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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제2차 나라와 민족을 위한 평화기도회'에 참석한 신도들이 태극기, 성조기, 유엔기를 흔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한기총과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가 주최한 기도회에는 5만여명이 참가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3신: 19일 오후 6시50분>

"주한미군 철수 반대… 지금 한국에 반미감정이 '염병'처럼 돌고 있다"


이날 평화기도회는 애국가 제창으로 시작됐다. 참석 신도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애국가를 1절에서 4절까지 불렀다. 애국가 제창 후에는 한국어와 영어로 기도회의 공식 구호를 외쳤다.

구호 내용은 △북한은 핵 개발을 즉각 통지하고 NPT(핵확산 금지조약) 탈퇴를 즉각 철회하라 △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라 △한국과 미국은 두 여중생의 죽음을 헛되이 말고 SOFA를 개정하라 △남과 북 사이에 평화가 정착할 때까지 주한미군철수를 반대한다 △모든 국민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화합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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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로 연단에 서 구호를 선창한 최정열 목사는 이같은 내용을 한국어로 선창한 뒤 영어로 다시 한번 외쳤다.

▲ '미래한국300 기도용사단' 회원들이 '부시 대통령을 위하여 기도하자'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기도회에 등장한 대형 플래카드도 모두 한국어와 영어로 작성돼 눈길을 끌었다. 주최측은 무대 앞쪽에 "하나님 북한에도 진정한 변화를 주소서(Lord, Give North Korea a real Political change)""한국과 미국은 혈맹의 우호관계이다(Korea and U.S.A are Blood-Brother)"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설치했다.

구호를 외친 뒤 신도들은 손에 들고 있던 초록색 풍선을 일제히 하늘로 날리며 "대한민국 만세"를 삼창했다.

이후 한기총 소속 목사들의 기도가 이어졌다. 양용주·김장환·조용기 목사 등 5명의 목사와 강성환 구세군 사령관이 연단에 올라 기도를 이끌었다.

미리 준비된 기도 주제는 모두 여섯가지로 △한국교회 회개와 갱신을 위하여 △북한 핵개발 중지와 NPT 탈퇴 철회를 위하여 △주한 미군철수 반대와 반미감정 자제를 위하여 △국가발전과 평화통일을 위하여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위하여 △국민 대화합을 위하여 등이다.

"북은 사탄의 정권… 현재 한국에 5만 명이 넘는 고정간첩이 있다"
기도회 참석 목사들의 '애국 성토'


▲ 참석자들이 반주에 맞춰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영문 피켓을 들고 나와 외신보도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기도회에 이어 김홍도 목사는 주한미군 철수 반대에 대한 기도를 했다. 김 목사는 기도를 시작하기에 앞서 같은 주제로 설교를 했다. 그는 "솔제니친은 '공산주의는 고칠 수 없는 미치광이 병'이라고 했다"며 "그런데 이 미치광이 병이 한국에 염병처럼 퍼지고 있다"며 설교를 시작했다. 이어 김 목사는 "북은 북미불가침조약을 맺자고 하는데 이 조약을 맺으면 미군 철수하라고 주장할 것이고 그래서 미군이 철수하고 나면 한국은 적화통일이 될 것"이라며 '주한미군철수 반대론'을 펼쳤다.

김 목사는 최근의 촛불시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며 '주한미군철수 반대론'을 계속 주장했다. 그는 "두 여중생이 죽은 것을 두고 반미감정을 부추기고 성조기를 불태우며 주한미군 철수하라고 외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고정 간첩론'을 내세웠다. 다시 말해 '고정 간첩들에 의한 책동으로 반미 촛불시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논리다.

김 목사는 "북은 그간 우리 나라에 수많은 고정간첩을 내려 보내왔다"며 "현재도 5만 명이 넘는 고정간첩이 있으며 친북사상을 가진 자들은 4백만 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이 기도회에도 고정간첩이 와 있을 것"이라며 "(그 간첩은) 회개해야 할 것"이라고 하기도 해 신도들이 박수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고정간첩론'에 이어 김 목사는 북의 정권을 '사탄의 정권'으로 규정했다. 김 목사는 "북의 인민보다 한국의 기도하는 성도의 수가 많으니 북의 사탄 정권은 곧 무너질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김 목사의 설교에 신도들은 연신 "할렐루야, 아멘!"을 외쳤다.

김 목사에 이어 연단에 오른 장효희 목사(대회 공동대회장)는 "선교사로 인해 이 나라에 비로소 광명의 빛이 비춰졌다"며 "그 덕에 이 민족이 가난과 질병에서 벗어나 이제는 세계에 우리의 선교사를 보내게 됐다"고 주장했다.

▲ 강아지를 가방에 넣어 데리고 온 참석자.
ⓒ 오마이뉴스 권우성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조용기 목사(대회 고문)는 "이 사회의 모든 갈등을 잠재우고 화합과 사랑으로 극복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 안에서 모두 하나 되자"고 설교했다.

이날 한기총 등 대회 주최측은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한국교회는 우리의 죄를 회개하면서 이 민족의 죄를 짊어지는 심정으로 금식하며 기도 할 것 △대통령과 정부는 한·미의 동등한 우호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살신성인의 각오로 최선을 다할 것 △북한은 민족의 평화와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핵개발을 중단, 폐기할 것 등을 주장했다. 또한 "안보 상황과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하며 반미감정을 부추기는 일을 자제,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도회를 마치면서 한기총은 "오는 1월 25일부터는 부산 광역시 역광장에서 여는 기도회를 시작으로 전국 각 도시마다 기도회를 열 것"이라며 "기도회는 오늘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2신: 19일 오후 2시50분>
"기도회는 기도회고 촛불시위는 촛불시위다">


▲ 대형 성조기를 들고 서 있는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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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들이 절규하듯 통음기도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기총과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가 주최하고, <국민일보>와 극동방송, 기독교 TV 등이 후원하는 '제2차 나라와 민족을 위한 평화기도회(평화기도회)'가 잠시 후 오후 3시부터 열린다. 현재 시청 앞에는 녹색풍선을 들고 '회개 화해 희망'이란 글씨가 씌어진 노란띠를 두른 참석자 5만 여명이 모여있다.

이들은 손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있고, 일부는 '하느님 북한에도 진정한 평화를 주소서' '한국과 미국은 혈맹의 우호관계이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고 있다. 평화기도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모두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기 위해 왔다"고 입을 모았다.

멀리 인천에서 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는 서OO(72) 할머니는 "힘들지 않다. 전쟁 없는 나라를 위해 기도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집사라고 밝힌 김OO(45)씨 역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러 나왔다"는 말과 함께 최근 촛불시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씨는 "촛불시위는 두 여중생에 대한 감정에 북받친 행동"이라며 "한두 번은 괜찮지만 확산되면 한미감정이 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생각은 달랐다. 분당 순복음교회에서 온 장OO(불곡중 2년) 장XX(한솔고 1년) 자매는 "기도회는 기도회고 촛불시위는 촛불시위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장OO양은 "촛불시위는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가 약하다고 효순이, 미선이를 죽여놓고도 뻔뻔스런 태도를 보이는 미국에게 우리의 분명한 의사표현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언니 장XX양도 "동생과 같은 생각"이라며, "촛불시위를 확산되면 안된다는 목사님의 기도는 목사님의 생각일 뿐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오늘 기도회에 왜 나왔느냐"는 질문에 장씨 자매는 "북한 핵을 막고, 우리나라의 평화를 기도하기 위해 나왔다"고 답했다.

기도회가 진행될 무대에는 현재 성가대가 나와 찬송가를 부르고 있고, '미군철수 반대'라는 붉은 글씨가 씌어진 무대의 중앙에선 대형멀티비전이 상영되고 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등 교계 지도자들이 앉아있는 무대 위 연단에는 이한동 전 국무총리도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한기총은 오늘 기도회 참석자가 15만여명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기도회 반대모임은 출동한 경찰 100여명에 둘러싸인 채 뺏기지 않은 피켓 몇 개만을 들고 한기총 기도회에 대한 항의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제1신: 1월19일 오후 2시>
"요새 젊은이들은 빨갱이도 모른다">


▲ 19일 오후 '한기총 시청앞 집회 반대 기독인모임' 소속 회원들의 피켓시위를 기도회에 참석하려는 우익단체 회원과 '주권찾기시민모임' 회원들이 방해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한기총 시청앞 집회 반대 기독인모임' 회원들에 대한 폭력행위가 계속되자 경찰이 이들을 격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주한미군 철수반대 등의 의견을 알리기 위해 한국기독교총연맹(한기총)이 19일 오후3시 시청 앞에서 진행하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평화기도회에 2~3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운집했다. 이들은 대부분 대형버스를 타고 시청으로 나왔으며, '미군철수 반대' '반미 반대' 등 자신들의 의견을 적은 피켓과 교구를 나타내는 피켓을 들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적화통일되면 너희들은 다 죽어!” / 김정훈 PD
덕수궁앞의 집회현장은 욕설과 폭력으로 아수라장이..


시청 인근 덕수궁 앞에는 기도회에 참가한 우익단체 회원들도 많이 눈에 띈다. '한국유격군전우총연합회'에서 나왔다는 한 회원은 "기독교 신자가 아닌데 어떻게 왔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요즘 젊은이들은 빨갱이도 모르고 공비도 모른다. 나라 팔아먹으려는 빨갱이들을 처단하기 위해서 왔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은 기독교 신자가 아니지만 미군철수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주권찾기시민모임'이라는 단체에서 나온 사람들은 "전자개표 못 믿겠다. 수개표 다시 하라"는 등의 어깨띠를 두르고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이 단체의 회원은 "이 기도회는 주권을 찾기 위한 모임이고, 우리도 마찬가지다. 심각한 부정부패 국민에게 알려야한다"고 말하며, "전자개표가 부정임을 입증할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 우익단체 회원이 한기총의 시청앞 집회를 반대하며 피켓시위를 벌이던 기독인모임 회원을 주먹으로 때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행사장 부근에선 <월간조선> 표지를 확대한 전단이 대량으로 발견되기도 했고, 국민일보는 이번 기도회와 관련해 호외를 냈다.

한편, '한기총 시청앞 집회 반대 기독인모임'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한기총의 기도회에 반대하는 항의시위를 하려했으나, 주위에 있던 50~60대 기도회 참석자들이 피켓을 빼앗고, 멱살을 잡고 때리는 등 항의시위를 방해해 현재 시위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기총 기도회 항의시위를 저지하는 측은 "미군이 없었으면 이렇게 잘 살 수 있었을 것 같으냐, 빨갱이 세상이 됐으면 좋겠냐"며 반대모임측 참가자들을 힐난하고 있다. 항의시위를 하기 위해 나온 반대모임 회원 30여명은 현재 시위를 거의 포기한 채 난감해하고 있는 상태.

"<월간조선>은 국민들의 홧병을 막아주는 잡지"?
기도회장에 뿌려진 <월간조선> 광고전단…<국민일보>는 호외 발행

▲ 기도회가 열리는 서울시청 부근에서 시민들에게 뿌려진 국민일보 특보(왼쪽)와 월간조선 홍보물(오른쪽).

이날 기도회장 곳곳에는 <국민일보> 호외와 <월간조선> 2월호 광고지가 배포됐다. 이날 <국민일보>는 "기도가 나라를 살립니다"라는 헤드라인으로 '특보'를 발행, 기도회에 참석한 신도들에게 배포했다.

1면과 2면 한 장짜리로 구성된 이 특보는 1면에 김준곤 목사(한국대학생선교회 총재)의 <2차 평화기도회 기도문>을 싣고 그 하단에는 한국장로회총연합회의 성명서를 실었다. 이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촛불시위가 반미감정고취나 미군철수의 선동장이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북한은 핵 개발을 즉시 중지하고 동포를 먹여 살리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정부는 주한미군 철수를 부추기는 세력의 제도권 진입을 차단, 한·미 동맹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 △정부는 최근 도처에서 신고된 남침땅굴 징후를 철저히 발굴, 국민 불안을 불식시켜야 한다 라고 주장했다.

이 특보의 뒷면에는 김기수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를 비롯한 한기총 소속 목사들의 기고문이 게재됐다. 2면의 한켠에는 이날 기도회에서 선창될 구호를 명시해놓기도 했다.

또한 "평화기도회 전국 확산"이라는 3단짜리 보도기사를 통해 "3차 기도회가 오는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다"고 소개했다.

<월간조선> 2월호 표지를 확대한 1장짜리 광고 전단도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출입구 주변을 중심으로 배포됐다. 이 광고전단 1면에는 <월간조선> 2월호 주요기사 목록이 실려 있다. 또한 <월간조선>을 "국민들의 홧병을 막아주는 잡지"라고 소개한 홍보 문구도 인쇄돼 있다. 이 전단지에 따르면 <월간조선> 2월호의 커버스토리 타이틀은 "사이버와 광화문을 장악하라- 청년 우파들과 애국 기독교의 궐기 내막"이다.

이 전단의 뒷면에는 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장의 홈페이지(www.natizen.com) 소개 광고가 실려 있다. 이 광고는 조 편집장의 홈페이지를 "행동 우파들의 인터넷 교과서, 그 격전장 중계"라고 소개했다.

한편 지난 11일 제1차 평화기도회에 이어 이날도 시청앞 광장 주변에는 순복음 교회의 버스가 즐비하게 서 있었다.

한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한 신도는 "오늘 예배가 끝나자 마자 신도들이 한꺼번에 버스를 타고 왔다"며 "순복음 교회를 비롯한 다른 교회들도 오늘 하루 교회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기도회에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예배시간에 조용기 목사가 '흑암의 세력은 빛이 하는 일엔 관심이 없다'며 '제대로 보도를 하는 언론은 <국민일보> 뿐'이라는 광고성 설교를 했다"며 "나도 이 교회 소속 신도지만 이런 내용은 솔직히 부끄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날 한기총 앞 항의집회에서도 이진오 <새벽이슬> 대표가 "순복음교회 전도사들이 신자들에게 '기도회 찬성글을 인터넷에 올리라'고 전화를 걸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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