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서울’에 해당하는 중국식 표기를 만들어 중국에 권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음은 그대로 따르지 않더라도 비슷한 방식에서 좋은 의미를 가진 중국 표기법을 찾아서 정식 경로를 통해 요구한다면 중국도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개인단위나 단체 명의로 몇 번의 ‘서울’의 중국 표기 변경에 대한 제안이 있었지만 국가적은 수준의 요구는 아니었다. 국교 정상화를 앞두고 당시 공보처 주관으로 수차례에 걸친 자문회의를 거쳐 '서울'의 중국어표기를 '首塢爾'(수오이, 서우얼)로 선정, 국무회의에 보고하기도 하였으나 최종 결론은 내리지 못하였고, 결국 이 문제를 공보처에서 서울시로 이관하는 등 우리 내부에서도 혼선이 거듭됐었다.

일반인들이 중국어 표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가 먼저 알아야할 것은 한자와 ‘중국어’, ‘한자’(漢字)의 차이다. ‘한자’는 고대 중국등지에서 쓰던 문자로 각 국가에서 차용했지만 각기 나라에 맞는 발음 방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뜻은 같지만 음은 같지 않다.

가령 사람 인(人)의 경우 우리는 ‘인’으로 발음하지만 중국은 ‘런(ren)으로 발음하고, 일본은 ’히토‘로 발음하는 것이다.

반면에 중국어는 현재 중국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글자표현이다. 때문에 우리의 한글을 우리가 쉽게 읽을 수 있듯이 중국인들도 한자를 보고, 그들 방식으로 읽어낸다. 그 표준이 ‘한자 병음’이다.

한자의 병음은 컴퓨터가 상용화된 지금에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가령 ‘한국’ 프로그램에서 ‘한자자전’을 통해 한자를 확인하면 한자의 독음 옆에 중국어 평음이 표기되어 있고, 옥편 등에도 대부분은 한자의 중국어 병음이 표시되어 있다.

기자는 중국 현지에서 신문을 만들면서 중국어의 한글 표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적지 않게 고민을 했다. 처음에는 ‘최영애-김용옥 중국어 표기법’을 채택해 사용해 봤으나, 일반인들이 숙독하기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한글학회에서도 추천한 중국어의 주음부호 한글표기법을 사용하게 됐다. 이 표기는 중국글자(통상의 한자) 병음만 안다면 어렵지 않게 한글 표기를 할 수 있었다. 아래에 간단히 그 사용방법을 소개한다.

<한글학회 추천 중국어 표기법 다운로드>(아래아한글 파일)

만약 공자의 고향인 ‘曲阜’의 중국어 병음을 알고 싶다면 자전이나 ‘한글’ 프로그램의 ‘도구’ 안에 있는 ‘한자자전’(shift+f9)을 누르면 ‘한자’의 해설 가운데 ‘曲 qu' '阜 fu'라는 병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아래에 있는 한글 대조표에 조합해 보면 ’취푸‘로 발음되는 것을 쉽게 할 수 있다.

물론 ’庄 zhuang‘과 같이 한음절로 읽을까 두음절로 읽을까 혼돈스러운 한자도 있다. 기자는 지금까지 큰 무리가 없어서 ’주앙‘으로 읽어왔는데, 음절의 구분에 대한 정확인 지침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두가지 모두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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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시민소통담당관. 저서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5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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